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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랑] 전남 순천 여행① 흐린 가을 하늘 아래 정원&습지 산책

대한민국 1호 국가정원 '순천만국가정원', 철새 천국이자 대표 연안습지 '순천만습지'

2022.09.13(Tue) 17:38:43

[비즈한국] 가을, 하면 들판을 금빛으로 물들이는 햇살이 떠오르지만, 때로는 흐린 하늘 아래 산책도 낭만적이다. 고 김광석이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 하고 노래했던 것처럼. 자연과 인공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 순천만국가정원과 순천만습지에서 흐린 가을 하늘 아래 낭만적인 산책을 즐겨보자. 

 

순천만국가정원은 세계 5대 습지 중 하나로 손꼽히는 순천만 일대에 조성된 대한민국 제1호 국가정원이다. 세계적인 정원 디자이너 찰스 쟁스가 디자인한 호수 정원. 사진=구완회 제공

 

#세계의 정원을 한자리에, 순천만국가정원 

 

순천만국가정원은 세계 5대 습지 중 하나로 손꼽히는 순천만 일대에 조성된 대한민국 제1호 국가정원이다. 2013년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를 계기로 조성되었는데, 이듬해 ‘순천만 정원’이라는 이름으로 개장했다가 2015년 대한민국 최초의 국가정원으로 지정되었다. 이후 해마다 수백만 명이 찾는 순천의 대표 관광지가 되었다. 

 

순천만국가정원은 이름에 걸맞게 어마어마한 규모를 자랑한다. 순천만 인근 도사동 일대 112만 ㎡에 나무 80만 그루와 꽃 315만 본을 심어놓았다. 단순히 물량 공세만 펼친 것은 아니다. 순천만국가정원의 중심에는 세계적인 정원 디자이너 찰스 쟁스가 디자인한 호수 정원을 두고 프랑스, 스페인, 네덜란드, 멕시코, 몽골, 한국 등 11개국의 전통정원을 배치했다. 이곳들만 둘러보는 데에도 온종일이 걸릴 만큼 방대한 규모다. 나라별 특징을 잘 살린 정원을 걷다보면 걸어서 세계 여행을 하는 기분이 든다. 

 

네덜란드 정원(위)과 이탈리아 정원. 순천만국가정원은 호수 정원을 중심에 두고 프랑스, 스페인, 네덜란드, 멕시코, 몽골, 한국 등 11개국의 전통정원을 배치했다. 사진=구완회 제공

 

여기에 호수 정원을 비롯한 다양한 테마 정원도 볼거리를 더한다. 우리나라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분들을 기리는 현충 정원은 뉴욕에서 활동하는 설치미술 작가 강익중과 순천 시민들이 함께 만든 공공미술 작품이다.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꿈틀 정원은 순천만을 대표하는 생물인 갯지렁이를 형상화했다. 이 밖에도 순천만 국가정원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하늘 정원, 순천시의 상징인 흑두루미 형상을 미로처럼 만든 흑두루미 미로 정원, 수십만 송이의 장미가 피어나는 야수의 장미 정원 등도 볼 만하다.

 

아이와 함께라면 습지센터 옆의 동물원도 빼놓을 수 없다. 거대한 육지거북과 사막여우, 미어캣, 물범과 수달 등이 관람객들을 맞이한다. 좀 더 낭만적인 기분을 느끼고 싶다면 메타세쿼이어 산책로가 좋다. 노랗게 물들어가는 산책로 초입에는 장미꽃으로 대형 하트 조형물을 만들어 포토존을 꾸몄다. 

 

#갈대밭 사이로 갯벌 산책, 순천만습지

 

순천만국가정원을 둘러보았다면 순천만습지로 자리를 옮겨 보자. 순천만국가정원과 순천만습지 사이에는 스카이큐브와 갈대열차가 운행되어 이동도 편리하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연안 습지인 순천만습지는 5.4㎢에 이르는 빽빽한 갈대밭과 22.6㎢의 광활한 갯벌로 이루어져 있다. 갈대 군락지로는 국내 최대 규모로 바닷바람에 갈대밭 전체가 흐느적거리는 모습은 드넓은 바다 위 일렁이는 파도처럼 장관을 이룬다. 

 

갈대밭은 순천 시내를 관통하는 동천과 순천시 사상면에서 흘러온 이사천이 합쳐지는 지점부터 시작해 3km 가까이 이어진다. 멀리서 보면 갈대밭 일색이지만 가까이 다가가 보면 물억새, 쑥부쟁이 등이 곳곳에 군락을 이루어 다채로움을 더한다. 바다에 가까운 하구에는 붉은 칠면초 군락지가 색다른 풍경을 보여준다. 

 

해마다 겨울이 되면 흑두루미(사진), 재두리미, 황새, 저어새, 검은머리물떼새 등 국제적으로 희귀하거나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조류들이 순천만습지로 날아든다. 사진=순천만관리센터

 

순천만습지는 전 세계 습지 가운데 희귀 조류가 가장 많이 몰려드는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해마다 겨울이 되면 흑두루미, 재두리미, 황새, 저어새, 검은머리물떼새 등 국제적으로 희귀하거나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조류들이 이곳으로 날아든다. 이 밖에도 도요새, 청둥오리, 기러기 등을 포함해 230여 종의 철새들이 순천만 일대에서 겨울을 나는데, 이는 우리나라 전체 조류의 절반가량이나 된다고 한다. 순천만의 넓은 갯벌에는 조류뿐 아니라 갯지렁이와 게, 조개류가 풍성하게 서식하고 있다. 

 

순천만은 이런 자연생태계의 중요성을 인정받아 2003년 습지 보호지역으로 지정되었고, 2006년에는 습지 보호에 관한 국제협약인 람사르협약에 등록되었으며, 2008년에는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제41호로 지정되었다. 

 

순천만습지의 일몰 풍경. 순천만습지는 빽빽한 갈대밭과 광활한 갯벌로 이루어져 있다. 사진=순천만관리센터

 

<여행정보>

 

순천만국가정원

△위치: 전라남도 순천시 국가정원1호길 47

△문의: 061-749-3114

△운영시간: 5~9월 08:30~20:00, 10월 08:30~19:00, 11~2월 08:30~18:00, 3~4월 08:30~19:00

 

순천만습지

△위치: 전라남도 순천시 순천만길 일대

△문의: 061-749-6074

△운영시간: 3~10월 08:00~20:00, 11~2월 08:00~19:00

 

필자 구완회는 대학에서 역사학을 전공하고 ‘여성중앙’, ‘프라이데이’ 등에서 기자로 일했다. 랜덤하우스코리아 여행출판팀장으로 ‘세계를 간다’, ‘100배 즐기기’ 등의 여행 가이드북 시리즈를 총괄했다. 지금은 두 아이를 키우며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역사와 여행 이야기를 쓰고 있다.​​​​​​​​​​

구완회 여행작가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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