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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잘 날 없는 KT스포츠, 어떤 회사길래

최순실 게이트 연루설부터 김성태 딸 취업 특혜까지…재계 12위 걸맞지 않은 선수단 운영비도 논란

2018.12.24(Mon) 17:09:37

[비즈한국] 최근 김성태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딸의 KT스포츠 특혜채용 논란이 불거지면서 KT스포츠가 조명받고 있다. KT스포츠는 2013년 4월 설립된 법인으로 프로야구팀과 프로농구팀을 포함한 KT 산하 스포츠단을 통합해 관리하는 법인이다. 그러나 출범 후 각종 구설수에 휘말리면서 바람 잘 날 없는 세월을 보내고 있다.

 

KT스포츠 법인 설립 당시 기념 사진. 사진=KT스포츠

 

# 4년 만에 4번째 CEO…KT스포츠의 인사 논란 

 

KT스포츠는 2013년 4월 프로야구단 KT 위즈 창단을 계기로 기존에 KT가 운영하던 프로야구, 프로농구(KT소닉붐), e-스포츠(KT롤스터), 아마추어 사격(KT슈팅), 하키(KT하키) 전 종목을 통합한 독립법인으로 설립됐다. 초대 대표이사는 KT그룹 경영실장, KT프로야구창단추진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낸 권사일 사장이었다. 

 

2014년 3월, 김영수 전 한국ABC협회 부회장이 KT스포츠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김 전 부회장은 LG전자 부사장과 LG스포츠 대표이사를 거친 LG그룹 출신이다. 김 전 부회장은 2014년 1월 취임한 황창규 KT 회장이 영입한 인사다. 황 회장은 김영수 전 부회장을 비롯해 삼성 출신의 서준희 전 BC카드 사장과 최일성 KT에스테이트 사장, 김인회 KT 사장 등 외부 인재 영입에 공을 들였다.

 

황 회장의 인사가 진행되면서 이석채 전 KT 회장 시절 임명된 주요 인사들은 줄줄이 옷을 벗었다. KT 내부는 어수선한 분위기였지만 KT 전 계열사에 걸친 인사였기에 KT스포츠에 이목이 집중되지는 않았다.

 

김영수 전 KT스포츠 대표이사. 사진=KT스포츠


2015년, KT스포츠의 프로야구팀 KT 위즈는 프로야구 1군 리그에 입성했다. KT 위즈는 KT스포츠에서 가장 비중이 큰 스포츠단 중 하나였기에 KT스포츠의 기대도 컸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2016년 2월, 김영수 전 대표는 돌연 사의를 표명했다. 공식적인 사유는 ‘개인적인 이유’였다.

 

김 전 대표가 사의의 뜻을 밝힌 2월은 KT 위즈의 해외 전지훈련이 진행 중이었다. 그 한 달 전인 2016년 1월, 김 전 대표는 KT 위즈 시무식에 참석해 2016 시즌에 대한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자진 사퇴라고 하기에는 발표 시기가 여러모로 부적절해 보인다.

 

후임으로 김준교 전 중앙대학교 부총장이 선임됐다. 당시 KT스포츠는 “야구, 농구, e-스포츠, 사격, 하키 등 선수단의 전력 향상을 위해 완전히 차별화된 시스템을 도입할 적임자”라며 “스포츠에 브랜드를 접목하고 팬서비스를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브랜드 마케팅 전문가로서 김준교 사장을 선임하게 됐다”고 밝혔다.

 

김준교 전 대표는 2016년 11월 건강상의 이유로 사퇴했다. 당시 정치권은 최순실 국정농단으로 혼란스러운 시기였다. 최순실 씨가 KT 인사에 관여하고 KT가 최순실 씨 소유 광고회사에 일감을 몰아줬다는 의혹이 불거지는 등 KT도 혼란기를 보냈다. 당시 김준교 전 대표 사퇴와 관련해 ‘최순실 게이트’ 연관설이 돌기도 했다. 김 전 대표 다음으로 취임한 유태열 사장이 현재까지 KT스포츠단을 이끌고 있다.

 

KT 관계자는 “김준교 전 대표는 KT에서 인터뷰 등 전문성 검증을 거친 후 KT스포츠 이사회 의결과 주주총회 의결을 거쳐 사장으로 취임했다”며 “이후 건강상 이유로 자진 사임했고, 최순실 게이트 관련 여부는 알지 못한다”고 전했다.

