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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고분양가' 논란 제일건설, 이번엔 충주 임대아파트 부실시공 공분 까닭

'그냥 사세요' 조롱 낙서에 원희룡 장관도 분통…지방건설사에서 시공능력 20위권 급성장 뒷말 무성

2023.01.10(Tue) 11:41:08

[비즈한국] 지난 정부에서 대형건설사로 급성장한 제일건설이 충북 충주시에 시공한 공공지원 민간임대 아파트 부실시공 논란과 맞물린 입주민들의 하자보수 요청에 무성의한 대응으로 공분을 사고 있다.  

 

앞서 제일건설은 뜨거운 감자인 대장동 민간아파트 마지막 시공사로 참여해 고분양가 논란에 시달렸고, 최근엔 ‘벌떼입찰’ 의혹으로 경찰 수사까지 받고 있어 이번 사태의 파문은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부실시공 논란은 제일건설이 공공지원 민간임대 아파트로 공급한 ‘제일풍경채 충주 호암’이다. 이 아파트는 전용면적 74~84㎡로 구성된 총 874세대 규모로 시공을 이미 완료해 지난 6일부터 입주를 시작했다. 시공 완료 후 사전 점검에서 각종 하자가 드러나자 입주민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은 8년 이상 임대를 목적으로 임대료와 임차인의 자격 제한 등을 받는 등 공공성을 연계한 임대주택을 말한다. 

 

제일건설이 시공한 ‘제일풍경채 충주 호암’이 부실시공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벽지가 누락됐다는 입주민의 지적에 누군가 아파트 벽에 낙서하듯 ‘그냥 사세요’라고 조롱하는 문구가 적혀 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인 CES 참관을 위해 미국 라스베이거스 출장 중 이 소식을 접하고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모든 민간 임대아파트 하자 민원에 대해 전수조사하겠다”고 표명해 거센 후폭풍을 예고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개된 이 아파트 현장 사진을 보면 내부 곳곳에 벽지가 뜯기거나 도배조차 되지 않는 곳이 있다. 일부 세대에는 벽에 금이 가 있는가 하면 철골이 그대로 노출되기도 했으며 발코니에는 아예 창호가 없는 곳도 있다.

 

심지어 벽지가 누락됐다는 입주민의 지적에 누군가 아파트 벽에 낙서하듯 ‘그냥 사세요’라고 조롱하는 낙서 문구를 적어 놓은 사진도 공개됐다.  

 

원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공공이 지원하고, 민간건설업체가 시공한 일부 서민 아파트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고 하니 정말 황당하고 화가 난다”며 “건설업체도 화물연대 운송거부로 자재 수급 곤란 등 어려움이 있었다고 하지만 ‘그냥 사세요’라고 조롱까지 했다니 도저히 용서가 안 된다”고 성토했다. 

 

비즈한국은 제일건설 측에 이번 사태와 관련한 입장을 수차례 문의했지만 어떠한 답변도 들을 수 없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부실시공 임대아파트와 관련해 성토하는 내용의 게시물을 올렸다. 이미지=원희룡 페이스북


1978년 설립된 제일건설은 광주광역시에 본사를 두고 전라남도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지방건설사에서 지난 수년간 수도권 등에 공격적인 주택공급을 통해 급성장한 회사로 주목을 받아 왔다. 

 

제일건설의 시공능력평가 순위 변동 추위를 보면 이 회사는 2015년 79위, 2016년 56위에 그쳤었다. 하지만 2017년 37위, 2018년 31위를 기록한데 이어 2019년에는 26위로 첫 30위권 안에 들어섰고 2021년 24위, 2022년 20위로 치솟았다. 제일건설은 연결기준 매출에서 2016년 첫 1조 원을 돌파했고 2021년에는 사상 최대인 1조 8302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 1조 1431억 원에 비해 무려 60.1%나 급성장했다. 

 

제일건설은 최근 가장 뜨거운 이슈 중 하나인 성남시 판교 대장지구(대장동)에 마지막 민간분양 아파트 단지를 공급한 건설사로 관심을 받았다. 제일건설은 대장동에 2019년 7월 전용 84㎡ 단일 면적으로만 구성한 1033가구 대단지 아파트를 공급했는데 고분양가 논란에도 성공신화를 썼다. 

 

당시 대장동 제일풍경채 3.3㎡(평)당 분양가는 평균 2300만 원 정도였다. 이보다 불과 6개월 정도 앞서 인근 대우건설과 포스코건설이 시공한 아파트에 비해 분양가가 월등히 높은 가격이어서 구설에 올랐다. 대우건설과 포스코건설은 시공능력평가에서 5위권 안팎을 유지하는 대형건설사들인데다가 아파트 브랜드 역시 제일건설에 비해 인지도가 높다는 점에서 논란은 확산됐다. 

 

2018년 12월 대우건설은 ‘판교 퍼스트힐 푸르지오를 3.3㎡당 평균 2056만원에 분양했고 포스코건설도 ‘판교 더샵 포레스트`를 3.3㎡당 평균 2140만 원에 분양했다. 재알건설의 분양가는 두 건설사에 비해 10% 안팎으로 높았다. 대우건설과 포스코건설은 전용면적 84㎡의 경우 7억 원대 초반에서 7억 5000만 원 수준에서 공급했지만 제일건설은 불과 6개월여 만에 이보다 약 1억 원 가까이나 높은 8억 원에서 8억 3000만 원대에 공급했던 것이다. 

 

제일건설은 중흥건설과 함께 계열사를 무더기로 내세워 공공택지를 입찰받는 이른바 ‘​벌떼 입찰`​ 혐의로 최근 광주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로부터 압수수색 등 본격적인 수사를 받고 있다. ​제일건설의 임대아파트 부실시공 불똥이 어디까지 튈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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