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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경 오리온 부회장, 언니와 상속 분쟁 중인 성북동 주택 매각

이혜경 전 부회장 "어머니 유언장 효력 없어" 상속회복청구 소송…오리온 "알 수 없는 사안"

2019.12.13(Fri) 13:54:03

[비즈한국] 언니 이혜경 전 동양그룹 부회장과 상속재산 다툼을 벌이고 있는 이화경 오리온그룹 부회장이 최근 어머니인 고 이관희 전 서남재단 이사장에게 유증 받은 서울 성북동 자택을 매각한 것으로 비즈한국 취재결과 확인됐다. 이혜경 전 부회장이 유증의 근거가 되는 유언장이 무효라고 주장하며 상속회복청구 소송을 제기한 터라 적잖은 논란이 예상된다. 

 

이화경 오리온그룹 부회장이 11월 14일 어머니 이관희 전 이사장으로부터 유증 받은 서울 성북구 성북동 단독주택과 부지를 요식업체 사장 A 씨에게 51억 원에 매각했다. 12일 주차장 공사가 진행 중인 성북동 단독주택 모습. 사진=차형조 기자

 

부동산등기부에 따르면 이화경 오리온그룹 부회장은 올 11월 14일 서울 성북구 성북동 정법사 인근 단독주택과 부지를 요식업체 사장 A 씨에게 51억 원에 매각했다. 1974년 826㎡(250평) 대지에 지하 1층~지상 2층 규모(481.41㎡, 146평)로 지어진 이 단독주택은 2018년 11월 세상을 떠난 이화경 부회장의 어머니 고 이관희 전 서남재단 이사장이 살던 곳이다. 이화경 부회장은 어머니에게 유증(유언에 의한 증여)으로 성북동 주택 소유권을 넘겨받았다.

 

성북동 부동산은 이화경 오리온그룹 부회장과 이혜경 전 동양그룹 부회장 자매가 상속 분쟁을 벌이는 고 이관희 전 이사장의 핵심 유산이다. 이혜경 전 부회장은 고 이관희 전 이사장이 소유한 상속재산 일체를 이화경 부회장에게 포괄적으로 유증하기로 한 “망인의 유언공정증서는 효력이 없다”며 ​지난 6일 ​서울북부지방법원에 상속회복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화경 부회장이 유증 받은 성북동 부동산 등 상속재산의 법적상속분(50%)을 되찾는 것을 골자로 한다. 현재 이혜경 전 부회장 측은 이관희 전 이사장 사망 당시 정확한 재산 규모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이혜경 전 동양그룹 부회장 측은 소장에서 △유언 당시 고 이관희 전 이사장이 중증 치매를 앓아 의사능력이 없었고 △공증인의 면전에서 유언의 내용을 전달하는 ‘구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공정증서에 의한 유언 방식을 위배했으며 △증인 두 명이 각각 담철곤 오리온 회장이 운영하는 회사의 상무이자 사내 변호사, 담철곤 회장의 비서실장(유언공정증서 작성 당시)​으로 ‘촉탁 사항에 관한 이해관계’가 있어 증인 자격이 없으므로 유언이 무효라고 주장했다.

 

이혜경 전 동양그룹 부회장 측 대리인은 “소장 인지대 등 비용 문제가 있었고 가족 간 문제가 되는 유산을 설마 처분하겠냐는 판단으로 부동산 가처분 신청을 내지 않았다. 소송 중인 대상물을 파는 게 이상하긴 하지만, 추후 유언장의 효력이 없다는 내용이 밝혀져 승소하게 된다면, (이혜경 부회장의 법적 상속분을) 돈으로 환산해 차액을 돌려받는 방식을 취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오리온 측은 “해당 내용에 대해서는 알지 못하고, 알 수 없는 사안이다”고만 밝혔다.

 

한편 이혜경 전 부회장 측은 소장에서 성북동 부동산을 제외한 나머지 상속재산에 대해서도 이화경 부회장이 △이관희 전 이사장이 사망 당시 점유하였음이 명백해 보이는 미술품, 골동품 등 고가의 동산을 은닉하고 △치매에 걸려 의사결정이 어려웠던 망인의 이름으로 21억 원의 부동산 담보 대출을 받아 은닉 또는 사용했으며 △이관희 전 이사장이 남편인 고 이양구 동양그룹 창업주로부터 상속받은 주식회사 아이팩의 지분을 모두 처분해 그 대가를 담철곤 회장이 챙기도록 하는 등 이관희 전 이사장의 상속재산을 은닉 또는 감소시켰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화경 부회장이 이관희 전 이사장의 상속재산인 동산을 인도하고, 나머지 상속재산은 그 가액을 반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혜경 전 동양그룹 부회장과 이화경 오리온그룹 부회장은 동양그룹 창업주 고(故) 이양구 회장의 딸로, 현재현 전 동양그룹 회장과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은 동서지간이다. 오리온은 2001년 동양그룹에서 계열분리했다.

 

두 자매의 분쟁은 ‘​동양사태’​에 뿌리를 두고 있다. 동양사태는 2013년 유동성 위기에 빠진 동양그룹이 사기성 기업어음(CP)와 회사채를 발행해 4만 명이 넘는 일반 투자자에게 1조 7000억 원대의 피해를 끼친 사건이다. 당시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은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에게 지원을 요청했는데 담 회장은 이를 거부했다. 결국 동양, 동양레저, 동양인터내셔널이 법정관리에 들어갔고 회사채와 기업어음은 휴지 조각이 되었다.

 

이혜경 전 부회장 측은 이번 민사소송을 제외하고도 이화경 부회장 측과 두 차례 형사소송을 벌였다. 상속재산인 주식회사 아이팩 지분을 가로챈 의혹과 관련해 2017년 2월 담 회장을 횡령 혐의로 고발한 건과 담 회장의 아이팩 지분 불법 상속 의혹과 관련해 2018년 9월 추가 고발한 배임 혐의다.

 

이 중 횡령 혐의는 올 8월 말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종결됐다. 검찰은 ‘이혜경 측이 28년간 상속재산 주장을 하지 않았고, 담 회장이 아이팩을 상속재산이라고 인정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불기소이유 통지서를 적었다. 이혜경 부회장 측은 이에 불복해 법원에 재정신청을 냈지만 10월 기각됐다.

 

2018년 9월 배임 건은 담 회장이 아들에게 회사 지분을 물려주려고 임직원을 시켜 홍콩에 페이퍼컴퍼니 ‘스텔라웨이’를 설립했다는 의혹이다. 아들이 개인 현금 지출이나 별다른 기여 없이 아이팩 중국 자회사 주식 전량을 소유하게 됐는데, 이로 인해 회사에 124억 원의 손해를 끼쳤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이 사건은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가 수사 중이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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