 

2016년 말, 김준교 전 KT스포츠 대표가 최순실 씨가 관여한 인사 중 한 명이라는 풍문이 나돌았다. 공교롭게도 김준교 전 대표가 취임한 날, 이동수 전 KT 전무가 KT스포츠 기타비상무이사에 취임했다. 사진=고성준 기자


‘비즈한국’은 취재 과정에서 이동수 전 KT 전무가 2016년 2월부터 2016년 11월까지 KT스포츠 기타비상무이사로 근무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최순실 씨가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공모해 이동수 전 전무를 KT에 취직시킨 것은 알려진 사실이지만, 이 전 전무가 KT스포츠에 적을 뒀다는 내용은 한 번도 언론에 보도된 적이 없었다. 묘하게도 김준교 전 대표와 이동수 전 전무는 같은 날 KT스포츠 임원에 취임했다.

 

이동수 전 전무가 KT스포츠 기타비상무이사에 취임하기 직전, 신 아무개 전 KT스포츠 기타비상무이사가 사임한 것으로 확인됐다. 임기만료에 따른 퇴임이 아니라 사임이었다. 신 전 이사는 KT 마케팅 부문 상무 출신으로 광고업계 출신인 이동수 전 전무가 신 전 이사의 자리를 대신한 것으로 보인다. KT 관계자는 “KT스포츠 설립 초기부터 업무상 협력이 많은 마케팅 담당 인원이 계속 KT스포츠의 기타비상무이사를 맡아왔다”고 전했다.

 

2017년 초 박영수 특검팀은 최순실 씨의 조카 장시호 씨가 운영하는 동계스포츠영재센터가 KT에 동계스포츠단 설립을 제안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에 따르면 제안 시점은 공교롭게도 김준교 전 대표가 취임한 2016년 2월이다. 그러나 예산 등의 문제로 동계스포츠단 창단은 무산됐다.

 

# 타 구단 배려 없는 단장·감독 발표 시점에 야구계 비판도

 

올해 프로야구 시즌 막판 KT 위즈의 인사 논란도 있었다. 10월 18일 KT스포츠는 선수 출신 이숭용 전 KT 위즈 타격코치를 KT 위즈 단장으로 선임했다. 이날 KT 위즈는 “후임 감독은 신임 단장을 중심으로 최적의 인사 물색 후 결정되는 시점에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 날인 19일, KT 위즈는 이상훈 2군 감독과 김용국, 최태원, 가득염, 류택현, 채종범, 최승환 등 6명의 코치들과 재계약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같은 날 KT 위즈 선수 이진영이 은퇴를 선언했고 박기혁, 김사율, 홍성용 선수는 KT 위즈로부터 재계약 불가 방침을 통보받았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그 다음날인 20일, KT 위즈는 이강철 전 두산 베어스 수석코치를 감독으로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전날인 19일, 이강철 감독은 두산 베어스 코치 신분으로 2018년 한국시리즈를 대비해 일본 미야자키로 전지훈련을 떠났다. KT 위즈는 이강철 감독에게 19일 감독직을 제안했다고 설명한다.

 

한국시리즈 준비에 바빠야 할 이강철 감독이 일본에서 KT 위즈의 연락을 받아 대면식도 없이 감독직을 수락했다는 점에 대해 이례적이라는 구설수도 있었다. 

 

이숭용 KT 위즈 신임 단장. 사진=KT스포츠


KT 위즈는 당초 이진영 전 선수가 이숭용 단장을 만나 은퇴 의사를 밝혔다고 했다. KT 위즈 측 보도자료에 따르면 이진영 전 선수는 “팀에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고참으로 책임감을 느끼는 한편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양보하는 것이 맞다는 판단으로 은퇴라는 결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진영 전 선수는 ‘스포츠경향’과의 인터뷰에서 “구단 측으로부터 재계약이 어렵다는 이야기를 듣고 후배들에게 자리를 내주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KT는 관련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KT 관계자는 “KT 위즈의 체질을 개선하고 전문성 있는 육성 및 운영시스템 정착을 위해 야구선수 출신 이숭용 단장을 선임했다. 이 단장이 이강철 코치를 최적의 감독 후보자로 판단해 감독 제안을 했고, 이강철 코치가 이를 수락한 것”이라며 “이강철 감독은 스타플레이어 출신이자 넥센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의 수석코치를 맡아 지도력을 인정받는 등 준비된 감독으로 평가받았던 사람”​이라고 전했다. 

