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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조선사만 '가뭄의 단비' 중소형사는 1년만 더…

중소형사 ‘보릿고개’…글로벌 경쟁사 퇴출, 공공발주, 선박평형수 규제 호재

2017.07.12(Wed) 17:54:36

[비즈한국] 지난 2년간 구조조정의 칼바람을 맞은 글로벌 조선업계가 긴 터널의 끝을 향해 달리고 있다.

 

지난 6일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 상반기 한국 조선사들은 총 283만CGT(표준화물선 환산 톤수)를 수주해 세계 2위를 기록했다. 290만CGT를 수주한 중국에 이어 2위다. 1980년대 만든 노후 선박의 교체 시기 도래와 경기 회복으로 인한 물동량 증가로 선박 수요는 살아나고 있다. 실제 올 상반기 글로벌 선박 발주량은 917만CG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0.4% 늘었다. 

 

삼성중공업의 유조선. 사진=삼성중공업 홈페이지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경기회복으로 지난해 말부터 VLCC(초대형 원유운반선)와 정유플랜트 발주가 늘어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VLCC는 현대중공업그룹과 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 국내 3사가 쓸어 담았다. 상반기 발주량 27척 모두 한국 조선소가 가져온 것.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도 12척 중 10척을 국내 업체가 수주했다.

 

문제는 중소형 조선사다. 상위업체들이 발주를 독식하면서 뒤늦게 보릿고개를 넘고 있다. 현재 일감을 보유 중인 글로벌 353개 조선소 가운데 지난해부터 올 상반기까지 신규 수주 실적이 ‘0’인 조선소는 절반에 달했다. 조선업 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선박을 건조하는 중에 조선사가 도산할 것을 염려한 선주들이 재무구조가 튼튼한 대형사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BNK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8대 중소형 조선사들의 올 1분기 수주 실적은 3척에 그쳤다. 수주액 비중도 4.7%에 불과했다. 중소형 조선소의 수주절벽이 해결되지 않을 경우 조선기자재업체의 줄도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일단 업황 개선은 뚜렷해 보인다. 발틱운임지수(BDI)는 지난해 평균 676으로 전년대비 5.1% 하락했지만, 4분기 들어 상승 전환했다. 폐선과 철광석 물동량 증가 등이 맞물려서다. 최근 유조선 발주 증가가 곧 실제 상품을 실어 나르는 컨테이너선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가 인위적으로 시간을 벌어주면 중소형 조선사가 재기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

 

백충기 BNK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내년 중소형 조선사들의 수주 실적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돼 올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등 적지 않은 글로벌 경쟁사들이 지난 2년간 시장에서 퇴출되면서 공급 과잉이 일부 해소된 점이 앞으로 업황 개선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스티펠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중대형 선박을 건조하는 조선소 중 파산한 업체는 50여 개에 달한다. 2010년 이후 탱커 전문 조선소는 7개, PC선 전문 조선소는 8개, 컨테이너 전문 조선소는 18개가 파산해 생산설비 기준으로는 20% 이상 줄었다.

 

한국투자증권은 보고서에서 “1년을 견딜 체력이 있다면 구조조정 이후는 완전한 승자독식 체제가 될 것”이라며 “회생이 확실시 되는 현대미포조선과 한진중공업·세진중공업 등의 선전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의 한국형 구축함(KDX-II). 사진=현대중공업 홈페이지


이런 가운데 공공발주를 늘리는 등의 정부의 간접 지원책이 효과를 발휘하는지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정부는 2016년 말 국내 조선업을 수익성 위주로 재편하는 ‘조선업 경쟁력 강화방안’을 내놨다. 여기에는 단기 수주절벽에 대비해 공공선박을 2020년까지 250척, 4년간 11조 원 규모의 조기 발주를 추진하기로 했다. 

 

또 내년까지 7조 5000억 원을 들여 군함·경비정 등 특수선박 63척을 조기 발주한다는 계획이 포함됐다. 중소형 조선사로서는 수주 부진 탈출을 기대할 만하다.

 

송영무 전 해군참모총장이 국방부 장관 후보에 지명될 경우 해군력을 보강할 것이란 기대감도 있다. 송 후보자는 노무현 정부 시절 해군 참모총장으로 발탁돼 원양에서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해군 정책을 추진한 바 있다. 해군이 이지스시스템을 갖춘 ‘세종대왕함’과 강습상륙함인 ‘독도함’, 1800t급 잠수함 ‘손원일함’ 등을 갖춘 것도 이 시기다. 중소형 조선사 중 군용 선박을 제작하는 것은 한진중공업이 유일하지만, 다른 업체들도 새로 뛰어들 가능성은 있다. 

 

2019년 발효되는 ‘선박 평형수 관리협약’도 조선 업황 개선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평형수처리시스템(BMWS) 장착이 의무화돼서다. 선박 평형수란 배가 물 위에서 균형을 잃고 쓰러지지 않도록 하부 탱크에 채우는 물이다. 국제해사기구(IMO)가 다른 해역의 평형수가 섞여 생태계 교란이 일어날 수 있다는 판단에 BMWS 설치를 의무화했다. 

 

BMWS의 가격은 대당 최소 1억 원 안팎이다. 또 IMO가 황산화물(SOx) 규제 시기를 2020년으로 결정하면서 중고선박의 폐선과 LNG 등 친환경 선박 발주가 증가할 전망이다. 한진중공업과 STX조선에는 좋은 소식이다. 올 말부터 여러 호재들이 동시다발적으로 터지고 있어 구조조정 한파를 끝까지 견딘다면 내년 그 수혜를 맛볼 수 있을 전망이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0년간의 불황 끝에 내년부터 중형 조선사로 업황 개선의 온기 퍼질 것”이라며 “업종의 구조조정 효과를 볼 때까지의 시간과의 싸움”이라고 분석했다.

김서광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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