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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신세계·신라, '독 든 성배' 인천공항 면세점 경쟁 2라운드

상징성 있지만 임대료 높아 만성 적자…'다크호스' 현대백화점도 눈길

2020.01.09(Thu) 14:12:31

[비즈한국] 롯데·신세계·신라 등 국내 유통 대기업들의 면세점 특허 경쟁이 다시 막 올랐다. 세계 최대 면세점 매출을 자랑하는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이 면세점 임대차 계약에 나서고 있어서다. 다만 구조적 적자를 면하기 어려운 공항면세점 유치를 둘러싼 과당 경쟁이 2016년 면세점 대전을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오는 8월 임대차 계약이 끝나는 제1터미널 면세특허 8개 구역의 입찰 공고를 이달 중순 낸다. 롯데·신세계·신라 등 국내 유통 대기업들의 면세점 특허 경쟁이 다시 막 올랐다. 사진=연합뉴스

 

9일 면세점 업계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오는 8월 임대차 계약이 끝나는 제1터미널 면세특허 8개 구역의 입찰 공고를 이달 중순 낸다. 특허 계약은 2015년 이후 5년 만이며, 입찰 결과는 2월 발표된다. 

 

입찰 대상 구역은 DF3(롯데), DF2·4·6(신라), DF7(신세계) 등 대기업 면세점 5곳과 DF9(SM면세점), DF10(시티플러스), DF12(엔타스듀티프리) 등 중소·중견 기업 3곳 등 총 8곳이다. 이들 사업장의 총 매출은 연 1조 원이 넘는다. 국내 전체 면세점 시장의 7~9%에 해당한다. 

 

제1터미널 면세점은 유동인구가 많고, 관세법 개정으로 최장 10년까지 운영할 수 있어 대기업들이 일찌감치 눈독을 들이고 있다. 특히 이번 입찰에는 매출 비중이 큰 주류·담배 판매구역이 2곳, 화장품·향수가 1곳 등 알짜 매장이 나온다. 

 

이에 롯데·신세계·호텔신라 등 면세점 빅3도 기존 매장 수성은 물론 경쟁사 매장까지 공략하는 공세적 입장에 나서고 있다. 

 

롯데의 경우 경영 구조 개선과 상장 등 이슈와 맞물려 적극적이다. 신동빈 롯데 회장은 호텔롯데 상장을 통해 자신 지분을 늘리고 일본 롯데와의 연결성을 줄일 계획이다. 호텔롯데는 2017년 상장을 염두에 뒀으나, 2016년 호텔롯데월드점 특허를 두산에 뺏기며 기업의 밸류에이션이 낮아져 상장을 보류한 바 있다. 호텔롯데 매출의 80% 이상은 면세점에서 나오기 때문에 면세점 수에 따라 자본시장에서의 공모자금이 결정된다. 

 

호텔신라의 경우는 이번 재입찰에서 가장 많은 3곳을 내놓는다. 3개 이상 매장을 확보하지 못하면 손해다. 공격적으로 면세점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신세계도 공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현대백화점면세점도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무역센터점에 면세점 문을 연 데 이어 최근 두산면세점 사업권까지 인수했다. 이번 입찰 경쟁에서 승부를 걸어볼 만한 위치로 성장했다. 

 

대기업들이 이번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인천공항 제1터미널 면세점은 ‘독이 든 성배’라는 비관론도 나온다. 임대료가 높아 모든 사업자들이 만성 적자를 보고 있어서다. 시내면세점 수익으로 공항면세점의 적자를 벌충하는 상황이다. 

 

공항면세점은 상징성이 있고, 매출을 크면 글로벌 명품 브랜드를 입점시키기 쉽고 물량 확보·단가 인하가 용이하다. 공항면세점은 대형 면세 사업자로 나아가기 위한 징검다리인 셈이다. 다만 최근 시내 면세점도 경쟁이 심화돼 중국 관광객 브로커들에게 지급하는 송객수수료가 오르면서 면세점 사업자들의 수익성이 전반적으로 악화된 상태다. 면세점 큰손인 ‘따이공(중국 보따리상)’을 잡으려는 송객수수료 경쟁은 더욱 심화했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사태 완화로 면세점들의 수익성은 다소 개선됐지만, 경쟁 심화로 영업이익률 하락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이에 인천공항 제1터미널 면세점 입찰 경쟁이 과열 양상에 접어들 경우 면세점 사업자들의 수익성이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면세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롯데면세점 소공점 등 입지가 압도적으로 유리한 일부 매장을 제외하고는 송객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 결국 수수료 경쟁으로 내몰리는 실정”이라며 “공항면세점은 상징성과 규모의 경제 실현에 도움이 되지만, 과거에 비해 효과는 상당히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김서광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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