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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쓸인잡] 인사평가② 징계해고보다 어려운 저성과자 관리 비법

저성과 이유로 해고는 복잡·지난한 과정…꾸준한 개선 기회 부여 노력해야

2023.06.08(Thu) 09:53:36

[비즈한국] 재직 20년 차의 S는 인사평가에서 2차례 연속 최하위등급을 받은 직원이다. 업무성과가 부진한 것은 물론 초보자도 하지 않을 실수가 잦아 정확도를 기하는 업무는 진작부터 배제하고 단순 반복적인 업무만 맡겨둔 상태다. S의 실수는 옆에 직원이 수습해야 하다 보니 자연히 책임이 전가되고 팀 전체의 업무 효율도 떨어진다. 직속 상사가 수시로 면담하며 피드백을 주고 외부 교육도 보내고 임원이 여러 차례 경고를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개선되는 모습이 없자 부서에서는 없는 인력인 셈 치고 손을 놓아버렸다. 높은 연차와 임금에 비해 성과가 전혀 나오지 않는 S를 단 2번의 평가만으로 해고할 수 있을까?

 

단순히 업무 성과가 낮거나 실적에 미달한다고 해서 해고의 사유로 삼기는 어렵다. 충분한 개선 기회를 부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저성과자 해고 사례를 찾아보면 위법이다 혹은 인정되었다 등 매우 상반되는 정보가 나온다. 직장 내 괴롭힘과 마찬가지로 저성과자 해고 역시 ‘케바케’​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우리나라에서 저성과자를 무리 없이 통상 해고하려면 아주 오랜 기간 공을 들여가며 준비해야 한다. 하루아침에 ‘저성과, 실적미달’을 이유로 해고를 통보한다고 해서 근로관계가 일방으로 종료될 수 없도록 근로기준법에서 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그런 일을 당했다면 즉시 고용노동부에 찾아가기를 바란다. 원직 복직은 물론 해당 기간 근무했다면 마땅히 받아야 했을 임금 상당액을 돌려받을 수 있다. 물론 짧게는 수개월 길게는 수년의 기간을 회사와 다툴 마음의 준비가 단단히 되어있다는 전제하에서 말이다 .

 

근무 성적과 직무 수행 능력이 현저히 떨어져 해고가 불가피했다는 사실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우선 근무 평가 자체가 객관적이고 공정해야 하며, 직원의 성과나 능력향상을 위해 교육, 직무 재배치와 같이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노력을 기울인 사실, 그런데도 해당자가 전혀 개선의 여지가 없었음에 대해 회사가 증명해야 한다. 반대로 생각하면 ‘저성과자’라고 정의된 직원이 정말 그렇게까지 애써가며 ‘관리할 대상’인지 심사숙고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 때문에 다면평가, 외부 전문가 참여 등을 통해 가급적 다양한 평가자가 평가하도록 하고 구성원 간의 상대평가뿐 아니라 정량적인 절대평가 또한 포함해야 한다. 업무능력이 다른 동료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며 일반적으로 기대되는 최소한에도 미치지 못했음을 입증해야 하는 것이다. 불과 지난 4월에만 해도 2차례의 상대평가 결과를 근거로 다른 직원에 비해 성과가 떨어진다며 계약 종료한 것은 위법이라는 대법원판결이 나왔다.

 

저성과 직원이라 하더라도 다시 한번 퍼포먼스를 낼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기회도 부여해야 한다. 하위 몇 %의 직원을 대상으로 정기적으로 성과향상 프로그램을 자체 진행하는 것도 좋지만, 대상자가 소수 인원이라면 평소 시간이나 비용 문제로 쉽게 접하기 어려운 전문 위탁 교육을 보내거나, 특정 자격증을 취득하도록 교육비를 지원하는 것도 방법이다. 당신을 ‘해고’하기 위함이 목적이 아니라 당신의 능력과 역량을 향상해 개선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 목적임을 끊임없이 주지시켜야 한다. 또한 이런 성과향상 프로그램을 실시하는 경우엔 반드시 기존 직무나 업무와 관련성이 있어야 한다. 저성과자에게 업무능력 향상과 무관한 ‘봉사활동’을 강요한 회사의 경우 업무와 상관없는 괴롭힘 행위가 인정되어 위자료 지급 판결이 나기도 했다.

 

복잡한 절차도 절차지만 매일 마주하는 직원에게 싫은 소리를 해야 한다는 불편함 때문에 평가자 대다수가 최하등급 평가를 주는 것을 꺼린다. 하위등급은 부여하지 않을 수 있도록 평가자에게 재량권도 주어지기 때문에 굳이 무리수를 두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도 몇 차례나 연속해서 최하등급을 받는 직원이 나오면 진짜 오죽했으면 그랬을까 싶은 생각이 앞선다.

 

어쨌든 오랜만에 등장한 저성과자 S는 대기발령 후 3개월간 각종 교육을 받은 후 업무에 복귀했다. 아무리 있으나 마나 한 인력이었다 해도 회사입장에서는 3개월간 업무 공백이 발생했고 교육훈련비도 많이 투입되었다. 복귀 이후 면담을 통해 다른 부서로  전환배치했으나 결국 ‘폭탄 돌리기’ 하며 시간 낭비하는 것 아니냐며 원성이 자자하다. 허나 어쩌겠는가, 마지막에 마지막까지 개선 기회를 부여하며 그가 정말 ‘최소한에도 못 미치는 저성과자’인지 확인해야 하는 것을. 그래서 저성과자 관리가 징계 해고보다 어렵다.

 

필자 ​김진은? 정규직, 비정규직, 파견직을 합쳐 3000명에 달하는 기업의 인사팀장을 맡고 있다. 6년간 각종 인사 실무를 수행하면서 얻은 깨달음과 비법을 ‘알아두면 쓸데있는 인사 잡학사전’​을 통해 직장인들에게 알려주고자 한다.   

김진 HR 칼럼니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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