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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매운동 5개월 만에 간보기? 파리바게뜨, 굿즈 마케팅 슬그머니 시동

연초 컬래버 굿즈 내놓더니, 3월 캠핑 굿즈 대대적 홍보…예전 인기만은 못해

2023.03.28(Tue) 16:31:12

[비즈한국] 지난해 가을 SPC 불매운동 여파로 ‘굿즈 맛집’ 간판을 내렸던 파리바게뜨가 최근 기업과 협업한 결과물을 하나둘 내놓고 있다. 그간 소비자 눈치를 보느라 모든 마케팅을 중단하고 몸을 사렸던 것과 사뭇 달라진 움직임이다. 

 

지난해 10월 SPL 사망사고 발생 후 소비자 사이에서 SPC 불매운동이 시작됐다. ​사진=박정훈 기자


#‘굿즈 맛집’ 돌아오나, 파리바게뜨 브랜드 협업 시동

 

파리바게뜨는 식음료계 ‘굿즈 맛집’으로 통했다. 인기 캐릭터부터 의류, 식음료 등 다양한 브랜드와의 협업이 줄을 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SPL 사망사고 발생 후 소비자 사이에서 SPC 불매운동이 거세졌고, 파리바게뜨도 직격탄을 맞았다. 

 

파리바게뜨와 협업을 고려하던 브랜드의 연락도 한순간에 뚝 끊겼다. 소비자들이 SPC 브랜드뿐만 아니라 SPC 제품을 사용하는 기업이나 협업하는 기업에도 부정적 인식을 갖는 분위기가 생겼기 때문이다. 파리바게뜨도 이를 의식한 듯 한동안 굿즈 제작이나 SNS 마케팅 등을 중단했다. 

 

몸을 사리며 소비자 눈치를 보던 파리바게뜨는 올해 조금씩 달라진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연초에는 패브릭 디자인 브랜드 ‘키티버니포니’와 협업한 토트백을 선보였고, 최근에는 캠핑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피크’와 함께 작업한 굿즈도 판매했다. 특히 1월 선보인 키티버니포니와의 토트백 출시 때는 마케팅 활동을 전혀 하지 않았던 것과 달리, 이달 공개한 노스피크와의 협업 굿즈는 홍보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일각에서는 굿즈 출시를 SPC 브랜드의 신뢰 회복 신호탄으로 보기도 한다. 불매운동이 어느 정도 소강상태에 접어들었으니 파리바게뜨로 신규 협업 요청이 오는 것 아니겠냐는 추측이다. 하지만 올해 진행된 컬래버레이션이 지난해 불매운동 이전에 계약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아직 브랜드 이미지 회복을 말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키티버니포니와 협업해 1월 판매한 토트백은 지난해 10월 제작된 상품이다. 노스피크와 협업해 선보인 ‘시에라 컵 세트’도 작년 8월 제작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시에라 컵 세트는 지난해 10월 판매가 예정됐던 상품이다. 가을 캠핑족을 겨냥한 제품이었으나 불매운동으로 판매가 미뤄져 결국 봄 캠핑족을 타깃으로 출시됐다. 

 

지난해 불매운동이 시작된 이후 파리바게뜨 측은 “노스피크와의 협업이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으며, 내년(2023년)에도 함께 협업할 예정”이라며 노스피크와의 계약 연장 가능성을 열어뒀다. 하지만 이번에 판매한 시에라 컵 세트를 마지막으로 파리바게뜨와 노스피크의 협업은 종료됐다. 

