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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한도 늘어도 면세한도는 '쥐꼬리' 내국인엔 너무 짠 면세 정책

구매는 5600달러, 면세는 600달러…업계 "한도 늘리고 입국장 담배 허용해야" 관세청 "기재부 정책"

2019.09.06(Fri) 13:38:15

[비즈한국] 지난 9월 1일부터 출국장 면세점의 구매 한도가 기존 3000달러에서 5000달러(약 600만 원)​로 늘어났다. 입국장 면세점 구매 한도 600달러를 합하면 구매 한도는 총 5600달러로 늘어난 셈이다. 하지만 면세 한도는 여전히 600달러(약 72만 원)다. 내국인은 출국과 입국 시 총 5600달러(약 672만 원)까지 구매할 수 있지만 국내로 반입하는 건 600달러로 제한된다. 구매 한도가 늘어났다면 면세 한도도 상향되어야 할 법하지만 아직 면세 한도는 그대로다. 면세점 업계는 약간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지난 9월 1일부터 출국장 면세점의 구매 한도가 기존 3000달러에서 5000달러로 늘어났다. 입국장 면세점 구매 한도 600달러를 합하면 구매 한도가 총 5600달러로 늘어났지만 면세 한도는 여전히 600달러로 제한되어 있다. 인천공항 롯데면세점 모습. 사진=연합뉴스

 

결국 600달러가 넘는 구매액에 대해서는 세금을 물어야 한다는 뜻이다. 면세품을 ​5600달러까지 ​살 수는 있지만, 5000달러는 자진신고를 해서 세금을 내야 한다. 자진신고를 하지 않았다가 세관에 걸리면 물품의 통상적 세금 외에도 가산세가 40% 더 붙고, 미신고가 2회 이상 적발되면 60%의 가산세가 붙는 데다 세관의 블랙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게 될 수도 있다. 그나마 구매한 물품마저 돌려받지 못하고 폐기 처분될 수 있다. 

 

면세점 업계에 따르면 시내 면세점과 공항 면세점을 합쳐 면세점을 이용하는 내국인은 전체 이용객의 절반을 넘는다. 애초 면세점 도입 취지는 외국인 관광객 유치가 주목적이었지만, 해외여행객이 늘어나며 면세점이 내국인의 소비처로 확대된 지 오래다. 면세점의 내국인 이용객이 늘어나면서 출국장 면세점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 5월 국내 최초로 입국장 면세점도 개설됐다. 하지만 당시에도 구매 한도가 600달러 더 늘어났을 뿐 면세 한도가 늘어난 것은 아니어서 출국장 면세점과 입국장 면세점이 나눠먹기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면세점 업계의 불만으로 떠올랐다.

 

입국장 면세점은 국민의 불편해소와 해외소비의 국내전환 목적으로 도입됐지만 이 역시 아직은 실효성이 별로 없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입국장 면세점 관계자는 “인천공항 제1터미널에 2개, 2터미널에 1개의 입국장 면세점이 운영되고 있지만 보안검색대를 통과하고 짐을 찾으러 이동하는 입국자의 동선에 맞지 않아 그냥 지나치기 쉽다. 더구나 입국 시 가장 많이 소비되는 담배판매가 불허되어 있어 매출 증대에 걸림돌이 된다”는 입장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면세 한도 600달러 기준은 “여행자 개인이 사용할 물품 정도에는 세금을 부과하지 않겠다”는 뜻이지만, 국민 생활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면세 한도가 너무 낮다는 지적도 나온다. 

 

내국인에게만 적용되는 면세 구매 한도는 국내 소비자와의 형평성 차원, 과소비 방지, 자국 산업보호 등을 위해 소비에 제한을 두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내국인이 구매 한도를 초과해 물건을 구매하고 싶을 경우 해외소비나 현금소비로 전환될 수 있다는 요소도 있다.  

 

앞서의 입국장 면세점 관계자는 “전체 면세점 매출에서 담배 판매가 차지하는 비율이 10%가 넘는 만큼 입국장 면세점에서도 담배 판매를 허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1ℓ 이하·400달러 이하의 술 1병과 60ml 이하의 향수, 담배 200개비까지는 면세 한도와 별개로 구매 가능하다. 그러나 담배는 출국장 면세점에서만 구매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입국장 면세점에서 판매할 경우 ‘되팔기’나 ‘뒷거래’ 등을 통해 시장을 흐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입국장 면세점에서 담배를 살 수 없다면 여행객은 다른 나라의 출국장 면세점에서 담배를 사오게 될 확률이 높다. 

 

1ℓ 이하·400달러 이하의 술 1병과 60ml 이하의 향수, 담배 200개비까지는 면세 한도와 별개로 구매 가능하다. 하지만 담배의 경우 출국장 면세점에서만 구매할 수 있다. 사진=관세청 홈페이지 캡처

 

중국과 일본, 홍콩, 싱가포르 등에서는 입국장 면세점을 통해 자국민 소비를 끌어올리기 위해 ​이미 ​여러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은 2008년 상하이와 베이징에 입국장 면세점을 개설한 이래 19개 지역에서 입국장 면세점을 운영한다. 특히 상하이에서는 출국 예정자뿐 아니라 입국 후 6개월 이내까지 시내 면세점에서 면세품을 살 수 있다. 

 

우리나라는 면세 한도 역시 인접국에 비해 낮은 편이다. 일본은 20만 엔(약 223만 원), 중국은 자국 면세점 이용 시 추가되는 면세액 3000위안을 합쳐 8000위안(약 134만 원)까지 면세 구매를 허용한다. 홍콩은 면세 한도가 아예 없다.

 

중국은 면세 한도와 별도로 술 2병, 담배 400개비를 구매할 수 있다. 일본은 술은 3병, 담배는 자국산 400개비를 합쳐 총 800개비까지 괜찮다. 우리나라는 제주도에 내국인 면세점이 있지만, 면세 한도는 역시 600달러로 제한되어 있으며 연간 6회로 한정한다.   

 

면세점 관계자는 “각국 면세점은 외국인뿐 아니라 자국민의 소비를 잡기 위한 경쟁도 치열하다. 우리 면세점이 자국민을 불편하게 한다면 소비자는 자연히 귀국 전 외국에서 소비를 하게 되거나 트렁크에 숨겨오는 꼼수를 쓸 것”이라며 “구매 한도가 늘어나고 입국장 면세점까지 생긴 만큼 면세 한도 역시 일정 부분 늘리는 것이 형평성에 맞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해외 여행객 3000만 시대이자 해외 직구 등으로 경계 없이 소비하는 시대에 너무 보수적인 잣대를 들이대다가는 우리 면세점만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 좀 더 창의적인 정책이 필요한 시대”라고 지적했다.

 

이런 의견에 대해 관세청 관계자는 “기획재정부에서 결정할 문제이며, 이런 내용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안다”고만 밝혔다.

이송이 기자 runaindia@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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