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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업' 적자 커지는 넷마블·위메이드, '부업'으로 만회할까

가상 아이돌 데뷔, 토큰 접목한 팬덤 플랫폼 발표…엔터 사업 성공 전례 드물어 흥행은 미지수

2023.02.01(Wed) 16:37:39

[비즈한국] 새로운 수익원에 목마른 게임사가 ‘팬심’을 겨냥하고 나섰다. 넷마블은 가상 아이돌을 만들어 데뷔시켰고, 위메이드는 크리에이터와 팬을 위한 토큰을 만드는 등 본업인 게임 개발이 아닌 신사업에 뛰어들었다. 지금까지 수많은 게임사가 각종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점에서 시장의 기대감은 그리 크지 않다.

 

넷마블의 손자회사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가 1월 25일 가상 아이돌 ‘메이브(MAVE:)’를 론칭했다. 사진=넷마블 제공


#신작 줄줄이 실패, 고비용 구조 만회 못하고 연속 적자

 

지난 1월 25일 4인조 여성 아이돌 그룹 ‘메이브(MAVE:)’가 노래 ‘판도라’로 공식 데뷔했다. ‘감정의 자유를 찾아 미래에서 온 4명이 지구에 불시착했다’는 미래 지향적인 콘셉트의 메이브가 1월 28일 음악방송 무대에 서자 K팝 팬들의 관심이 쏠렸다. 

 

여느 아이돌의 데뷔 과정과 다를 바 없지만 메이브가 관심을 모은 건 이들이 ‘진짜’ 사람이 아니라서다. 메이브는 넷마블에프앤씨의 자회사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가 론칭한 버추얼(가상) 아이돌 그룹이다. 이들 탄생에는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의 투자자인 카카오엔터테인먼트도 참여했다. 지상파 음악방송까지 나온 메이브를 두고 SNS에선 신기하다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넷마블에프앤씨는 2014년 넷마블이 게임 개발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해 만든 모바일 게임 개발사로 넷마블이 82.15%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넷마블의 손자회사인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는 2021년 설립한 업체로 가상 아이돌 매니지먼트, 시각특수효과(VFX) 등의 사업을 전개한다. 2022년에는 매출은 없이 9억 5995만 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위메이드는 크리에이터 팬덤을 위한 새로운 후원 시스템을 선보였다. 1월 27일 자체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인 위믹스 플레이에 ‘팬토큰(Fan Token)’ 서비스를 도입한 것. 팬토큰을 구매해 자신이 좋아하는 ​유튜버, 게임 스트리머 등의 ​크리에이터를 지원할 수 있다. 첫 번째 팬토큰은 필리핀 배우 겸 게임 스트리머인 머틀 사로사가 발행한 ‘머틀(MYRTLE)’로, 위메이드에 따르면 발행 하루 만에 시가총액이 1억 달러(약 1231억 원)를 넘었다. 

 

위메이드는 팬토큰이 팬과 크리에이터 양측에게 이익이 된다고 강조한다. 팬토큰은 ‘하이 워터마크’라는 방식으로 설계됐는데, 토큰의 24시간 평균 가격이 직전 최고가를 넘어야 새로 민팅(발행)이 되는 일명 성과형 토크노믹스다. 크리에이터는 토큰 가치를 높이기 위해 이벤트를 열거나 팬 커뮤니티를 지원해야 하고, 토큰을 보유한 팬은 가치가 높아지면 차익을 얻을 수 있다. 

 

연예인 팬덤을 끌어들인 두 게임사 모두 본업인 게임만으로 이익을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넷마블은 2022년 ‘샬롯의 테이블’ ‘킹 오브 파이터: 아레나’ 등 여러 신작을 냈지만 흥행 실패로 적자의 늪에 빠졌다. 2022년 1~3분기 모두 영업손실을 냈고, 2월 중 발표할 4분기 실적도 적자로 점쳐진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수익성이 더 악화한 이유는 신작 흥행 성과가 없는데 고비용 구조를 이어갔기 때문”이라며 “경쟁사보다 많은 신작을 출시했지만 지속적인 흥행성과는 기대하기 어렵고, 기존 게임 매출 감소를 만회하는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넷마블의 국내 매출액은 2020년 6940억 원에서 2021년 6630억 원으로 줄었고, 2022년과 2023년 매출 전망치(한화투자증권)는 각각 4360억 원, 4540억 원에 그친다. 넷마블 관계자는 “올해 ‘나 혼자만 레벨업’ ‘아스달연대기’ 등 다수의 신작을 야심 차게 준비하고 있다”라며 “국내 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위메이드는 2022년 2~3분기 연속 적자를 냈다. 2022년 6월 국내에 MMORPG ‘미르M’을 출시해 앱 마켓에서 상위권에 올랐지만 효과는 오래가지 않았다. 매출은 2분기 1090억 원에서 3분기 1083억 원으로 줄었다. 영업이익은 신작 광고비·인건비 등 비용이 늘고 기존 게임 매출은 하향하면서 2분기 -333억 원, 3분기 -280억 원을 기록했다. 