 

파리바게뜨는 브랜드 협업 건에 대해서는 자세한 답변을 피하고 있다. 파리바게뜨 관계자는 “타사와의 계약 관계는 계약상 외부에 공개하기 어렵다”며 “올해 다른 캠핑 브랜드와도 협업을 검토 중이다. (협업 요청은)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파리바게뜨 캠핑 굿즈는 캠핑족 사이에서 높은 인기를 끌었다. 매번 완판 행렬이 이어졌으나, 이달 선보인 굿즈는 판매 시작 후 열흘이 지나도록 재고가 남아있는 상황이다. 사진=파리바게뜨 홈페이지

 

#완판 행렬은 ‘옛말’, 재고 남아도는 굴욕…“한 번 잃은 브랜드 이미지 회복 어려워”

 

오랜만에 굿즈 판매를 개시했지만, 인기는 예전만 못한 분위기다. 파리바게뜨 캠핑 굿즈는 캠핑족 사이에서 높은 관심을 받으며 판매 직후 완판 행렬이 이어져 왔다. 2021년 9월 노르디스크와 협업해 선보인 감성 파라솔 세트는 사전예약 시작 1시간 만에 완판 기록을 세웠다. 이전에 선보인 이지 쿨러백, 클래식 우드 장우산, 우드 도마&컵 세트 모두 사전예약이 조기 종료됐다. 지난해 노스피크와 선보인 캠핑 굿즈도 사전예약 출시 2일 만에 모두 품절됐다.

 

반면 이달 출시된 시에라 컵 세트는 사전예약이 끝난 뒤에도 현장 구매가 가능할 정도로 재고가 남아돌았다. 일부 지점에 문의한 결과 27일까지도 시에라 컵 세트 구매가 가능했다. 

 

캠핑족 박 아무개 씨는 “매번 사전예약 경쟁이 치열하다. 분 단위로 재고가 사라지는데 이번에는 사전예약 후에도 현장에서 구매했다는 사람들이 상당수라 놀랐다”며 “캠핑족 사이에서는 최근 나온 캠핑 굿즈 중 가장 만족도가 높은 제품으로 꼽히는데 인기가 덜 한 것을 보니 아직 불매운동 여파가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한 번 신뢰를 잃은 브랜드 이미지를 다시 쌓기란 쉽지 않다. 특히 불매운동으로 망가진 이미지 회복에는 굉장히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며 “문제 개선을 위해 성실한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것을 꾸준히 보여줘야 하는데 너무 과도하면 소비자가 불매운동을 시작한 계기(사망 사건)를 떠올리는 자극만 될 뿐이다. 겉으로 크게 드러나지 않으면서도 신뢰도를 쌓아가는 것이 굉장히 어려운 작업”이라고 말했다. 

 

SPC는 지난해부터 안전경영을 강조하며 소비자 신뢰 찾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하지만 아직 효과는 미미하다.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SPC 통합 멤버십 ‘해피포인트’ 앱의 월 사용자 수는 370만 명 수준으로 집계됐다. 1년 전인 2022년 2월(466만 명)과 비교했을 때 100만 명가량 줄어든 수치다. 해피포인트 앱 사용자는 지난해 10월까지만 해도 400만 명 이상을 꾸준히 유지했으나, 불매운동이 시작된 이후 300만 명대로 떨어졌다. 

 

특히 파리바게뜨 앱은 지난해 3월 출시 이후 40만 명 이상의 월 사용자 수를 기록하기도 했는데, 불매운동 여파가 극심했던 11월에는 21만 명으로 절반가량 줄어든 수치를 보이기도 했다. 지금도 사용자 수는 24만 명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파리바게뜨의 부진을 불매운동만의 탓으로만 보긴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이은희 교수는 “지금은 불매운동을 계기로 이탈한 소비자가 다시 파리바게뜨로 돌아오지 않는 상황에 주목해야 한다”며 “베이커리 시장의 양극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고급화 전략의 제품을 선호하거나 가격이 아예 저렴한 빵을 찾는 소비자로 나뉜다. 파리바게뜨는 그 중간의 애매한 포지셔닝을 가진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불매운동을 계기로 파리바게뜨를 떠났던 소비자가 고급화 시장이나 가격 경쟁력이 있는 다른 시장에 안착한 상황”이라며 “다시 소비자를 끌어올 수 있는 새로운 시도와 변화가 필요하다. 파리바게뜨의 경쟁력을 고민해야 할 시기”라고 지적했다. ​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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