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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랑] 토끼해 설날, 국립국악원에서 '껑충' 즐겨볼까

정악단·민속악단·무용단·창작악단 총출동한 설 공연, 대취타·처용무·수궁가·판굿 등 선보여

2023.01.17(Tue) 09:00:00

[비즈한국] 민족의 명절 설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서울에서 모이는 가족이라면 차례를 지내고 가까운 곳 나들이도 괜찮을 듯하다. 기름진 명절 음식 소화도 시킬 겸, 서초동 국립국악원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 국립국악원 예약당에선 설맞이 공연이 펼쳐지고, 이웃한 국립국악박물관에서는 우리 음악과 악기를 보고, 듣고, 체험할 수 있다. 

 

토끼해를 맞아 국립국악원에서 준비한 설 공연은 판소리 수궁가의 내용을 바탕으로 한 ‘껑충’이다. 공연은 새해의 문을 여는 ‘대취타’와 액운을 막아주는 ‘처용무’(사진)로 시작한다. 사진=국립국악원 제공

 

#2023 계묘년 설 공연 ‘껑충’

 

토끼해를 맞아 국립국악원에서 준비한 설 공연의 제목은 ‘껑충’이다. 판소리 수궁가의 내용을 바탕으로 용궁에서 위기를 맞은 토끼가 지혜를 발휘해 뭍으로 탈출하고, 모든 이에게 복을 나눠준다는 스토리를 담았다. 

 

공연은 새해의 문을 여는 ‘대취타’와 액운을 막아주는 ‘처용무’로 시작한다. 대취타는 조선시대 선전관청 영문에 소속된 취타수가 연주하던 행진곡풍 군례악의 일종이다. 임금이나 고관의 행차, 사신이나 귀인의 환대, 군대 개선식 등에서 연주되었다. 이런 전통을 이어서 대한민국 군악대에서도 외국 정상이 방한했을 때 ‘대취타’를 연주한다.

 

신라시대 처용 설화에서 유래한 ‘처용무’는 액운을 쫓는 의미를 담아 조선 후기까지 궁궐에서 공연되었다. 가면과 의상, 음악, 춤 등이 어우러진 무용예술로 그 가치를 인정받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도 등재되었다.

 

바닷속 용궁에 토끼가 등장해 신나게 소고춤을 추고 나면(위), 용궁의 잔치를 표현한 ‘부채춤’이 화려하게 펼쳐진다. 사진=국립국악원 제공

 

‘대취타’와 ‘처용무’가 끝나면 무대는 바닷속 용궁으로 바뀐다. 여기서 주인공 토끼가 등장해 ‘소고춤’을 추고 수궁가 중 ‘토끼 배 가르는 대목’을 부른다. 그 뒤 용궁의 잔치를 표현한 ‘부채춤’이 화려하게 펼쳐지는데, 판소리에서와 마찬가지로 토끼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지지만 결국 지혜를 발휘해 탈출에 성공한다. 뭍에 올라온 토끼는 모두의 복을 빌면서 ‘경기서도 비나리’를 부르고, 모든 출연자가 나와 ‘판굿’을 벌이며 공연이 마무리된다. 이번 공연에는 국립국악원 소속 정악단과 민속악단, 무용단, 창작악단이 총출동해 우리 국악의 정수를 보여줄 예정이다. 

 

공연 관람료는 전석 1만 원으로 저렴한 데다 한복 착용자와 토끼 해 출생자는 50% 할인까지 해준다. 거기다 관람객 전원에게 복주머니 약과와 2023년 포스터 달력을 증정한단다. 이번 공연은 8세 이상부터 관람할 수 있는데, 입장이 안 되는 8세 미만 아동을 위해 예악당 2층에 놀이방을 운영한다. 

 

#오감으로 체험하는 우리 음악, 국립국악박물관

 

예악당과 이웃한 국립국악박물관은 설 연휴 기간 내내 문을 연다. 1995년에 처음 문을 연 국립국악박물관은 대한민국 유일의 국악 전문 박물관으로, 2019년 리모델링을 마친 상설전시실은 우리 음악을 보고, 듣고, 체험하는 시설을 갖췄다. 

 

국립국악박물관 내부 국악뜰. 바닥과 세 벽으로 고품질 영상을 보며 14개의 스피커를 통해 국립국악원 연주단의 음악을 들을 수 있다. 사진=구완회 제공

 

박물관 안으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나오는 제1전시실의 이름은 ‘국악뜰’이다. 이곳은 너른 방 안에서 바닥과 세 벽으로 고품질 영상을 보며 14개의 스피커를 통해 국립국악원 연주단의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공간이다. 바닥의 영상을 밟으면 편경과 편종을 비롯해 축, 박, 어 같은 생소한 국악기들의 소리를 들어볼 수 있는 것도 재미있다. 

 

제2 전시실인 ‘소리품’에서는 우리 음악의 뿌리를 이루는 자연과 일상의 소리를 들려준다. 우리 선조들이 사랑한 대숲의 바람 소리, 한옥에 떨어지는 빗소리, 문무대왕암의 파도소리 등을 들어볼 수 있다. 이어지는 악기실은 현전하는 국악기의 실물을 보고 소리를 들어보는 공간이다. 가야금이나 북, 장구처럼 익숙한 국악기뿐 아니라 생황, 양금, 나각 같은 악기도 눈길을 끈다. 바로 옆 체험실에서는 악기 중 일부를 직접 연주해볼 수 있다. 

 

국악 명인들의 활약상을 모은 ‘명인실’(위)과 국악기를 직접 연주해볼 수 있는 체험실. 사진=구완회 제공

 

이 밖에도 우리 전통 악보와 음악관련 서적을 볼 수 있는 문헌실과 진귀한 국악 음반과 국악원 대표 공연을 감상할 수 있는 아카이브실, 자신의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국악 명인들의 활약상을 모은 ‘명인실’ 등도 둘러볼 만하다. 

 

<여행정보>


2023 국립국악원 설 공연 ‘껑충’

△일시: 2023년 1월 22일(일) 15:00~16:00

△장소: 서울시 서초구 남부순환로 2364 국립국악원 내 예악당

△문의: 02-580-3300

 

국립국악박물관

△위치: 서울시 서초구 남부순환로 2364

△문의: 02-580-3130

△관람시간: 10:00~18:00, 월요일, 1월 1일 휴관

 

필자 구완회는 대학에서 역사학을 전공하고 ‘여성중앙’, ‘프라이데이’ 등에서 기자로 일했다. 랜덤하우스코리아 여행출판팀장으로 ‘세계를 간다’, ‘100배 즐기기’ 등의 여행 가이드북 시리즈를 총괄했다. 지금은 두 아이를 키우며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역사와 여행 이야기를 쓰고 있다.​​​​​​​​​​​​​​​​​​​​​​​​​​​

구완회 여행작가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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