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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덕일기] 스타크래프트에도 상무가? 들어는 봤나 '공군 에이스'

공군 e스포츠 특기병 2007년 출범 2014년 해체…2022년 항저우AG에 '기대'

2017.07.28(Fri) 15:47:59

[비즈한국] 20대 남성의 가장 큰 걱정거리는 무엇일까. 오르기만 했지 내려갈 줄 모르는 물가? 대학 가면 생긴다는데 대학원까지 가야 생기는 것인지 의문스러운 애인? 갑자기 잠적해버리는 조모임의 조원? 주휴수당을 물어보면 날 물어버릴 것 같은 아르바이트 사장님? 

 

다 맞는 이야기지만, 20대 한국 남성의 가장 보편적인 고민거리는 바로 병역이다. 특히나 20대에 기량의 정점을 찍는 운동선수 혹은 활동의 연속성이 중요한 연예인은 그 고민이 더욱 커진다. 국방부는 이 고민을 해결해주고 군의 홍보를 위해 다양한 특기병을 개발했다. K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상주 상무 축구단과 육군의 연예 병사 그리고 퓨처스리그에서 뛰고 있는 상무 피닉스 야구단이 그 예시다. 

 

리그 오브 레전드로 e스포츠를 시작한 사람들은 모르겠지만, e스포츠에도 상무가 있었다. 공군에 e스포츠 특기병이 있었다. 2007년에 생겨 2012년에 없어진 ‘공군 에이스’​가 그 주인공이다. ‘공군 에이스’​는 스타크래프트와 임요환의 선풍적인 인기에 힘입어 창단됐다. 임요환의 2006년 연말 입대에 맞춰 창단을 준비했고, 2007년 4월 정식으로 출범했다. 초기엔 5명으로 시작했으나 13명까지 늘어났다. 

 

공군 에이스의 로고. 사진=공군 유튜브 채널 캡처


사실 성적은 좋지 않았다. 선수들의 입대 시기가 프로게이머로서의 기량이 하락하던 시기와 맞물렸기 때문이다. 또한, 주업이 군인인 이상 순전히 게임에만 집중하기도 어려웠다. 전문 코치 및 연습생의 도움을 받으며 연습하던 시절과 달리 게임의 문외한이던 직업군인이 코치와 감독을 도맡았다. 

 

부대는 계룡대에 있고 경기장이 서울에 있으니 그것 또한 장애물이었다. 여러 요소로 인해 성적이 떨어지니 연습할 구단을 찾지 못했고, 연습 파트너를 찾지 못하니 성적은 더욱 처참했다. 우승과 플레이오프 진출은커녕 탈꼴찌가 목표였다. 

 

홍진호는 열악한 연습환경의 공군 시절 김택용을 꺾었다. 사진=유튜브 스타크래프트 마니아 채널 캡처


하지만 효과는 굉장했다. 공군이 내부에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공군 에이스’​의 공군 홍보에 대해 80%가량이 긍정적으로 답했으며 비슷한 비율로 팀 존속에 찬성했다. 심지어 2008년 국방부 감사에 의해 전산특기병으로 편제된 선수들이 ‘공군 에이스’​에서 뛰는 건 옳지 않다는 지적이 있었으나 e스포츠병 분과가 생기는 등 오히려 지원을 받았다. 

 

해군은 홍진호의 입대에 따라 ‘공군 에이스’​를 본떠 ‘해군 이지스’​를 창단하려고도 했다. “프로게이머가 무슨 상무냐”​, “​게임이 무슨 홍보냐”​라는 비판이 있었지만 ‘공군 에이스’​는 공군이라는 브랜드와 20대 사이의 거리를 가깝게 해준, 공군의 최전선에 있었다. 

 

위 7명 선수 중 5명이 스타리그 우승자 출신이다. 사진=병무청 공식블로그


문제는 e스포츠 자체에 있었다. 스타크래프트 승부조작 사건이 터지며 스타크래프트 판 전체가 쪼그라들었다. 프로리그와 개인리그는 스폰서를 구하기 어려웠으며, e스포츠에 대한 인식도 나빠졌다. 심지어 탈꼴찌는 고사하고 1승이 목표가 될 정도로 성적이 처참해지며 ‘공군 에이스’​의 존폐에 기로에 섰다. 2012년부로 e스포츠병 분과가 없어졌으며 2014년 완전히 해체됐다. 

 

e스포츠가 정규 스포츠로 인정받기 시작하며 우수 프로게이머의 군 면제에 대한 요구가 생겨났다. 특히 프로게이머의 전성기가 10대 후반부터 20대 중반이며 기타 스포츠에 비해 게임 양상이 빠르게 변하기 때문에 군대 문제는 매우 치명적이다. 

 

상무가 다시 생길 확률은 희박하지만, 금메달을 통한 군 면제는 가능하다. e스포츠는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시범종목으로 채택됐으며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정식종목으로 추가된다. 어떤 게임이 채택될지는 미정이나 ‘도타 2’​와 ‘하스스톤’​, ‘스타크래프트 2’​ 등이 후보군이다. 

 

건강한 산업 생태계는 지속가능한 생태계다. e스포츠는 태생이 불안정했지만, 스트리밍 플랫폼의 탄생과 밀레니얼 세대의 등장으로 인해 지속가능한 산업으로 탈바꿈했다. 산업 자체는 지속 가능하지만, 산업 종사자의 삶은 여전히 불안하다. 

 

프로게이머의 수명은 짧고, 프로게이머 이후의 삶은 불안정하다. 보다 건강한 e스포츠 생태계를 위해선 그 중심에 있는 게이머의 삶이 나아져야 한다. 아시안게임을 통한 군 면제는 작은 발걸음일 뿐이다. 노동조합과 선수조합 등 아직 갈 길이 멀다. 

구현모 알트 기획자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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