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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슬레 재팬의 기적, '킷토캇토' 성공의 결정적 순간

킷캣 지역한정판 등 유명…다카오카 고조 대표 ‘수험생 응원 캠페인’이 발판

2017.07.17(Mon) 12:02:39

[비즈한국] 큰 성장을 기대할 수 없는 ‘성숙시장’ 일본에서 고수익 올리며 승승장구하는 기업이 있다. 바로 네슬레 재팬이다. 본래 네슬레는 스위스의 글로벌 식품기업이나, 현지 법인에게 권한을 줌으로써 독자적인 마케팅을 펼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품 정책을 예로 들자면, 네슬레 재팬의 ‘킷캣(Kit Kat)’이 대표적이다.

 

녹차맛 킷캣.


초콜릿과자 킷캣은 일본에서만 판매되는 한정판이 유명하다. 가령 녹차, 벚꽃, 수박, 와사비, 팥앙금 등 다양하고 독특한 맛의 킷캣이 일본에서 출시되고 있다. 이는 해외 관광객들에게 일본 여행 필수 구매품으로 각인될 정도로 큰 인기를 누리는 중이다. 특히 녹차맛 킷캣은 한국에서도 인기가 상당해, 정식 수입 전에는 “일본 직구 사이트를 통해 사 먹는다”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이처럼 네슬레 재팬은 롱 셀러 상품을 일본에서 더욱 발전시켜 최고의 수익성을 자랑하는 사업으로 키워냈다. 최근 수년간 네슬레의 실적이 지지부진한 점을 감안하면, 꽤 놀랄 만한 성적이다. 게다가 네슬레 재팬은 매년 가파른 매출 성장률을 기록 중이다. 스위스 본사에서는 ‘재팬의 기적’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과연 네슬레 재팬의 성공 비결은 뭘까. 그 힌트는 다카오카 고조(高岡浩三) 대표에게 있다.

 

다카오카 고조 네슬레 재팬 대표. 사진=네슬레 재팬 홈페이지


다카오카 대표는 1960년생으로 오사카부 출신이다. 1983년 고베대학 경영학부를 졸업한 뒤 네슬레 재팬에 정사원으로 입사했다. 이후 마케팅 본부장을 거쳐 2005년 대표이사 사장에 취임했으며, 2011년 CEO(최고경영자)를 겸하게 된다. 요컨대 회사와 함께 그도 비약적인 성장을 이룬 셈이다. 

 

2014년에 그는 ‘일본 마케팅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또 같은 해부터 ‘마케팅의 대가’라 불리는 필립 코틀러가 주최하는 월드 마케팅 서밋(World Marketing Summit)에서 일본 대표를 맡아오고 있다. 

 

그를 정상에 오르게 한 결정적 계기는 2003년 성공시킨 ‘수험생 응원 캠페인’이다. 마케팅 본부장 시절, 다카오카는 킷캣의 일본식 발음인 ‘킷토캇토’가 반드시 이긴다는 뜻의 일본어 ‘킷토카츠(きっと勝つ)’와 유사하다는 점에 착안했다. 

 

킷캣 수험생 응원 광고.


그는 대입시즌 즈음, 수험 준비 때문에 도쿄에 숙박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킷캣을 나눠주기 시작했다. 삽시간에 인터넷을 통해 “수험생의 필수 부적 킷캣”이라는 입소문이 퍼져 나갔고, 수험생들 사이에서는 킷캣 먹기가 크게 유행했다. 매출이 향상된 건 당연한 일이었다.

 

2009년에는 우체국과 연계해 킷캣 포장지에 주소와 메시지를 적은 후 보낼 수 있는 ‘킷토메일’을 상품화했다. 여기에 지역마다 특색 있는 한정 상품도 내놓았다. 예를 들어 교토는 우지차맛, 오키나와는 자색고구마맛, 요코하마는 스트로베리 치즈케이크맛 킷캣을 판매하는 식이다. ‘닛케이비즈니스’에 따르면 “지역 한정 킷캣은 해당 지역을 방문하면 하나쯤 사보고 싶은 오미야게(선물용 지역 특산물)로 자리 잡아 매출액이 상당히 높은 편”이라고 한다.

