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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I 인적분할 발표…이우현 부회장 지배력 강화에도 주가는 하락세

사업부문 '교통정리' 후 숨겨진 가치 끌어올린다 했지만…'대주주 지배력 강화 목적'에 시장서 외면?

2022.11.29(Tue) 15:03:40

[비즈한국] OCI가 주력사업인 화학부문을 인적분할해 신설법인을 설립하는 안건을 11월 23일 의결했다. 내년 3월 주주총회를 거쳐 5월 1일 최종 분할될 예정이다. 소액주주 반발, 정부 규제 등으로 물적분할이 어려워지자 OCI가 인적분할을 택한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인적분할 발표 이후 OCI의 주가는 오히려 하락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된다. 

 

서울 중구 OCI 본사. 사진=최준필 기자


OCI는 인적분할을 통해 존속법인인 OCI홀딩스가 기존 주력 사업인 말레이시아 태양광용 폴리실리콘·도시개발·에너지 등의 사업을 이끌고, 신설법인인 OCI가 베이직케미칼·카본케미칼 등 화학부문 사업을 담당한다. 

인적분할인 만큼 기존 회사 주주는 OCI홀딩스와 OCI의 지분율에 따라 동일하게 신설법인의 주식을 배분받게 된다. 분할 비율은 OCI홀딩스 68.81%, OCI 31.18%다. 주주들은 지주회사와 사업회사 지분을 동시에 갖게 되며 주주가치를 훼손하지 않는다. OCI 관계자는 “인적분할을 통해 저평가된 주력 화학 사업 부문의 내재가치 재평가와 함께 주주 이익 극대화를 실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OCI의 분할은 예정된 수순이었다. 2017년 10월 고 이수영 회장 사망 후 이우현 OCI 부회장이 경영권을 물려받았지만 상속세를 납부하기 위해 2018년 4월 지분을 매각하며 최대주주 자리를 숙부인 이화영 유니드 회장에게 넘겨주게 됐다. 이복영 SGC그룹 회장과 이우현 OCI 부회장이 각각 5.40%, 5.04%를 보유중이다. 

이우현 부회장이 경영권을 넘겨받았지만 그룹 지배력은 확보하지 못한 상황. 업계에선 이때부터 인적분할 가능성을 점쳤다. 인적분할 후 지주사로 전환하기 위해선 자회사 지분이 필요하기에 최대주주 지분율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우현 부회장이 사업회사 지분을 지주사인 OCI홀딩스에 현물출자해 지배력을 크게 높이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선 특수관계인의 현물출자 여부가 중요하다. 이우현 부회장이 최대주주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OCI가 일찍이 형제경영 체제를 구축했기에 별다른 잡음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복영 SGC회장, 이화영 유니드 회장, 이건영 유니온 회장 등 각자 사업체를 이끌고 있다.

이우현 OCI 부회장. 사진=OCI 제공


이처럼 OCI홀딩스는 인적분할 후 공개매수 방식의 현물출자를 통해 신설법인 OCI를 자회사로 편입 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할 계획이다. 공개매수 후엔 ‘오너일가→OCI홀딩스→OCI’의 지배구조를 갖추게 된다. 최종적으론 물적분할의 형태를 띄게 된다.

인적분할은 소액주주에게 호재로 인식될 가능성이 높다. 기업의 지배구조 단순화와 혼재돼 있는 사업들이 각 계열사별로 정리되며 묻혀 있던 가치를 이끌 수 있기 때문이다. OCI 주가는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사업 전망을 반영하고 있다. 이에 반해 반도체용 폴리실리콘 사업 및 석유화학·카본사업 등은 비교적 저평가되고 있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현재 주가에 거의 반영되지 않은 카본소재 및 반도체용 폴리실리콘·과산화수소 사업이 분할돼 상장되며 숨겨진 가치가 부각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인적분할 발표 이후 OCI의 주가 흐름은 하락세를 걷고 있다. 인적분할 발표 전 10만 4000원이던 주가는 발표 이후 9만 5000원 선까지 내려왔다. 시장에선 사업구조 개편으로 인한 가치 부각보다는 대주주의 지배력 강화에 초점을 둔 것으로 풀이된다. 

인적분할까지 약 4개월 남은 시점에서 주가가 지속 하락하게 된다면 소액주주들이 주주총회에서 인적분할을 반대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회사의 분할은 주주들의 3분의 2 이상 동의해야 하는 특별결의 사안이다. OCI의 지분은 이화영 유니드 회장 등 특수관계인이 22.24%, 국민연금공단 10.07%, 소액주주 62.12%로 구성돼 있다. 소액주주의 비율이 절반을 훌쩍 넘는다.

이와 관련해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인적분할은 다변화된 사업부문을 나눠 효율적으로 관리하겠다는 목적인데, 지분을 매입하지 않고도 이우현 부회장 등 오너일가가 지분을 확대해 지배력을 강화할 가능성이 높아 시장에서 OCI의 매력도가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인적분할까지 많은 기간이 남은 만큼 대주주와 소액주주의 윈윈(Win-Win) 전략을 제고해야 할 시점이다”라고 설명했다.

정동민 기자 workhard@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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