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락앤락 '기사회생'에도 매각설 고개 드는 까닭

대출 만기 3년 연장 합의…업계 "최대주주 어피니티 측, 주식 가치 떨어져 엑시트 고민할 것"

2022.12.05(Mon) 10:03:09

[비즈한국] 생활용품 기업 락앤락이 가까스로 자금 문제를 해결했다. 금리인상 분위기 속에 인수금융 만기 연장 난항을 겪던 홍콩계 사모펀드(PEF)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어피니티)가 대주단과 최장 3년의 만기 연장에 합의했다. 락앤락의 최대주주 컨슈머스트랭스는 어피니티가 락앤락 인수를 위해 만든 특수목적법인(SPC)이다.

 

지난 2일 KB증권 등 대주단 11곳과 컨슈머스트랭스는 4일 도래하는 3235억 원 규모의 인수금융 만기를 최장 3년(2+1년) 연장하기로 합의했다. 대주단 측은 “이날 대주단이 잠정 합의를 했고 2일 정식 계약서를 작성해 만기를 연장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락앤락으로선 급한 불을 끈 셈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락앤락 매각설’이 조금씩 고개를 들고 있다. 5년 전 사모펀드가 인수할 때에 비해 회사 가치가 크게 증가하지 않았기 때문. 오히려 시가총액은 5년 전에 비해 크게 하락했다. 급한 불을 끈 어피니티가 매각을 선택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투자시장(IB) 업계에서는 락앤락 인수를 접촉하려는 곳이 있다는 얘기도 나오는 등 분분하다.

 

락앤락 베트남 쿡웨어 공장. 생활용품 기업 락앤락이 가까스로 자금 문제를 해결했지만, 시장에서는 매각설이 나온다. 사진=락앤락 홈페이지

 

#금리인상기, 어피니티에 불리한 연장 조건

 

급격한 금리 인상 기조 속에 인수금융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합의과정이 쉽지 않았다. 어피니티는 600억 원을 우선 상환하는 조건으로 만기를 최대 3년 연장하기로 했다.

 

어피니티는 2017년 12월 락앤락을 인수할 당시 차입 원금인 텀론(Term-Loan)은 3000억 원, 한도대출(RCF) 750억 원을 적용해 모두 3750억 원을 국내 금융사로부터 확보했다. 이번 연장 협상에서 대주단은 어피니티 측이 600억 원을 우선 상환하는 조건을 요구했고, 텀론 2476억 원에 한도대출은 최대 400억 원을 부여해 총 대출금액은 2800억 원으로 조정했다.

 

금리 상승기와 맞물려 금리는 대폭 상향했다. 대주단은 금융채 3년물 평균 금리를 기준 삼아 9%대 금리를 제시했고 어피니티 측은 이를 받아들였다. 5년 전 어피니티가 락앤락 인수를 위해 대출을 받을 당시 연 4.2~4.3% 수준의 금리를 적용했는데 두 배나 오른 셈이다. 

 

#인수 당시 비해 주가 절반 수준

 

자연스레 어피니티가 락앤락 매각을 고민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사모펀드는 일반적으로 경영권 엑시트(투자 회수)를 인수 5년 전후로 한다. 

 

하지만 어피니티에게 상황이 불리하다. 우선 회사 가치가 급락했다. 2017년 경영권을 인수한 어피니티의 지분가치는 6300억 원에 달했다. 인수 당시 주가(1만 2000원)에 프리미엄을 얹어 1만 8000원에 인수했는데, 현재 주가는 6500원대에 머무른다. 락앤락은 2020년부터 총 세 차례에 걸쳐 자사주 취득·소각을 반복하며 주가를 높이려 했지만 실패했다. 지분 69.94%를 고려할 때 3000억 원이 안 되는 수준이다. 

 

다만 인수 매력도는 여전하다는 평이 나온다. 실적이 꾸준히 감소하고 있지만, 그래도 항상 수익을 내고 있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4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9.7% 감소했다.

 

회사가 가진 현금도 적지 않다. 락앤락의 지분 69.94%를 가진 최대주주 컨슈머스트랭스는 최근 락앤락 보통주 기준 주당 1653원 배당을 결정해 577억 원을 확보했다. 락앤락은 어피니티가 인수한 이후 작년까지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600억 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올 3분기 기준으로 순현금도 2000억 원가량 보유했다.

 

매물로 나올 경우 인수 희망자들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락앤락은 브랜드 가치가 상당하고, 수익은 악화되고 있지만 지속적으로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기업”이라며 “어피니티가 손해를 보지 않으려고 한다면 힘들겠지만, 현재 주가를 고려한 매각 금액이 산정된다면 인수하려 하는 곳이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 

차해인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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