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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경협테마주 자처하던 쌍방울, 아태협 후원 의혹에 '자승자박'

관련 인사들 다수 영입해 대북사업 대비…지금까지 확인된 건 복잡한 인맥뿐

2022.09.06(Tue) 14:19:18

[비즈한국] 테마주 편입을 통해 주가 부양을 해왔다는 의심을 받아온 쌍방울그룹이 자승자박에 빠졌다. 검찰이 변호사비 대납 의혹 관련 수사에 속도를 높이는 가운데 쌍방울이 후원해온 민간 대북교류 단체 ‘아태평화교류협회’(아태협)을 겨냥하기 시작한 것. 2018년 아태협이 경기도와 행사를 공동 주최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쌍방울이 아태협을 앞세워 경기도의 행사를 우회지원 했다는 의혹까지 불거졌다.

 

서울 중구에 위치한 쌍방울그룹 본사. 2018년 민간 대북교류 단체 ‘아태평화교류협회’가 경기도와 행사를 공동 주최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쌍방울이 아태협을 앞세워 경기도의 행사를 우회지원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사진=박정훈 기자

 

의혹에서 언급된 민간 대북교류 단체 아태협의 회장 안 아무개 씨는 쌍방울그룹 계열사 SBW더블유생명과학(옛 나노스)의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린 바 있다. 행사를 이끈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쌍방울 사외이사를 지낸 이력 또한 의혹에 불을 지폈다.​ 최근에는 아태협이 무상으로 쌍방울그룹 사옥에 입주했다는 사실도 알려졌다.

 

그러나 쌍방울이 아태협을 후원했다는 사실만으로 이를 쌍방울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까지 연결 짓기는 무리가 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시간에 쫓기는 검찰은 변호사비를 대납한 증거를 확보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아직까지 드러난 것은 쌍방울그룹의 복잡한 인맥 정도에 불과하다는 점도 이를 방증한다.

 

주식 시장은 진작부터 ‘테마주’로 자주 언급되던 쌍방울그룹과 K 그룹에 대해 의구심을 품었다. 두 그룹이 올 상반기 쌍용차 인수전에 컨소시엄을 이뤄 참여했을 때에도 쌍용차 인수전을 재료로 활용해 주가를 부양하려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왔다.

 

이와 관련해 금융당국 관계자는 “시장에서는 오래전부터 테마주, 주가조작 등과 관련해 쌍방울그룹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고, 당국도 이를 파악하고 모니터링해왔다”고 전했다. 

 

이처럼 두 그룹은 ‘테마주’ 혹은 ‘관련주’로 시장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왔다. 특히 쌍방울그룹은 남북관계가 개선되던 2018년 ‘남북경협주’로 꼽혔다.​ 북한에서 위탁가공 사업 허가를 받은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쌍방울은 2020년 12월 발행된 서울시 남북경협편람에도 ‘위탁가공교역 참여 기업’으로 명시됐다. 같은 해 남북경협 거점도시로 언급되던 포천시와 상생발전 업무협약을 맺고 포천시교육재단에 장학기금을 기탁한 것 또한 남북경협 사업을 대비한 움직임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와 더불어 쌍방울은 대북사업을 목적으로 주요 계열사를 중심으로 그룹 전반에 관련 인사들을 채워넣었다. 나노스가 2019년 김형기 전 통일부 차관을 사외이사 고문으로 영입한 것이 대표적이다.

 

사회 각계 지도층이 총망라된 남북교류 유력 민간단체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출신도 다수 영입했다. 민화협은 이종걸 전 민주당 원내대표가 대표상임의장을 맡고 있는 범국민 통일 운동 상설협의체로, 일본 강제 동원 피해자 및 독립운동가 후손 지원 등을 펼치는 진보 성향 단체다. 이 전 원내대표는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지지하며 이 대표 지원모임 ‘공명포럼’의 상임고문을 맡기도 했다.

 

2020년 2월부터 민화협의 공동의장을 맡고 있는 방 아무개 씨는 과거 쌍방울의 사내이사였다가 2020년 3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광림의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방 씨는 2011년 쌍방울에 입사한 이후 국내 영업담당 총괄이사, 중국법인장 등을 맡은 바 있다. 광림은 방 전 대표이사 선임 당시 “민화협을 발판으로 광림의 대북사업이 물꼬를 틀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방 전 대표 또한 “민화협 활동과의 시너지를 통해 남북화해 무드가 조성되면 대북사업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포부를 말한 바 있다.

 

지난 2017년 3월부터 2020년 3월까지 광림의 사외이사를 지내고, 올해 3월 또 다시 쌍방울의 사외이사로 선임된 김 아무개 전 의원 또한 민화협의 공동의장이다. 김 전 의원은 2005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추징금 4억 원을 선고 받은 바 있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도덕성 논란이 제기됐다. 

 

이 밖에 2020년 9월부터 현재까지 아이오케이 감사로 있는 김 아무개 씨 또한 민화협의 공동의장으로 재임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정치권에서는 대북 단체 아태협을 앞세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쌍방울그룹의 커넥션 의혹이 연일 제기되고 있다. 지난 2일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 대표는 경기지사 시절 아태협과 함께 대북교류 행사를 했다”며 “쌍방울이 이 단체에 수억 원을 후원했고, 이 대표는 이 행사를 자신의 치적으로 홍보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 대표는 “나와 쌍방울의 인연은 내복 하나 사 입은 것밖에 없다”고 일축했다.

여다정 기자 yeopo@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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