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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 인기 타고 전문매장 성공할까…신중해진 이마트, 야심만만 GS

GS25 '도어투성수' 오픈, 이마트 '노브랜드' 1년째 신규 출점 중단

2022.11.15(Tue) 13:42:19

[비즈한국] GS25가 성수동에 새로운 콘셉트의 편의점을 열었다. 기존 편의점과는 전혀 다른 인테리어와 공간 연출력 등에 감탄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궁금증이 생긴다. GS25는 이곳에서 무엇을 보여주려는 것일까.

 

10일 성수동에 문 연 GS25의 ‘도어투성수’ 매장 외관. 사진=박해나 기자

 

#편의점 같지 않은 편의점, GS25가 ‘도어투성수’ 연 까닭

 

요즘 가장 힙한 카페거리로 꼽히는 성수동 연무장길 카페거리. 14일 오전 10시가 채 되지 않은 아침 시간 찾아간 카페거리는 한산했다. 카페나 식당 등 가게 대부분이 아직 문을 열지 않았다. 그곳에서 유일하게 불이 켜진 곳은 ‘도어투성수’. 골목에서 가장 먼저 문을 여는 부지런함이 없었다면 이곳을 ‘편의점’이라고 생각하긴 어려울 듯했다. 

 

지난 10일 GS25가 성수동에 플래그십 스토어 도어투성수를 열었다. 낮에 보면 카페, 밤에 보면 펍 같은 이곳은 GS25가 새로 론칭한 플래그십 스토어 브랜드 ‘도어투’의 1호 매장이다. 

 

매장문을 열고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여러 종류의 커피머신. 취향에 따라 고를 수 있도록 맛과 향이 다른 4가지 커피를 제공한다. 반대편에서는 와인을 판매한다. 맥주 5종과 와인 8종을 한 잔씩 구매해 맛볼 수 있는 디스펜서도 마련돼 있다. 

 

맛과 향이 다른 4가지 커피를 취향에 따라 골라마실 수 있다. 사진=박해나 기자

 

이 외에도 일반 편의점과 다른 것은 상품 종류가 많지 않다는 것이다. 일반 편의점이 통상 3000여 가지 상품을 판매하는 것과 달리 도어투성수는 150여 종만 취급한다. GS25의 PB(Private Brand·자체 브랜드) 상품이거나 단독 판매 상품이다. GS25 관계자는 “도어투성수는 다양한 상품을 취급하는 게 목적이 아니다. 소량의 상품을 다루는 대신 진열 면적을 확대하거나 분위기를 색다르게 연출하는 등의 형태로 판매를 시도할 것”이라고 전했다. 

 

도어투성수는 GS25가 ‘편의점’이라는 선입견으로 인해 제대로 평가 받지 못했던 PB 상품을 소비자에게 편견 없이 선보이겠다는 의지를 담아 만든 공간이다.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커피나 베이커리 등도 품질이 뛰어나지만 ‘편의점’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저평가되는 것이 아쉬웠다는 설명이다.

 

GS25 관계자는 “편의점 상품력이 굉장히 발전했다. 하지만 편의점이라는 공간적인 선입견 때문에 좋은 상품을 판매해도 실제 상품의 가치를 제대로 느끼지 못한다”며 “도어투성수는 편의점이라고 생각하지 못한 채 들어오는 고객이 상당수다. GS25 브랜드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높일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고물가로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PB 상품이 새롭게 주목 받고 있다. 사진=박정훈 기자

  

#고물가 해법은 PB? 전문매장 성공할까

 

유통업계의 PB 경쟁은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편의점이나 대형마트가 PB 전문매장을 운영할 정도로 판매 상품이 늘었고, 찾는 소비자도 늘었다. GS25는 2020년 4%대였던 PB 상품 매출증가율이 올해(1~10월) 11%대로 올랐다. CU의 PB 매출증가율도 2019년 10.1%에서 올해(1~10월) 14.3%로 상승했다. CU 관계자는 “현재 CU에서 PB 상품의 매출 비중은 25~30% 수준”이라며 “약 1000종의 PB 상품을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특히 최근 고물가로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PB 상품이 새롭게 주목 받고 있다. PB 상품의 경쟁력이 ‘가성비’로 꼽히는 만큼 조금이라도 저렴한 제품을 사려는 고객들은 PB 상품을 찾는다. CU 관계자는 “PB 제품은 그 브랜드에서만 만날 수 있어 고객을 끌어오는 데 큰 역할을 한다. 고객에게 가장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것이 가격인 만큼 PB 상품은 가격 경쟁력을 가장 큰 장점으로 내세운다”고 설명했다. 

 

이마트 관계자도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인플레이션 상황 속에서 가성비 높은 PL(Private Lable=PB) 상품을 찾는 고객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글로벌 주요 유통업체에서 공통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미국 대형 유통업체인 크로거, 앨버트슨, 일본의 이온 등도 PL 상품을 적극 확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PB 상품이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롯데마트도 최근 브랜드 리뉴얼을 걸쳐 대대적인 PB 강화에 들어가는 모양새다. 롯데마트는 2015년 간편식 PB 브랜드 ‘요리하다’를 선보였으나 시장에서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강성현 롯데마트 대표도 지난달 임직원 전용 게시판을 통해 “‘요리하다’가 지난 7년간 노력했던 것에 비해 고객 지지를 못 받았던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리뉴얼의 가장 큰 특징은 간편하면서도 완성도 높은 레시피를 담았다는 것”이라며 “PB 브랜드 ‘요리하다’ 매출이 최근 3개월(7~9월)간 전년 동기 대비 15% 신장했다”고 밝혔다. 

 

PB가 유통업계 대세로 떠오르고 있지만, 전문매장의 성공 가능성은 점치기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 아직 NB(National Brand·일반 제조사 브랜드)와 질적 차이가 있고 상품군의 구성 차이도 커, 고객을 지속적으로 끌어오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2016년 국내 첫 PB 상품 전용 매장인 ‘노브랜드’를 오픈한 이마트는 현재 전국 270여 매장을 운영 중이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가평점 이후 추가 출점을 중단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마트가 노브랜드 전문매장 사업을 공격적으로 펼쳤으나 기대만큼 성과가 나지 않으며 기존 매장의 효율성 강화에 집중하는 것으로 본다.

 

이에 대해 이마트는 “노브랜드 외부 점문점은 사업 내실화와 재정비를 위해 추가 출점을 하지 않는 상황이다. 기존 점포를 계속해서 업그레이드하고 상품을 보강하는 중”이라며 “올해(1~10월 기준) 노브랜드는 11%, 피코크는 4%의 매출 신장률을 보였다. 추가 출점이 없는 상태에서도 매출이 오르는 것은 성과가 좋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PB 전문매장이 소비자의 발길을 끌기 위해서는 더 다양한 상품 구성이 필요한데, 제조사가 PB 상품 비중을 늘리는 것에 부정적일 수 있다는 견해도 나온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유통업계가 PB 상품을 확대하면 제조사는 NB보다 PB 생산 비중이 커지게 된다. 자사 브랜드 키우기보다 PB 생산에 더 신경 써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며 “제조사로서는 고민이 커질 것이다. 유통업체 눈치 보기에 쉽사리 생산의뢰를 거절하지 못할 수도 있어 갈등이 생길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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