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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스타트업열전] 3년 만에 오프라인 모인 하노버박람회·비바테크 현장

독일 하노버 산업박람회선 매치메이킹 행사 호평, 프랑스 비바테크는 여성·아프리카 스타트업 주목

2022.06.21(Tue) 11:40:42

[비즈한국] 지난 2년간 지속된 팬데믹으로 대부분의 행사가 온라인으로 전환되거나 취소되었다. 스타트업 관련 행사도 마찬가지다. 직접 만나 사업 아이디어를 알리고, 소개하는 것보다 어떻게 효과적으로 온라인에 ‘노출’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시간이 길었다. 

 

최근 코로나 상황이 나아져 각국의 방역 규제가 완화되면서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오프라인 행사가 하나둘 시작되었다. 다시 팬데믹 이전처럼 사람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스타트업의 아이디어를 뽐내는 행사가 유럽 곳곳에서 열렸다.

 

#독일 하노버 산업박람회에서 소개된 주목할 스타트업 

 

스타트업 행사뿐만 아니다. 독일은 매년 약 160~180개의 박람회가 열리는 세계 최대 박람회 국가다. 전 세계 국제박람회의 65%가 독일에서 개최된다. 지난 2년간 취소나 연기 또는 온라인 개최로 다소 침체됐던 독일 박람회장들도 최근 활기를 띠면서 천천히 오프라인으로 돌아오는 중이다. 

 

2022년 하노버 산업 박람회 에르메스 스타트업 어워드를 수상한 MIP 테크놀로지(MIP Technology). 사진=hannovermesse.de

 

다양한 산업 박람회에서 글로벌 대기업들의 화려한 부스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지만, 무엇보다도 새로운 아이디어들 들고 나온 신생 테크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재미는 더욱 크다. 지난 5월 30일부터 6월 2일까지 독일 하노버에서는 세계 최대 산업 기술 전시회인 하노버 산업박람회가 열렸다. 무려 3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열린 것이다. 

 

4일 동안 약 7만 5000명의 관람객이 박람회장을 방문했고, 총 60여 개국에서 2500개 기업이 참가했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대중 박람회가 아니라 로봇, 인공지능, 수소, 인더스트리 4.0 분야의 전문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산업박람회라는 점에서 작지 않은 규모다. 

 

하노버 박람회에서도 다양한 스타트업의 기술력이 단연 눈에 띄었다. 독일 스타트업 MIP 테크놀로지(MIP Technology)는 에르메스재단과 하노버 박람회가 선정한 에르메스 스타트업 어워드 2022(Hermes Startup Award 2022)를 수상해 주목을 받았다. 

 

MIP테크놀로지는 독일 하노버의 라이프니츠연구소의 스핀아웃 기업으로 스마트 팩토리 등에서 사용할 수 있는 기계 부품에 고유한 ID 태그를 생성해, 공장 생산 설비가 자동으로 판독되게 하는 마그네틱 정보 플랫폼을 생산한다. 

 

에르메스 스타트업 어워드 심사위원단은 “MIP테크놀로지는 마그네틱 정보 플랫폼으로 산업 기계의 데이터를 안전하게 전송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고, 이는 다양한 산업 분야의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호평했다. 

 

하노버 박람회에서는 특히 스타트업과 기존 대기업·중소기업을 위한 스타트업 매치메이킹 행사(Startup Matchmaking@young tech enterprises)가 좋은 반응을 얻었다. 단순히 스타트업이 고객사를 찾는 행사라기보다는 디지털 솔루션을 가진 스타트업이 전통기업에 특정 기술의 디지털화에 관한 인사이트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스타트업이 전통기업에 멘토의 역할로 참여해 협력의 시작점을 마련한다는 의미가 컸다.

 

#유럽·아프리카 아우르는 최대 테크 축제, 프랑스 비바테크

 

지난주 유럽을 가장 뜨겁게 달군 행사는 파리 근교에서 열린 비바테크(Viva Tech)였다. 비바테크는 매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 스타트업·테크 이벤트다. 2016년 처음 개최된 다소 ‘어린’ 행사지만, 스타트업 관련 행사로는 최단 기간 빠르게 성장했다. 

 

유럽 최대의 테크 축제 비바테크. 사진=vivatechnology.com


비바테크도 팬데믹 이후 3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열려 전 세계 30개국의 1300여 개 스타트업이 제품을 전시하고, 아이디어를 뽐냈다. 올해는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뿐만 아니라, 이더리움 설립자 비탈릭 부테린(Vitalik Buterin), 명품 브랜드 그룹 LVMH의 CEO 베르나르 아르노(Bernard Arnault) 등이 연사로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오프라인 방문객은 약 2만 6000명으로 팬데믹 이전의 10만 명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방문객의 70% 이상이 기업의 C 레벨급으로 비즈니스의 최전선에 있는 사람들의 실속 있는 만남의 장이 되었다는 평가다.

 

비바테크는 자체 설문조사에서 “비바테크를 통해 79%의 스타트업이 잠재적 투자자를 만났다”고 밝히며, 단순한 방문객 숫자보다 실질적 성과에 주목했다. 또 블록체인, 메타버스, AR/VR, 일의 미래(Future of Work), 스마트시티, 모빌리티 등 다양한 분야에서 50개 이상의 스타트업 챌린지 행사가 열렸으며, 이 챌린지에만 4500개의 스타트업이 참여했다.