 

우체국과 연계한 ‘킷토메일’.


다카오카 대표는 커피 시장에서도 이노베이션을 일으켰다. 2012년 커피머신을 무료로 대여해주는 ‘네스카페 앰버서더’라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선보인 것이다. 이 역시 네슬레 재팬이 독자적으로 고안한 마케팅이다. 커피 캡슐 배달을 신청하면 기기를 무상으로 빌려준다는 아이디어. 

 

따지고 보면 캔커피보다 저렴한 가격에 고급 커피를 마실 수 있으니 이보다 솔깃한 얘기가 없을 것이다. 이 서비스를 신청한 사람은 현재 30만 명 이상으로, 네슬레 재팬은 일본 캡슐형 커피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네스카페 앰버서더.’

히트상품을 낳는 비결이 따로 있을까. 다카오카 대표는 최근 ‘닛케이트렌디’와의 인터뷰에서 “문제 발견 능력이 혁신의 열쇠”라고 말했다. 마케팅이란 결국 고객의 문제(니즈)를 해결해주는 것이다. 크게는 소비자가 알고 있는 문제 해결과 그렇지 않은 잠재적 문제 해결로 나눌 수 있는데, 다카오카 대표는 “중요한 것은 후자”라고 강조했다. 전자는 시장 조사를 하면 누구나 알 수 있는 것들이다. 그런 만큼 경쟁회사도 쉽게 모방이 가능하다.

 

그는 “이런 이유로 시장조사 혹은 성별 연령 직업 등으로 나눠 타깃을 삼는 마케팅은 필요 없다”고 여긴다. 그보다는 고객이 미처 깨닫지 못하는 문제를 발견하려고 애쓴다. 즉 “히트 상품을 낳는 비결이 바로 여기에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말이 쉽지, 그걸 찾아내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그래서 고안해낸 장치가 ‘사내 이노베이션 어워드’다. 

 

네슬레 재팬은 1년에 한번 전 사원(약 2500명)으로부터 사업 아이디어를 모집한다. 매출에 기여한 아이디어는 표창하며, 대상 수상자에게는 우리 돈 1000만 원 이상의 상금이 주어진다. 

 

흔히 기업이 커지면 이노베이션이 일어나기 어려운 ‘대기업병’에 빠지기 쉽다. 다카오카 대표는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벤처정신을 이어가는 게 중요하다’고 믿고 있다. 2011년부터 실시된 ‘네슬레 재팬 이노베이션 어워드’는 첫해 불과 70건의 제안에 그쳤지만, 지난해에는 무려 4700건의 응모가 이어졌다. 

 

도쿄다이마루백화점에 들어선 킷캣 쇼콜라 트리 매장.


가령 토스터에 구워 먹는 킷캣은 독특한 식감으로 과자 시장에 신선한 충격을 안겼는데, 동사 공장에 근무하는 직원이 제안한 아이디어였다. 또 서민적인 초콜릿과자 킷캣을 프리미엄 버전으로 재탄생시키고, 이를 취급하는 전문점 ‘킷캣 쇼콜라 트리’를 백화점 식품매장에 설치 운영하자는 아이디어도 이노베이션 어워드에서 나온 것이다. 

 

다카오카 대표는 “이노베이션의 원석을 찾아 크게 키우는 것도 경영자에게 있어서는 매우 중요한 능력”이라고 꼽았다.

 

다카오카 대표 머릿속에 그려놓은 네슬레 재팬의 가까운 미래상은 어떤 모습일까. 그는 “초고령화사회에 진입한 일본이다 보니, 결국 문제 해결은 ‘건강한 수명을 얼마나 오래 유지하느냐’로 귀결된다. 그에 공헌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성공시키고 싶다”고 밝혔다.

강윤화 외신프리랜서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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