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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영장청구 내용으로 본 검찰의 세 가지 노림수

구속된 이재용·조윤선·김기춘과 동일한 ‘범죄사실’ 적시…헌재 불인정 내용은 빼

2017.03.28(Tue) 19:51:21

[비즈한국]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한웅재 검사는 3월 27일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청구했다. 구속영장청구서 속 구성과 내용을 통해 검찰의 의도를 분석해 보았다.

 

지난 21일 검찰에 출석하는 박 전 대통령. ​사진=사진공동취재단 ​


총 91쪽(표지 제외)에 걸친 ‘구속영장청구’에 기재된 박 전 대통령의 범죄사실은 크게 일곱 가지다. 각각의 범죄사실과 분량은 ①재단법인 미르, 재단법인 케이스포츠 설립·모금 관련 범행(9쪽) ②개별 기업에 대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강요(14쪽) ③삼성그룹 관련 범행(39쪽) ④소위 ‘문화계 블랙리스트’ 관련 범행(26쪽) ⑤공무상 비밀 누설(3쪽) ⑥CJ그룹 관련 강요 미수(3쪽) ⑦KEB하나은행 임직원 인사 개입(3쪽)이다. 

 

#삼성 관련: 뇌물 제공자 이재용이 구속되었으므로

 

가장 많은 분량을 차지하는 것은 삼성그룹 관련 범행이다. 이는 이미 뇌물 제공자로 지목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됐기 때문에 뇌물 수뢰자도 구속돼야 한다는 의도로 보인다.

 

특검 수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는 이재용 부회장.​ 사진=최준필 기자


검찰은 이재용 부회장과 삼성 관련 이슈를 설명하는 데 많은 지면을 할애했다. 이 부회장이 1991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이후 2012년 12월 부회장 승진, 2016년 11월 등기이사에 선임된 사안에서부터 그룹 내 주요 계열사 보유지분 현황 등을 서술하고 있다. 

 

이 부회장 관련 이슈로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외에도 지배구조 개편에 필수적인 중간금융지주사 도입을 정부가 추진토록 한 것, 삼성SDS와 제일모직의 상장,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 합병 무산, 삼성테크윈 등 4개 비핵심 계열사 한화그룹에 매각, 엘리엇 등 외국자본에 대한 경영권 방어 강화 추진 차원의 ‘원샷법’ 추진, 삼성SDI가 보유한 삼성물산 주식 처분 최소화, 삼성생명의 금융지주회사 전환 계획에 대한 금융위원회 승인 추진,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 메르스 사태 및 삼성서울병원에 대한 제재 수위 경감 추진 등을 망라했다.

 

이런 이슈들을 해결하기 위해 대통령의 권한과 역할이 필요했고, 실제로 도움을 줬다고 썼다. 또 정유라 씨의 승마 지원 관련 뇌물수수,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 관련 뇌물수수, 미르 재단과 케이스포츠 재단 지원 관련 뇌물수수 등의 내용도 적시했다. 

 

#미르, 케이스포츠: 헌재가 탄핵 인용했으니

 

영장청구내용에서 가장 처음 나오는 ‘재단법인 미르, 재단법인 케이스포츠 설립·모금 관련 범행’ ‘개별 기업에 대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강요’의 두 가지 범죄사실은 3월 10일 헌법재판소가 박 전 대통령 탄핵을 인용하게 된 결정적 범죄사실이다. 이 내용을 맨 앞에 꺼냄으로써 ‘동일한 사안으로 헌법재판소가 탄핵을 결정했음’을 법원에 강하게 어필하는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 이정미 헌재소장권한대행이 결정문을 낭독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반면 검찰은 탄핵심판 때 탄핵 사유로 인정되지 않은 공무원 임명권 남용, 언론 자유의 침해, 세월호 사건에 대한 직책성실의무는 영장청구내용에 담지 않았다. 헌법재판소의 판결문이 일종의 가이드가 된 셈이다. 

 

#블랙리스트 관련: 조윤선, 김기춘이 구속되었으므로

 

영장청구내용에서 두 번째로 많은 분량을 차지하는 ‘소위 ‘문화계 블랙리스트’ 관련 범행’은 국회의 탄핵 소추 의결 당시에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후 국회 청문회와 특검 조사에서 상당 부분 밝혀졌다. 헌재 판결문에는 블랙리스트 내용이 없었지만, 관련자인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구속되었으므로, 법원에 박 전 대통령 구속에 대한 당위성을 어필한 부분으로 보인다. 

 

구속된 조윤선 전 문체부 장관.​ 사진=고성준 기자


그 외 나머지인 ‘공무상 비밀 누설’ ‘CJ그룹 관련 강요 미수’ ‘KEB하나은행 임직원 인사 개입’의 세 가지 범죄사실은 각 세 쪽을 넘지 않는다. ‘공무상 비밀 누설’ 항목의 범죄사실은 경기도 하남 미사동을 수도권 내 복합 생활체육시설 대상지로 검토한 내용을 최순실 씨에게 전달한 것이다. ‘CJ그룹 관련 강요 미수’는 구속된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이 손경식 CJ 회장에게 “이미경 부회장이 경영에서 손을 떼게 하라”라고 얘기한 것을 말한다. ‘KEB하나은행 임직원 인사 개입’은 최순실 씨가 독일에서 알게 된 이상화 하나은행 전 프랑크푸르트 지점장을 글로벌영업 2본부장으로 임명하도록 KEB하나은행에 압력을 행사한 것을 말한다. 이 내용들은 구속사유라기보다는 모든 범죄사실을 빼놓지 않기 위해 기재한 것으로 보인다.

 

권영국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 법률팀장(변호사)는 검찰의 구속영장청구 내용에 대해 “논란이 될 만한 내용은 빠지고 구속에 필요한 범죄사실이 적시돼 있다”고 의견을 말했다. 

우종국 기자 xyz@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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