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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세제 지원 '국민 호주머니 털기'? 홍준표도 같은 공약

대선 때 시차 있지만 5당 모두 1만 원 약속…자유한국당도 '자영업 지원 강구'

2017.07.17(Mon) 18:13:19

[비즈한국] 요즘 들어 많이 듣는 사자성어가 있다. ‘내로남불’이 그것. 국어사전 또는 고사성어집을 봐도 나오지 않는다. 그 중에 한자(漢字)는 ‘불(不)’ 한 글자뿐이다. 풀이하면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不倫)’이다. 줄이면 사자성어처럼 들린다.

 

지난 15일 밤 최저임금위원회가 내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16.4% 오른 7530원으로 확정하자 원내 주요 정당 5당은 각자 입장을 내놓았다. 이들 중에서 ‘내로남불’스러운 논평은 무엇이었을까. 

 

자유한국당만이 이번 최저임금위원회에 대해 비난의 목소리를 내놓았다. 사진은 15일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에서 내년도 최저임금이 확정된 직후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김현 대변인은 서면 논평으로 “‘가뭄에 단비’ 같은 희소식으로 환영”이라고 평했다. 국민의당 손금주 수석대변인은 “2020년 최저임금 1만 원 시대를 위한 첫걸음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바른정당 이종철 대변인은 “노사가 극적 합의를 한 것에 환영을 표하고 특히 인상률이 17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것은 매우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3당은 대체로 비슷하게 찬성하는 입장이다.

 

다만 정의당 추혜선 대변인은 “인상률이 높지만 저임금 노동자들의 염원인 ‘시간당 1만 원’의 벽을 넘지는 못했다. 여전히 부족하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 자유한국당만이 5당 중 유일하게 반대 논평

 

반면 자유한국당 정태옥 원내대변인은 “최저임금 인상에는 동의하지만 문제는 속도다. 이번 인상은 규정속도 위반도 한참 위반”이라고 꼬집었다. 같은당 전희경 대변인도 “정부가 경영계를 압박해 최저임금 인상이라는 선심을 쓰고, 그것을 세금으로 막아 영세 중소기업의 반발을 잠재우겠다는 것”이라며 “4조 원 이상 재정지원액은 국민의 호주머니에서 나가는 세금이고, 앞에서는 천사의 얼굴을 하고 있지만 뒤에서는 국민의 호주머니를 털어가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만약 자유한국당이 집권했다면 최저임금 인상률이 더 낮아졌을까. ‘비즈한국’은 지난 19대 대통령선거 당시 주요 5당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한 공약집을 분석했다. 그 결과 자유한국당의 논평은 자신들이 대선공약으로 내건 것과는 전혀 다른 목소리였다.

 


우선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공약집 2페이지에서 ‘최저임금 1만 원 인상(2020년까지, 소기업·자영업자 지원 대책 병행 마련)’을 명시했다. ‘일자리 확대’ 섹션이 공약집 맨 앞에 나오는데 그 세부 이행사항으로 ‘최저임금 1만 원’이 명시됐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공약집에는 ‘최저임금 1만 원’이 명시되지는 않았다. 대신 안 후보는 5월 1일 노동절 유세과정에서 “임기 내(2022년까지) 매년 10% 이상씩 최저임금 인상을 통한 1만 원 이상 달성”을 말했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공약집만 봤을 때 타 후보에 비해 가장 많은 분량으로 최저임금 1만 원을 제시했다. 공약집에서는 “최저임금을 2018년부터 연평균 약 15%씩 인상하여 2020년에 ‘1만 원’ 도달”을 명시했다. 이에 따른 이행사항으로 “최저임금이 빠르게 올라가는 향후 3년 동안 영세업체 근로자의 4대 사회보험료 국가가 지원, 최저임금 상승분을 하청단가에 명시적으로 반영하도록 의무화, 최저임금을 지키지 않는 곳에 대해 징벌적 배상을 적용”을 제시하고 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공약집만 봤을 때는 문재인, 유승민 후보와 동일하게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 원 달성을 공언했다. 추가로 “가구생계비 포함 최저임금 설정기준의 합리화, 최저임금 위반 사업주 단속 및 처벌 강화”가 언급됐다.

 

#홍준표 “중소기업, 자영업 등을 위한 세제 등 지원 방안 강구”

 

그렇다면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어떻게 말했을까? 홍 후보의 공약집 3페이지에는 “최저임금 1만 원 임기 내 실현, 최저임금 준수율 제고를 위한 최저임금 위반 제재 강화, 중소기업, 자영업 등을 위한 세제 등 지원 방안 강구”라고 되어 있다. 

 

‘임기 내 최저임금 1만 원’은 2022년까지 1만 원을 달성하겠다는 안철수 후보의 공약과 동일하다. 자유한국당은 “최저임금 인상에는 동의하지만 문제는 속도다. 이번 인상은 규정속도 위반도 한참 위반”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문재인·유승민·심상정 후보의 ‘2020년 내 1만 원’과 홍준표·안철수 후보의 ‘2022년 내 1만 원’을 달성하기 위한 속도차이는 얼마나 될까. 이번 최저임금위원회에서 결정한 최저임금은 2018년부터 적용된다. 2020년까지 1만 원이 되려면 2018년, 2019년, 2020년 세 번의 결정과정을 거친다. 임기 내(2022년까지)로 하면 다섯 번이다. 

 


2017년 최저임금 6470원이 3회 만에 1만 원이 되려면 상승률은 연평균 15.7%가 되어야 한다. 이 상승률을 대입하면 2018년 최저임금은 7485원이 되어야 한다. 이번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사용자위원안이 7300원으로 예상보다 높게 정해진 것도 대선공약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임기 내 1만 원’을 달성키 위해 다섯 번의 과정을 거치려면 연평균 9.1%의 상승률이 되어야 한다. 이 경우 2018년 최저임금은 7058원으로 계산해볼 수 있다. 자유한국당이 원하는 속도는 이것인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게다가 홍 후보는 ‘중소기업, 자영업 등을 위한 세제 등 지원 방안 강구’라고도 공약집에 명시했다. 자유한국당이 “4조 원 이상 재정지원액은 국민의 호주머니에서 나가는 세금”이라고 논평한 것과 반대되는 이야기다.​ 

우종국 기자 xyz@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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