 

비바테크는 국제금융공사(IFC)와 함께 핀테크, 헬스테크, 기후 테크 분야에서 가장 혁신적인 아프리카 스타트업을 선정해 아프리카 테크 어워드(Africa Tech Award)를 시상한다. 우승한 스타트업은 국제금융공사의 지원을 받게 되는데, 기후 테크 분야에서는 케냐 나이로비에서 전자제품 재활용 솔루션을 선보인 위 센터(WEEE Center)가 선정됐다. 헬스 테크 분야에서는 이집트의 약국 플랫폼 셰파(chefaa), 핀테크 분야에서는 클라우드 기반의 모듈식 보험 SaaS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클릭투슈어(Click2Sure)가 영예를 안았다.

 

비바테크의 아프리카 테크 어워드 수상자들. 사진=비바테크 페이스북

 

스타트업 분야의 성평등을 촉진하기 위해 만들어진 여성 창업자 챌린지(Female Founder Challenge)도 눈길을 끌었다. 이 챌린지는 우승자를 결정하는 경쟁 선발보다 챌린지를 통해 투자자와의 1대1 미팅, 글로벌 기업의 여성 임원진 및 VC와의 미팅, 펀딩을 위한 부트 캠프 등 프로그램 지원에서 선발까지의 과정이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 못지않게 실속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2021년 우승자는 사이버 보안과 암호화폐 스타트업 DFNS의 창업자 클라리스 하게게(Clarisse Hagege)로, 하게게는 이 챌린지를 통해 1년 만에 12개 펀드에서 1230만 유로(약 167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올해는 벨기에 스타트업 리조텍스(Resotecs)를 창업한 바네사 쿠너트(Vanessa Counaert)가 선정됐다. 리조텍스는 의류 재활용을 쉽게 할 수 있도록 스마트 박음질(Smart Stitch)과 스마트 분해(Smart Disassembly) 솔루션을 개발했다. 패션산업이 환경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도록 ‘지속 가능성’에 초점을 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비바테크 여성 창업자 챌린지 우승자 바네사 쿠너트. 사진=resortecs.com

 

넥스트 유니콘 어워드에서는 이미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는 스타트업 중 스케일업 가능성이 가장 높은 스타트업을 선정하는데, 핀테크, 마켓플레이스, SaaS, 디지털 미디어, AI, 딥테크와 빅데이터, 쿱드쿠르(Coup de Coeur, 프랑스어로 ‘무언가에 빠지다’라는 뜻) 분야에서 1개씩 선정된다. 

 

2022년에는 핀테크 부문에서는 프랑스의 보험 스타트업 루코(Luko), 디지털 미디어 분야에서는 폴란드 기반 학습 P2P플랫폼 브레인리(Brainly), 마켓플레이스 분야에서는 프랑스 기반 프리랜서 고용 및 관리 플랫폼 몰트(Malt), SaaS 분야에서는 금융 기관 등에 AI 기반 신원확인 솔루션을 제공하는 아이디나우(IDnow), 빅데이터 분야에서는 데이터 보안 솔루션을 가진 런던의 스타트업 프라이비타(Privitar), 꿉드쿠르 분야에서는 앱을 통해 디지털로 전기 사용과 전기세 등을 받아 볼 수 있도록 전력 공급의 투명성을 보장하는 앱 티버(Tibber)가 선정되었다. 

 

넥스트 유니콘에 선정된 스타트업들은 이미 각국을 기반으로 하여, 유럽 전체로 진출하며 어느 정도 안정적인 확장을 마친 상태의 스타트업이며, 대부분은 1~2년 안에 기업가치 1조 원 이상의 유니콘 기업이 된다. 2021년 우승자인 블록체인 축구게임 스타트업 소라레(sorare)와 결제 솔루션을 보유한 스타트업 썸업(SumUp)이 좋은 예이다. 

 

비바테크의 퓨전 뮤직 테크 분야의 행사로 파티가 열렸다. 사진=비바테크 링크드인

 

장기간의 팬데믹과 전쟁의 영향으로 경제가 위축되면서, 투자자들도 주춤하고 여러 스타트업에서 해고 소식이 들려오는 가운데, 오프라인에서의 다양한 행사 소식은 반갑다. 오랫동안 온라인에 익숙해 있던 우리에게 사람과 사람 간의 직접적인 만남은 또 다른 기회를 가져다줄 것이라는 기대도 갖게 해준다. 그러니 때를 기다리기만 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코로나도 경제침체도 스타트업에게는 잠시 숨을 고를 시간이거나 어쩌면 엄청나게 큰 기회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 이은서는 한국에서 법학을 전공했고, 베를린에서 연극을 공부했다. 예술의 도시이자 유럽 스타트업 허브인 베를린에 자리 잡고, 도시와 함께 성장하며 한국과 독일의 스타트업 생태계를 잇는 123factory를 이끌고 있다.​​​​​​​​​​​​​​​

이은서 칼럼니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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