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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덕텔링] 북한의 '대응 군사작전' 도발, 억지를 위해 필요한 것

다양한 타격 무기로 새로운 방식의 도발…공군과 육군의 유기적 협력 이뤄져야

2022.11.11(Fri) 12:43:48

[비즈한국] 북한의 대규모 도발이 심상치 않다. 한미 연합훈련에 대해 신경질적인 반응을 하면서 미사일 발사, 포 사격, 전투기 출격 등을 계속하고 있다.

 

11월 7일 북한이 발표한 일명 비질런트 스톰 대응 군사작전’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북한은 3일 동안 ‘대규모 탄도미사일, 방사포 사격’, ‘대공 방어 요격미사일 23발 발사’,‘공군기지 타격을 위한 확산탄 탄도미사일과 지하 관통 탄도미사일 사격’,’전투기 500대 출격 훈련’,그리고 마지막으로 ‘울산 인근 공해상을 비행 순항미사일 사격’을 진행했다.

 

이런 도발의 규모도 문제지만, 더 크게 우려할만한 점은 새로운 방식으로 도발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LIG넥스원이 선보인 LAND 모형. 사진=김민석 제공

 

우선 방어 훈련이라고 주장하는 대공 미사일 발사훈련이 수상하다. 이번 발사에 사용된 구소련제 S-200 대공 미사일과 북한제 신형 번개-7 대공 미사일의 경우 200km 밖의 군용기도 공격할 수 있기 때문에, 이번 발사 지점에서 휴전선 이남의 우리 공군기를 위협할 수 있었다.

 

미사일 공격 훈련도 과거에 비해서 더 정교해졌다. 북한은 ‘산포탄전투부’와 ‘지하침투전투부’ 라는 두 종류의 탄두를 실을 미사일을 쐈다고 주장했는데, 산포탄은 한국에서는 확산탄(Cluster Bomb)으로 부르는 소형 자탄을 반경 수백 m에 뿌리는 것이고, 지하침투 전투부는 지하의 탄약고나 지휘부를 공격할 수 있어 위력적이다.

 

또한 북한이 주장한 ‘전투기 500기 동시 출격’도 항공유 부족에 시달리는 북한 공군이 과거에는 한 번도 보여준 적 없는 무력 시위라는 점은 분명하다. 북한 공군은 낡고 낙후되었지만, 이런 대규모 출격에 대응하는 것은 여전히 어렵기 때문이다.

 

가장 위협적이고 도발적인 것은 NLL을 넘어 우리 영토 근처 공해상까지 순항미사일을 사격한 것이다. 북한의 주장에 따르면 그들은 핵전략 순항미사일 2발을 울산 근처 공해상을 향해 발사했다는데, 북한 미사일이 NLL을 넘어 남부지방 인근까지 내려왔다면 이는 묵과할 수 없는 중대한 정전협정 위반행위이다.

 

물론 북한의 일명 ‘대응훈련’ 내용을 모두 진실이라고 간주할 수는 없다. 북한은 공식 발표에서 실패한 ICBM 발사 내용을 숨겼으며, 전투기 출격 훈련 사진도 합성으로 숫자를 부풀린 사실이 이미 드러났다.

 

게다가 합동참모본부가 공식적으로 북한 순항미사일을 발견하지 못했다 한 만큼, 울산 근처까지 북한이 미사일을 쐈다고 결론을 짓는 것은 성급한 판단일 것이다.

 

다만 북한이 거짓말을 한다고 해서 그것이 가짜 위협이라는 뜻은 아니다. 그들의 군사적 목표가 대규모 전투기 편대 출격을 통한 포화 공격 전술, 기습적인 ICBM 발사, 그리고 순항미사일을 사용한 대한민국 후방지역 공격을 통한 대한민국 공습임은 명백하다.

 

그렇다면 한국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사실 우리 군은 이미 북한이 이번에 선보인 신형 미사일 도발에 대한 대응 방안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지난 10월 20일 육군본부가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 제출한 업무보고 자료에서 그 상세한 내용이 밝혀졌다.

 

육군이 준비 중인 새로운 대공 방어무기는 세 가지이다. 장사정포 요격체계-II, 고출력 레이저 요격체계, 지상 기반 근접방어무기체계(CIWS)가 그것인데, 이들 세 가지 전력을 활용하면 이번에 북한이 도발에 사용한 대구경 방사포, 단거리 탄도탄, 순항미사일 방어라는 세 가지 전력에 대응할 수 있다.

