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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회사생활] 이보게, 내가 좋은 리더가 될 상인가

내 안에서 자라는 '괴물' 자가점검

2022.08.11(Thu) 10:59:44

[비즈한국] 요즘에는 노력하는 상사가 많이 늘었다. 유연하고 공감하는 리더십을 배울 기회도 많고, 마음만 먹으면 관련 정보들도 쉽게 얻을 수 있다. 그럼에도 좋은 리더가 되는 것은 만만치 않은 일이다. 정답을 몰라서가 아니다. 정답을 손에 쥐고 있어도,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모른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좋은 리더가 되는 첫 번째 조건은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다. 그 후에 개선할 점과 강화할 점을 알아야 한다. 

 

부하직원이 나와 다른 의견을 내면 짜증이 나고, 항상 내 의견이 옳다고 생각한다면? 나쁜 리더가 될 가능성이 높다.

 

나에게 혹시 나쁜 리더가 될 성향이 있지는 않은지 먼저 살펴보자. 아래 문항에 그렇다, 아니다로 답해보라. 자신의 상사를 생각하면서 답해도 좋다.

 

1. 나와 다른 의견이 나오면 짜증이 나는가?

2. 나와 다른 의견은 반드시 제압해야 마음이 편한가?

3. 나와 다른 의견이 계속되면 상대의 말이 끝나기 전에 말을 끊는 편인가?

4. 대부분의 경우 내 의견이 가장 탁월하다고 생각하는가?

5. 나만큼 회사와 일에 관심이 많고 깊이 고민하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하는가?

6. 웬만하면 의견을 바꾸지 않는가?

7. 나와 미팅하면 사람들이 불편해하는가?

 

답이 대체로 예스가 나왔다면 심각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 이는 당신이 직원들의 창의성과 사기를 꺾는 고집불통 성향이 강하다는 뜻이다. 당신이 젊은 세대라면 상사들을 생각하면서 답을 써보라. 회의에서 직원들이 의견을 내면 몇 문장 말하지도 않았는데 상사의 미간에 벌써 주름이 잡히지는 않는가? 계속 말을 이어가야 하나 그만 멈춰야 하나, 발표자에게 내적 갈등을 불러일으키지는 않나? 말은 다 들어주지만 결국 하나하나 틀린 이유를 댄 뒤 상사의 의견으로 결론 내는 일이 다반사이지 않은가? 직원들이 아이디어를 적당히 만들어가자고 사전에 담합하는 일은 없는가? 나는 절대로 그런 상사가 될 리 없다고 생각하겠지만 그 ‘답정너’의 상사도 초년생 시절에는 당신과 똑같이 생각했을 것이다.

 

고집불통 성향은 어느 날 갑자기 생기는 것이 아니다. 오랜 시간에 걸쳐 뿌리를 내리고 가지를 뻗으며 차근차근 자랐다. 자신을 돌아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주변 사람들과 조직의 잘못도 크다. 그의 성과에만 관심을 두어 방치하고 면죄부를 준 결과다. 태도에 조금 문제가 있어도, 동료와 문제가 자주 생겨도, 자신이 맡은 일만 잘 해내면 조직은 눈 감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한편으로는 시간이 지나 본인이 상사가 되면 태도도 개선되겠지 하고 내버려두는 측면도 있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면서 말이다. 

 

부하 직원이 있다면 앞의 질문을 그 직원에게 던져보라. 스스로 놓치는 점이 없는지 용기를 가지고 점검하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비뚤게 자라난 고집불통 성향은 주변 사람을 괴롭히는 ‘괴물’이 된다. 끈기 있게 나를 점검하지 않는다면, 그냥 시간이 나를 좋은 리더로 만들어주지는 않는다. 자기 안에 이런 ‘괴물’을 키우고 있다가 회사에서 내쫓기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진즉 나쁜 성향을 통제해주지 않은 회사 책임도 크다. 그런 사람이 임원이라면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그만큼 조직에 끼치는 손해가 커진다. 물론 회사가 직원의 잘못된 태도까지 하나하나를 교정할 수는 없다. 다만 비용이 들더라도 좋은 외부 코치들을 통해 리더들의 삐뚤게 자란 가지를 쳐주는 것은 필요하다. 삐뚤게 무성해진 가지는 햇볕을 막고 그 아래 성장하는 새싹을 죽이니까 말이다.

 

배우 윤여정 씨는 “우리는 낡았고 매너리즘에 빠졌고 편견을 가지고 있어요. 젊은이들에게 ‘니들이 뭘 알아?’라고 하면 안 되죠”라고 말했다. 사진=박정훈 기자

 

영화 ‘미나리’로 전 세계에 얼굴을 알린 배우 윤여정 씨가 ‘윤식당’이라는 예능 프로그램을 시작하며 어느 미디어와 한 인터뷰가 떠오른다. “서진이(배우 이서진)가 메뉴를 추가하자고 했어요. 젊은 사람들이 센스가 있으니 들어야죠. 우리는 낡았고 매너리즘에 빠졌고 편견을 가지고 있잖아요. 살아온 경험 때문에 많이 오염됐어요. 이 나이에 편견이 없다면 거짓말입니다. 그런데 어른들이 젊은이들에게 ‘니들이 뭘 알아?’라고 하면 안 되죠.”

 

남의 편협함을 보고 탓하기보다는 자신 역시 편견과 편향을 가질 수 있음을 늘 경계해야 한다. 그리고 편견과 편향은 결코 나이 든 사람의 전유물이 아니다. 요즘 ‘젊은 꼰대’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편견이 없다는 건 거짓말! 내 상사가, 내 부하직원이 도대체 왜 이럴까 하는 의문 대신 내 속에서 자라고 있는 괴물은 없는지부터 점검해보기 바란다.​ 

 

필자 박중근은 조직 관리 전문가로 2018년 캠프코리아를 설립해 기업 교육 및 코칭을 하고 있​다. 나이키코리아, 한국코카콜라, 아디다스코리아에서 상품기획과 마케팅을 하고 닥터마틴 한국 지사장을 역임했다. 부산외대에서 커뮤니케이션과 비즈니스 기획, 마케팅을 가르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70년대생이 운다’ ‘오직 90년대생을 위한 이기적인 팀장 사용 설명서’가 있다.​​​

박중근 캠프코리아 대표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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