 

​야구선수 출신의 이숭용 단장과 이강철 감독이 정치적 외풍과 관련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KT스포츠가 정치적 외풍에서 자유롭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신속한 결정을 내린 것이라는 시선도 적지 않다. ​이에 대해 KT스포츠 관계자는 “​야구 감독으로 올 사람들의 풀은 정해져 있다. 프리에이전트(FA) 선수 영입도 반나절 만에 되는 경우가 많아 크게 특이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10월 18~20일은 한화 이글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준플레이오프가 진행 중이었다. 야구계 일부에서는 “프로야구 최고 이벤트가 진행 중인 와중에 단장과 감독 선임이라는 중요한 사안을 발표한 건 문제가 있다”고 비판한다.

 

# 또 터진 채용 비리 의혹

 

최근에는 KT스포츠가 김성태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딸을 특혜 채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의혹의 주요 내용은 2011년 4월 KT스포츠단에 계약직으로 입사한 김성태 의원의 딸 김 아무개 씨가 2013년 1월 KT 정규직 공채에 합격했지만 1월 말 퇴사하고, 4월 KT스포츠 법인 설립에 맞춰 특채로 재입사했다는 것이다. 민중당은 23일 특혜 채용 의혹과 관련해 김성태 전 원내대표를 검찰에 고발했다.

 

지난 20일 김성태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자신의 딸 KT스포츠 특혜채용 의혹에 대해 2013 상반기 신입사원 입문교육 수료증을 들고 반박하고 있다. 사진=박은숙 기자


윤영석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은 “김성태 전 원내대표는 자신의 딸이 특혜가 아니라 정당하게 공채시험을 통해 합격한 증거로 합격통지 이메일 자료까지 제시했다”며 “최근 민간인 사찰로 수세에 몰린 청와대가 언론사와 교감해 물타기 차원에서 벌이는 치졸한 정치공작이 아닌지 의문이 든다”고 반발했다.

 

진실은 알 수 없지만 KT스포츠가 다른 스포츠단에 비해 정치권발 낙하산 논란이 유독 잦은 것도 사실이다. KT새노조 관계자는 “과거 KT 자회사 분사 사례를 봐도 퇴사 후 자회사 입사 처리는 연속적으로 했다. 수개월 공백은 비상식적”이라며 “김성태 전 원내대표 특혜 채용 논란은 단순 채용 비리가 아니라 정치권 특혜 제공의 맥락에서 봐야 한다”고 전했다.

 

2015년 3월 14일 KT 위즈의 새 둥지 수원케이티위즈파크 개장식이 열려 황창규 케이티 회장(왼쪽에서 세 번째)과 남경필 경기도지사(왼쪽), 염태영 수원시장(왼쪽에서 두 번째) 등 참석자들이 기념 식수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관계자는 이어 “KT는 권력에 특혜를 주면서 경영진의 잘못에 대한 비판을 모면하고 있다”며 “통신업의 부실을 감추고 황창규 회장의 자리를 보전하려는 목적이라는 게 KT 내부의 여론”이라고 덧붙였다. KT 측은 “김성태 전 원내대표의 딸은 정상적으로 교육을 받았고, 현재 퇴사한 사람이기에 상세한 내용은 설명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 재계 12위에 걸맞지 않은 선수단 운영비

 

이처럼 지난 5년간 KT스포츠는 바람 잘 날이 없었다. 그러는 사이 프로야구단 KT 위즈는 2015~2017년 3년 연속 꼴찌를 했다. 야구는 선수가 하지만, KT 위즈의 모기업 지원이 부족하다는 건 야구계에 잘 알려져 있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KT스포츠는 2017년 선수단 운영비로 397억 원을 썼다. 모기업 지원이 없는 넥센 히어로즈는 선수활동비로 224억 원을 지출했다. KT스포츠는 5개 종목의 스포츠단을 운영하지만 넥센 히어로즈는 프로야구단 하나만 운영한다는 점에서 KT 위즈의 운영비 규모는 충분치 않아 보인다.

 

또 롯데 자이언츠의 2017년 선수단 운영비는 435억 원으로 KT스포츠의 5개 스포츠단 운영비를 합친 것보다 많았다. KT가 재계 서열 12위라는 점에서 아쉬움을 남긴다. 

박형민 기자 godyo@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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