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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적분할 후 재상장' 이수 웃고 OCI 불안, 무슨 차이 있기에?

지배구조 완성된 이수, 성장사업 떼어내 가치 상승…OCI는 '대주주 지배력 강화 위한 선택' 해석

2023.06.07(Wed) 16:38:56

[비즈한국] 이수화학에서 인적분할해 신설된 이수스페셜티케미컬의 주가가 재상장 이후 치솟고 있다. 보통 기업에서 인적분할을 발표하기만 해도 시장은 악재로 받아들여 주가가 하락하는데, 이수화학의 인적분할은 상반된 흐름을 보여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인다. 반면 ​인적분할로 비슷한 시기 재상장한 OCI는 불안한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

 

서울시 서초구 반포동 소재 이수그룹 본사. 사진=네이버지도 캡처

 

인적분할은 하나의 기업을 쪼개면서 기존 회사 주주들에게 새로운 회사 주식을 비율대로 배정하는 기업분할 방식이다. 지분 100%인 자회사를 분할하는 물적분할과 달리 주주 구성 변화 없이 회사만 나뉘는 수평적 분할이라 주주가치가 훼손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지배구조가 단순해지고 뒤섞인 사업들이 깔끔하게 정리됨에 따라 묻혀 있던 가치를 끌어낼 수도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 인적분할은 대부분 주가에 좋은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그룹 지배력이 약한 대주주들이 인적분할을 통해 지분을 매입하지 않고도 지분을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인적분할해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나누면서, 사업회사 지분을 지주회사에 공개매수 방식으로 현물출자해 지주회사 지분을 늘리는 식이다. 결과적으로 대주주의 지배력은 강화되고 소액주주의 의결권은 희석된다.

 

#이수화학 인적분할 후 주가 연일 강세

 

이수화학은 지난해 11월 인적분할을 결정했다. 신설법인 이수스페셜티케미컬은 신성장 사업 중 전고체 배터리 전해질 원료로 쓰이는 황화리튬 사업을 맡고, 존속법인 이수화학은 석유화학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이수화학은 2023년 3월 정기총회에서 이수화학의 인적분할을 5월 1일로 확정했고, 신설법인 이수스페셜티케미컬의 상장일을 5월 31일로 결정했다. 분할 결정 이후 이수화학은 5월 27일 거래가 정지됐다 5월 31일부터 거래가 재개됐다. 

 

김상범 이수그룹 회장. 사진=이수그룹 제공

 

이날 이수화학의 시초가는 2만 750원에 형성돼 29.88% 상승한 2만 6950원에 마감됐다. 이수화학의 주가는 6월 2일과 5일에 각각 12.34%, 2.59% 하락했지만 7일 14.26% 상승한 3만 5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수스페셜티케미칼의 주가는 인적분할 후 계속 급등했다. 31일 시초가는 8만 3000원이었고, 상장하자마자 2거래일 동안 상한가를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꾸준한 상승세를 보여줬다. 7일에는 29.71% 상승한 21만 원에 장을 마감했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수화학 인적분할은 대주주의 지주회사 중심 지배구조가 완성된 상태에서 성장사업 육성 관점에서 단행됐다. 기존의 복합적인 사업구조에서 제대로 평가 받기 어려웠던 성장사업만 분할됐기에 숨겨진 사업가치가 부각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같은 인적분할 후 주가 지지부진한 OCI

 

인적분할 후 상반된 모습을 보인 기업도 있다. 인적분할 이후 5월 30일 상장한 OCI는 주가가 등락을 거듭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5월 30일​ 시초가는 14만 1200원으로 약 12% 하락했다가 이튿날인 31일에는 전날보다 17% 상승했다. 이후 지지부진한 상태를 거듭하다가 12만 5500원 선에서 머물고 있다. 

 

이우현 OCI 부회장. 사진=OCI 제공

 

존속법인 ​OCI홀딩스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재상장된 30일​ OCI홀딩스의 시초가는 9만 5200원이었으나 13.45% 급락한 8만 2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7일 기준 소폭 상승했지만 주가는 8만 9000원 선에 머물렀다.

 

증권가에서는 OCI의 인적분할에 상반된 해석을 내놓았다. 이진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OCI홀딩스는 중국 폴리실리콘 가격 약세 지속 상황에도 비중국 폴리실리콘 프리미엄이 지속되고, OCI는 향후 도쿠야마와 합자법인을 통한 이차전지 소재 생산 정상화 등으로 디스카운트 해소가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OCI의 경우 사업 강화보다는 대주주 지배력 강화를 위해 인적분할을 택한 것이라는 해석이 시장에서 우세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수화학과 OCI의 지배구조

 

이수화학의 지배구조를 살펴보면 김상범 회장이 지분 100%를 가진 이수엑사켐이 지주사 이수의 지분 73.4%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나머지 지분 26.6%는 김상범 회장이 보유한다. 지주사 이수는 이수화학과 이수스페셜티케미컬의 지분을 24.77% 보유한 최대주주다. 즉 김상범 회장→이수엑사켐→이수→이수화학·이수스페셜티케미컬로 이어진다. 인적분할 이전부터 지배구조가 완성된 상태다.

 

OCI는 동일인(총수) 이우현 부회장이 보유한 지분이 5.04%로 숙부 이화영 유니드 회장(5.43%)과 이복영 SGC그룹 회장(5.40%)에 이은 3대 주주다. ​부친 고 이수영 회장이 2017년 사망한 이후 경영권을 이어받았으나 지분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OCI홀딩스는 향후 공개매수를 통한 현물출자 방식 등 유상증자를 활용해 OCI를 자회사로 편입할 예정이다. 공개매수 후엔 오너일가→OCI홀딩스→OCI의 지배구조를 갖추게 된다. 최종적으론 물적분할의 형태를 띠게 된다.

정동민 기자 workhard@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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