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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성 전 부회장의 '순이익 11배 규모 배당' 주주제안에 아워홈 '비상'

아워홈 당기순이익 250억 원 예상되는데…구본성 전 부회장·구미현 씨 배당 각각 2966억, 456억 요구해 논란

2023.03.28(Tue) 16:51:11

[비즈한국] 고 구자학 아워홈 회장의 세 남매가 다음 달 4일 열릴 주주총회를 앞두고 각기 다른 배당안을 제안해 회사 내부에서 잡음이 일고 있다. 경영권 분쟁에서 배당금 전쟁으로 넘어간 상황인데, 장남 구본성 전 부회장과 장녀 구미현 씨의 배당안은 회사 내·외에서도 무리한 주주제안이라는 평이다. 배당안 채택에 따라 회사 유동성이 크게 흔들릴 수 있어 4일 열릴 주주총회에 관심이 집중된다. 

 

구본성 아워홈 전 부회장(왼쪽)과 구지은 아워홈 부회장. 사진=아워홈 제공

 

아워홈은 지난 20일 열린 이사회에서 구본성 전 부회장의 주주제안을 주주총회 안건으로 채택했다. 구본성 전 부회장의 주주제안은 ‘배당 2966억 원 요구’였다. 이 배당액은 지난해 아워홈 순이익 추정치인 250억 원에 11배가 넘는다. 

 

2021년 기준 아워홈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 2240억 원보다 많다. 현금성 자산의 경우 차입금 상환, 회사 운영 등에 필요한 금액을 일정 부분 빼놓는 금액이다. 구본성 전 부회장의 주주제안이 주주총회를 통과하면 아워홈 입장에서는 유동성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무리한 요구라고 판단되지만 구본성 전 부회장의 주주제안을 주주총회 안건으로 상정한 이유는 아워홈이 비상장회사이기 때문이다. 비상장사는 지분 3% 이상 보유한 주주의 주주제안은 법령 또는 예외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한 의안으로 올려야 한다. 

 

아워홈 지분은 고 구자학 회장의 1남 3녀가 98%를 보유하고 있다. 구본성 전 부회장이 38.56%로 최대주주이며 장녀 구미현 씨가 19.28%, 차녀 구명진 씨가 19.60%, 구지은 아워홈 부회장이 20.67%를 보유하고 있다. 

 

구지은 부회장은 배당 총액 30억 원 지급 안건을 올려 방어에 나섰다. 구본성 전 부회장의 반대편인 구지은 부회장과 구명진 씨의 지분은 총 40%대로 구본성 전 부회장보다 소폭 높다. 하지만 안건 가결을 위해 출석 주주 과반의 동의가 중요해 장녀 구미현 씨의 지분 향방이 중요해졌다.

 

구미현 씨는 2017년 구본성 전 부회장 편에 섰지만 2021년에는 구지은 부회장에 힘을 실은 바 있다. 그래서 이번 주주총회에서 구미현 씨의 선택에 관심이 집중되기도 했다. 그런데 구미현 씨는 456억 원의 배당금을 주주들에게 지급할 것을 요구하는 독자 노선을 택했다. 

 

이에 오는 4일 열릴 아워홈 주주총회에서 어떤 배당 안건이 가결될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아워홈 관계자는 “현재 내부에서도 혼란스러운 상태”라고 짧게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구본성 전 부회장이 아워홈 보유 지분 매각이 순조롭게 풀리지 않아 고액 배당 등을 요구했다는 의견도 제시된다. 지난해 2월 구본성 전 부회장은 구미현 씨와 함께 보유하고 있는 지분 전량을 매각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구본성 전 부회장이 지분을 매각하기 위해선 이사진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구본성 전 부회장이 추천한 이사 후보들을 선임해 매각에 나서겠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구미현 씨가 2021년 4월 구지은·구명진 자매와 체결한 의결권 공동행사 협약 법적 효력이 인정돼 법원으로부터 찬성표를 던져서는 안 된다는 판결을 받으며 안건이 부결된 바 있다. 위반 시 구미현 씨는 300억 원의 위약금을 내야한다. 

 

구본성 전 부회장이 매각 의사를 밝힌 1년이 지난 현 시점에도 매각에 차질을 빚고 있다. 라데팡스파트너스 측은 “구본성 전 부회장이 여전히 지분 매각 의사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계 관계자는 “구본성 전 부회장이 요구한 배당금 2966억 원은 아워홈 배당 추이를 따져도 무리한 요구다. 지분 매각 방식도 사실상 이사회 동의를 받아 오너 일가에 매각하는 방법밖에 없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구본성 전 부회장과 구미현 씨의 배당 제안에 한국노총 전국 식품산업연맹 노동조합 소속 아워홈 노조도 반발하고 있는 상태다. 아워홈 노조는 27일 성명을 내고 “모든 직원이 성과급조차 받지 못하고 아워홈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데, 회사를 돈으로만 보는 오너일가의 행위는 비상식적이고 파렴치하다. 구본성·구미현 오너에 맞서 끝까지 싸우겠다”며 비판했다. 

정동민 기자 workhard@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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