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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보통의 투자] 국민연금도 마이너스 내는 요즘, 'ESG' 중장기 투자는 어떨까

펜데믹 거치며 관심 줄었지만 글로벌 트렌드는 여전히 'ESG'…에너지 안보시대 중요성 더욱 부각

2022.09.05(Mon) 15:38:48

[비즈한국] 국민연금의 올해 상반기 수익률이 역대 최저치인 -8%를 기록하면서 투자 손실에 대한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국민연금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민연금기금 적립금은 882조 7000억 원이었다. 상반기에만 약 77조 원의 손실이 났다. 자산군별 수익률은 국내주식 -19.58%, 해외주식 -12.59%, 국내채권 -5.80%, 해외채권 -1.55%, 대체투자 7.25% 등의 순이었다. 국민연금은 대체투자를 제외하고 모든 투자 부문에서 손실을 냈는데, 그 배경으로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이 꼽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긴축부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에 공급망 문제, 중국 락다운 등 올해 상반기 금융시장을 뒤흔드는 글로벌 경제 이슈는 쉴 틈 없이 이어졌다.

 

글로벌 악재가 지속되는 요즘 중장기 투자를 위해 ESG에 관심을 가져보라고 투자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전문가들이 운용하는 국민연금 투자 수익도 이러하니,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 이익도 상반기에는 기대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주식이 아닌 채권에 관심을 두는 개인 투자자들이 늘어난 것도 이런 배경에서 비롯된 것으로 예상된다. 직장인 A씨는 “나중에 국민연금을 받을 수 있을지도 모르는데, 내가 가진 투자 자산도 마이너스라 어떤 곳에 투자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대외 불확실성으로 투자 손실을 내며 체면을 구기긴 했지만, 사실 국민연금은 기금운용지침에 맞춰 자산을 배분해 운용하고 있다. 특히, 이 지침 가운데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등을 고려한 책임 투자를 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국민연금이 최근 재생에너지, 기후 변화, 에너지 전환 등에 투자하는 사모펀드에 약정한 것도 이러한 일환이다. ESG는 기업 활동에 친환경과 사회적 채임, 지배구조 개선 등 투명경영을 고려해야 지속 가능한 발전을 할 수 있다는 개념이다. 투자자는 ESG채권, ESG펀드, ESG ETF, ESG 관련이 높은 기업 주식 투자를 통해 ESG에 투자할 수 있다. 모두 증권사나 자산운용사를 통한다. 하지만 코로나19를 거치면서 ESG에 대한 관심을 줄어든 상태.

 

김상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전반적인 ESG채권의 발행량이 감소하고 있다”​며 “​올해 들어 글로벌 채권금리가 급등한 것과 에너지수급 교란에 따른 ESG와 관련한 관심도 저하가 원인”​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금리 급등에 따른 채권투자손실을 우려한 투자자들의 보수적인 스탠스와 맞물려 발행기업들도 발행시키는 저울질하느라 예년에 비해 채권발행공급이 많이 줄었다”​고 짚었다. 그는 "특히 ESG채권의 경우 발행 주체가 정부가 아니라 일반기업이기 때문에 조달비용, 차환성 등과 관련된 금융시장의 여건에 분위기가 많이 좌우되는 영향이 반영됐다”​고 진단했다. 또 미국 펀드평가사인 모닝스타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글로벌 ESG 펀드로는 326억 달러가 유입됐는데 이는 전 분기 대비 62% 감소한 수치일 뿐 아니라 지난 202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였다. 이 때문에 ESG 투자에 대한 회의론도 제기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에너지 안보 시대에 오히려 ‘환경’​과 ‘​사회적 책임’​은 더 중요해졌다고 말한다. ESG 투자 수요는 결국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다. 신한금융투자는 ESG가 중장기적으로 많은 상장기업들의 개별 주가와 매출액 등 실적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ESG 효과가 물가와 금리 이슈로 인해 희석되기는 했지만, 현 국면에서도 주당순이익(EPS)과 ESG 방향성이 같은 기업들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이정빈 신한금융투자 수석연구원은 “ESG와 EPS가 함께 상향하는 종목은 이차전지, 태양광, 방산, 보험, IT 주식”​이라며 “​신재생에너지 관련주가 올해 2분기에 EPS 증가가 나타나면서 ESG 등급도 상향 조정됐다”​고 말했다.

 

ESG는 전문가들의 예상처럼 미래 트렌드가 될 것임은 분명하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 4월 MZ세대 38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4.5%가 “​더 비싸도 ESG 실천 기업의 제품을 구매하겠다”​고 답했다. 또 응답자의 70%는 “​ESG 우수 기업 제품이라면 경쟁사 동일 제품 대비 2.5~7.5%를 추가로 지불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가성비와 가심비를 뛰어넘은 ‘갓심비’​를 추구하는 젊은 세대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미국은 최근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IRA)을 발효했다. 이 법안은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투자와 약가 안정화를 통해 물가상승 피해를 줄이는 것이 골자다. 신재생에너지 기업 투자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코로나19와 인플레이션 탓에 줄어든 ESG에 대한 관심이 다시 모일 기회가 되길 바란다. 지금의 가치 투자가 당장의 수익을 주지 못할지는 몰라도 더 좋은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발판이 될 수 있다. 개인 투자자의 힘으로도 세상을 바꿀 수 있다.​

김세아 금융 칼럼니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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