 

먼저 장사정포 요격체계(LAMD)-II는 북한 방사포 요격을 위해 개발 중인 장사정포 요격체계를 개량하여 600mm급 초대형 방사포는 물론 KN-23, 24, 25로 불리는 저고도 비행 단거리 탄도미사일까지 요격할 수 있는 성능을 확보할 것이다. 레이저 요격체계의 경우 고정형 블록-1과 이동식 차량형 블록-2가 동시 개발 중인데, 대형 항공기는 파괴할 수 없지만, 미사일과 소형 드론의 대규모 벌떼(Swarm)공격에 대처할 수 있다. 지상형 CIWS는 함선의 최종 방어무기인 CIWS를 그대로 지상으로 옮겼다. 1분에 수천 발을 발사할 수 있는 30mm 개틀링 포와 AESA, EO/IR 첨단 표적 획득 장비로 근접한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다.

 

특히 LAMD와 지상형 CIWS 둘 다 북한의 탄도미사일은 물론 저고도 순항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을 것이다. 두 무기 모두 해상에서 순항미사일과 같은 표적을 요격할 수 있는 해궁 미사일과 CIWS에 기반을 두기 때문이다.

 

다만 육군의 이런 새로운 신형 대공무기 획득 계획에는 큰 우려 사항이 있다. 성능이 너무 강력해진 만큼 기존 무기, 특히 공군의 대공 방어무기와 크기와 역할이 중복되어 효율적인 운용이 어렵기 때문이다.

 

최대한 간결하게 현재 우리 군의 대공 방어 체계를 이야기하자면, 해군은 해군 함정이 있는 바다 근처에서 대공 방어를 책임지고, 육군은 수도 서울의 저고도 공역과 군의 작전 지역 중 저고도를 담당한다. 이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공군의 전투기와 대공 방어 무기들이 담당한다고 해도 크게 틀린 것은 아니다.

 

문제는 이렇게 육군이 소유하는 대공 방어 무기체계의 성능이 향상되어서 공군의 영역과 중복되면 효율적이고 유기적인 영공 방어 작전이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땅에 있는 적이나 바다에 있는 적과 달리 하늘을 위협하는 적의 공격은 시속 수천 km의 매우 빠른 속도로 날아와서, 공격 영역이나 결정 권한이 겹치면 적절히 대응할 수 없다.

 

게다가,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에서의 대공 방어 전투 양상도 고려해야 한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우크라이나군은 대형 지대공 미사일 및 휴대용 지대공 미사일을 마치 게릴라전을 하듯이 기습적으로 공격하고, 동시에 러시아의 지대공 미사일이나 대공포는 드론이나 포탄, 로켓포와 같은 비대칭(Asymmetric) 수단으로 타격해서 큰 피해를 줬다.

 

이 때문에, 필자는 단순히 대공 방어 무기의 성능만 높이는 것이 아니라, 운용과 작전 개념 자체를 유기적으로 통합할 수 있는 합동 방공작전 능력을 높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방공 임무를 육군이나 공군 한쪽으로 다시 통합하거나, 새로운 군종을 창설하는 것으로는 또 다른 갈등을 일으킬 수 있다.

 

그것은 모든 미사일을 육군이나 공군이 독점해도, 새로운 신무기가 나타나면 또다시 협업의 필요성이 생길 뿐만 아니라, 방공군으로 독립한다고 해도 방공군과 육·​해·​공군과의 협력이 또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군 편제 개편으로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그래서 육군과 공군이 서로 대공 방어 임무를 나눠서 받는 현재의 체제를 유지하되, 임무나 성격에 따라 군의 구분 없이 지휘권을 통일하도록 만들고 훈련하는 게 필요하다.

 

미사일이나 포대 단위로 임무나 지휘를 묶는 게 아니라. 방어지역이나 임무 별로 그 지역의 방어에 필요한 육군과 공군 전력을 통합 통제해서, 공군 철매-2 대공 미사일과 육군 LAMD-2 미사일이 자동으로 표적을 배분하거나, 육군의 지상형 CIWS나 레이저 대공무기가 공군의 L-SAM 장거리 대공 미사일 포대를 보호하는 ‘다영역 대공 방어’가 필요한 시점이다.

김민석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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