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전체메뉴
HOME > Target@Biz > 머니

금융업계 '고액연봉자 조사'에 "올 것이 왔다" 뒤숭숭

새 정부 금융홀대론에 몸 낮추며 "성과급 이연지급은 금융사 배불리기" 성토

2017.07.28(Fri) 17:55:28

[비즈한국] 문재인 정부 ‘금융홀대론’​에 금융업계가 몸을 낮추고 있다. 그런 가운데 금융투자협회(금투협회)가 7월 27일부터 금융투자사 고액 연봉자를 조사해 그 배경에 업계 이목이 집중됐다. 

금융투자협회 법무지원팀은 26일부터 금융투자사를 대상으로 연봉 5억 원 이상 임직원 명단을 수집했다. 이를 두고 금투업계에서는 “올 것이 왔다. 당국 칼날이 곧 들이닥치는 것 아니겠냐”는 목소리가 나왔다. 금융당국이 금투협회를 통해 현황을 파악하려 한다는 분석에서다.

금투협회는 “금융당국의 지시로 업계 현황을 파악할 때는 경영기획실을 통해 업무가 전달된다”며 “금융회사 지주회사법 개정 관련해 업계 현황을 내부적으로 파악하려 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금융업계에서는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금융권의 고액 성과급 논란이 연일 불거지고 있고 새 정부의 금융업 홀대에 업계 전체가 위축되어 있는 것도 한몫했다.

새 정부의 금융홀대로 금융산업 발전이 요원해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 5월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걸린 국정기획자문위원회 현판. 사진=박은숙 기자


금융위원회는 지난 2월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시행령 및 감독규정 일부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바뀌는 시행령에 따르면 그간 자율에 맡기던 금융사의 성과급에 제동이 걸리게 된다. 

오는 12월부터는 금융투자사 전체 임원과 금융투자업무 담당자를 대상으로 성과급의 40% 이상은 이연지급이 의무화된다. 성과급을 받은 임원은 성과 발생 연도에 성과급의 최대 60%까지를 받을 수 있고, 나머지 40%는 이듬해부터 3년에 걸쳐 나눠 받게 된다. 또 그 기간 손실이 발생하면 성과급을 깎거나 토해내야 한다.

금융업계는 이 같은 입법 개정안은 2015~2016년 ELS로 증권사가 1000억 원에 가까운 손실을 낸 데서 만들어졌다고 보고 있다. ELS 호황기이던 2010년대 초반 증권사마다 ELS 판매를 강화하고 판매수수료를 비롯해 운용 첫해 평가수익률을 기준으로 성과급 잔치를 벌였다. 

하지만 판매한 상품의 만기가 도래하던 2015~2016년 시장상황 악화로 상품은 막대한 확정손실을 냈다. 그러나 판매 당시 성과급을 받은 부서 직원과 담당 임원들은 회사를 떠난 사람이 수두룩해 누구하나 책임지는 사람이 없었다. 

성과급 이연지급은 큰 손실을 내고도 성과급만 챙기는 금융사의 먹튀 방지 방안을 마련한 것 같이 보인다. 하지만 금융투자업자의 성과급 지급에 제동을 거는 것과 금융소비자 보호는 직접적 관련이 없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성과급 이연지급이나 환급은 금융사와 금융사 직원의 문제”라며 “금융소비자 보호와 무관하다”고 말했다.

증권사들은 성과급을 현금 대신 자사주로 지급하는 등 임직원의 책임감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강구해왔다. 단순히 성과급을 이연지급하는 것은 금융소비자 보호방안이 아니라 금융사를 보호하는 방안에 불과하다는 것이 금융업계의 지적이다. 임원진이나 실무직원들의 성과급 지급을 이연시키면 사측은 해당년도 성과급 지급 비용을 줄일 수 있고, 추후 손실이 나면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는 금융산업구조 선진화를 국정과제로 삼고 금융소비자 보호를 강화하자는 방침을 갖고 있다. 그 일환으로 칼을 댄 금융권의 단기성과 중심 고액 성과급 지급이 정작 금융소비자가 아닌 금융사와 금융사주의 이익을 대변하게 된 셈.

금융업계는 이 같은 문제는 정부가 금융산업에 관심이 없고 금융업을 홀대하는 데서 비롯된다고 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문 대통령 대선 캠프에서부터 정확히 금융산업을 진단하고 현안에 대한 해법을 강구할 인사가 없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의 금융업계 관계자는 “선거 캠프에서 업계 애로사항을 전달하는 것이 거의 사측 입장을 대변하는 수준에서 그쳤다”고 말했다.

금융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낮고 실무진 목소리를 담지 못한 정책 방향이 제시되며 금융산업 발전은 더욱 멀어졌다는 전망도 나온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지난 19일 발표한 ‘문재인 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서 금융산업 관련 정책은 소비자 보호 방안에 국한되어 있다. 

5대 국정목표 중 경제 테마 ‘더불어 잘사는 경제’의 26개 국정과제 중 금융당국이 주도하는 직접적 금융 과제는 △소득주도 성장을 위한 가계부채 위험 해소 △​금융산업 구조 선진화 △​서민 재산형성 및 금융지원 강화, 세 가지다.

한 금융사 관계자는 “국정과제를 보면 정부의 금융산업 발달에 대한 청사진이 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투협회가 제 역할을 못해 업계 일선의 목소리를 제대로 아는 사람이 없다”며 “금투협회와 당국이 보다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금재은 기자 silo123@bizhankook.com


[핫클릭]

· [스덕일기] 스타크래프트에도 상무가? 들어는 봤나 '공군 에이스'
· 여가수, 로펌 대표…오뚜기 회장 청담동 빌라의 '특별한' 세입자들
· 카카오뱅크에 대해 당신이 궁금했을 법한 사실 7가지
· '검찰의 기업 전격 압수수색' 뉴스에 주식 어쩔?
· 문재인 정부도 '경상성장률' 숫자놀음 함정 빠지나


<저작권자 ⓒ 비즈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