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전체메뉴
HOME > Target@Biz > 이슈

못 받은 출연료 달라고 말도 못하는 연극인의 눈물은 누가…

아시아브릿지컨텐츠 회생신청으로 채권동결…체불임금 받을 길 막막

2017.08.17(Thu) 18:23:18

[비즈한국] 공연이 끝나고 1년 넘게 출연료를 받지 못해도 목소리 한 번 내지 못하는 연극인들의 고통이 날로 심해지고 있다. 관행처럼 내려오는 연극계 출연료 관행과 폐쇄적 위계질서가 근본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7일 아시아브릿지컨텐츠(아브컨)가 서울회생법원에 제출한 회생신청이 받아들여져 포괄적금지명령이 채권자들에게 통지됐다. 포괄적금지명령이란 채무자회생법에서 도입된 것으로, 채권자가 채무자의 재산을 압류하는 등 강제집행을 금지하는 것이다. 파산신청과 달리 개인이나 기업이 다시 일어서 채무를 변제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주된 목적이다. 

 

공연계의 폐쇄적인 문화와 관행 때문에 출연 배우들이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문제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 사진=아시아브릿지컨텐츠


아브컨은 공연제작 및 기획을 주로 하는 회사로 ‘김수로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많은 공연을 올렸다. ‘택시드리벌’, ‘곤 투모로우’, ‘로미오와줄리엣’ 등의 작품은 대학로 극장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전국 공연에 나서는 등 대중의 호응을 얻었다. 

 

지속적으로 공연을 하면서 아브컨은 사업을 점차 확장했다. 공연·교육·음식료·해외사업 등 다양한 사업영역에 진출하며 사세를 키워나갔다. 하지만 90억 원의 부채를 남기고 회생신청을 하기에 이르렀다. 아브컨에 투자했던 한 인사는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한 것이 빚더미에 오른 원인이다”​고 말했다.

 

당초 소극장에 맞춰 기획된 작품을 중극장, 대극장 용으로 무리하게 전환한 것도 문제가 됐다. 객석수를 확보했지만 관객은 확보하지 못하며 공연을 할수록 적자가 난 것. 극장을 대관하면 미리 대금을 지불하기 때문에 관객을 채우지 못하면 손실이 날 수밖에 없다. 

 

공연 관계자에 따르면 아브컨은 공연으로 손실이 나자 돌려막기 식으로 새로운 공연을 계속 올리며 부채를 메우고자 했다. 이 과정에 동원된 배우들과 스태프 다수는 출연료를 받지 못했다. 대법원 대국민서비스에 따르면 아브컨 채권자는 기업은행 외 115명인데 이중 상당수가 공연에 출연했던 배우들이다.

 

공연제작사 아시아브릿지컨텐츠가 회생신청을 하며 임금체불을 당한 배우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 사진=아시아브릿지컨텐츠 홈페이지 캡처


연극이나 뮤지컬 배우들은 통상 두 달간 연습을 하고 무대에 오른다. 연습기간 동안 온종일을 연습실에서 보내기 때문에 따로 생계활동을 하기가 어려운데도 불구하고 출연료를 받지 못한다. 출연료는 공연 1회당 개인에 따라 다르게 책정된다. 아브컨의 경우 배우들이 연습기간을 포함해 몇 달간의 시간을 투자해 공연에 매진했지만 1년이 지나도록 출연료를 받지 못했다.

 

아브컨에서 제작한 ‘김수로프로젝트’ 공연 배우들 중에서는 대학생도 상당수 포함되어 있다. 학생의 경우 전업배우의 절반도 안 되는 회당 3만~8만 원의 출연료를 받기로 계약했지만 이마저도 받지 못한 사람이 수두룩하다. 1년 중 절반 가까이를 공연에 할애했는데 그에 해당하는 100만~300만 원의 출연료조차 받지 못했다.

 

공연에 참여하고 출연료를 못 받은 배우 A 씨는 “배우들뿐만 아니라 스태프들도 임금체불로 고통을 겪고 있다”며 “기획사에 소속된 배우들은 회사 차원에서 대응할 수도 있겠지만 나머지는 목소리조차 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아브컨은 빚으로 배우들을 무대에 세우고 임금체불을 하는 동안 운영 중이던 사업은 그대로 유지해 왔다. 지금까지도 아브컨은 대학로 유니플렉스극장 1층에서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창작 작품에 대한 판권을 판매해 빚을 갚을 수 있음에도 임금체불 문제 해결에 나서지는 않았다. 사업을 확장해 나가며서도 배우와 스태프의 임금은 체불해온 것이다. 아브컨이 회생신청을 함으로써 회사가 갖고 있던 공연판권이나 자산에 대해서 채권자인 배우들과 스태프들의 권리 행사가 어려워졌다.

 

이렇게 되기까지 임금체불을 당한 배우들이 목소리를 내지 못한 것은 공연계의 폐쇄적인 문화와 관행이 한몫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임금체불을 당한 B 씨는 “공연에 매어 생계활동도 할 수 없는데 출연료조차 밀리니 앞이 아득하다”며 “그럼에도 연극계에서 찍힐까 시원하게 말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공연계 한 관계자는 “배우나 스태프는 공연을 취미로 하는 것이 아니라 업으로 삼고 있다”며 “페이(출연료)에 대해 정확히 따지는 것은 어렵게 만드는 것이 현재의 공연계다”고 지적했다.

 

아브컨 관계자는 “현재 상황에서 할 수 있는 말이 없다”고 말했다. 아브컨의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중정 관계자는 “회생신청 후 남는 잉여금에 대해 조사하고 이를 토대로 얼마를 더 벌어 채무를 변제할 수 있는지 계획을 세우는 절차를 거치게 된다”고 말했다.​ 

금재은 기자 silo123@bizhankook.com


[핫클릭]

· 다시 불붙은 '종교인 과세 논란' 핵심 쟁점 셋
· [풍수@이슈] 청와대 이전, 집무실보다 관저가 더 급한 까닭
· '따뜻한 자본주의' 박현주재단 특정 업체와 밀착 뒷말
· 한국 '청년 고통지수' 최악 수준, '헬조선' 실화네!
· '상여금도 임금' 통상임금 판결 앞둔 자동차업계 초긴장


<저작권자 ⓒ 비즈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