 

위메이드는 블록체인 기반 플랫폼 위믹스 플레이에 팬토큰이라는 크리에이터 후원 시스템을 도입했다. 사진은 배우 겸 게임 스트리머인 머틀 사로사의 팬토큰 ‘머틀(MYRTLE)’​ 시세 화면. 사진=위믹스 플레이 캡처


‘디지털 이코노미 플랫폼’으로 키우겠다며 공들이던 위믹스 플랫폼의 매출은 탈중앙화거래소(DEX) 거래량이 줄면서 2022년 1~3분기 연속 감소(11억 원→9억 원→6억 원)했다. 여기에 가상자산 위믹스가 2022년 12월 국내 원화마켓에서 퇴출당해 가격이 200원대까지 급락한 것도 4분기 실적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 위메이드는 팬토큰을 통해 위믹스 플레이 내 생태계를 키우고, 메인넷인 위믹스 3.0 생태계의 기반이 되는 스테이블 코인 ‘위믹스 달러’의 거래 활성화까지 유도하는 것으로 보인다. 위메이드에 따르면 팬토큰은 위믹스 달러 또는 위믹스 플레이에 입점한 게임 토큰으로 교환할 수 있다. 만약 크리에이터 팬덤이 팬토큰을 적극적으로 구매한다면 자연스레 위믹스 달러의 수요 증가로 이어지고, 위믹스 달러의 거래가 늘어나면 위믹스 코인의 가치도 높아질 수 있다.

 

#P2E·메타버스 등 ‘실험’에 그친 전철 밟을 수도

 

하지만 이 같은 시도가 효과적인 수익원이 될지는 미지수다. 우선 엔터 시장에서 가상 아이돌이 대중에게 통할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미 나온 가상 아이돌이 적지 않지만 대중성을 얻은 사례는 드물기 때문. 그나마 글로벌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LoL)’ 유통사인 라이엇게임즈가 2018년 제작한 가상 아이돌 ‘K/DA’가 이름을 알렸지만, 이는 LoL이라는 성공작의 캐릭터를 차용하고 (여자)아이들 등 실제 인기 가수가 협업한 덕이 크다. 앞서 엔씨소프트가 팬덤 플랫폼 ‘유니버스’를 만들었다가 2년 만에 매각한 일도 엔터 사업이 만만치 않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다. 

 

미디어 업계 관계자는 “메이브 무대를 보니 3D 캐릭터의 춤선 등 움직임이 자연스러워 게임사답게 기술이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도 “가상인간 특유의 이질감이 있고, 에스파·블랙핑크 등 기존 아이돌과 콘셉트가 유사해서 소비력을 가진 팬층까지 만들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게임 업계가 새로운 먹거리로 주목한 플레이앤언(P&E)·플레이투언(P2E)이나 메타버스는 실험에 그쳤다는 시각도 있다. 위메이드는 2021년 출시한 P2E 게임 ‘미르4’로 크게 성장했다. 이후 위믹스 거래로 수천억 원대 수익을 냈다. 위믹스 플레이에 꾸준히 블록체인 게임을 온보딩하고 생태계 확장에 애쓰는 이유다. 지난 1월 31일에도 위믹스 플레이에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한 P2E 게임 ‘미르M’의 글로벌 버전을 출시(한국·중국 제외)하는 등 P2E 시장에 도전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P&E·P2E가 크지 못하도록 정부가 싹부터 자르는 상황이다. 1월 13일에는 ‘파이브스타즈 for Klaytn(게임사 스카이피플)’이, 31일에는 ‘무한돌파 삼국지 리버스(게임사 나트리스)’가 게임물관리위원회(게임위)와의 재판에서 지면서 국내 유통이 불가능하게 됐다. 게임위는 이들 게임이 게임산업법상 경품제공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고 등급분류 취소 처분을 내렸다. 스카이피플은 파이브스타즈 for Klaytn의 서비스를 중단할 예정이다.

 

게임 업계 관계자는 “확률형 아이템 문제가 남은 채로 국내에 P&E·P2E 게임을 도입하는 건 시기상조다. 해외에서 P&E·P2E 게임의 인기가 얼마나 갈지 모르겠으나 내수가 불가능한 건 리스크”라며 “메타버스는 많은 게임사가 뛰어들었지만 사실 익숙한 개념이다. 거품에 가깝다고 본다”라고 지적했다. ​ 

심지영 기자 jyshim@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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