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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덕텔링] 해병대 포함 준 4군 체제 개편이 불러올 변화는?

해군 뿐만 아니라 육·공군과의 전략적 합동성 강화…상륙 작전 대신 후방 기습 전문성에 초점

2022.02.07(Mon) 16:25:52

[비즈한국] 대선이 코앞에 다가오자 각 후보의 국방공약도 차례대로 공개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주목받는 이슈가 바로 ‘해병대 준 4군 체제’ 공약이다. 해병대는 1973년 박정희 대통령이 해병대 사령부를 해체하고 난 후 해병대라는 명칭과 해병대 사령관이라는 명칭조차 빼앗겼을 때도 있었지만, 1987년 다시 해병대와 해병대 사령부가 부활해 재창설을 거쳐 지금에 이르렀다.

 

현재 해병대의 경우 2개 사단과 2개 독립여단, 그리고 여러 독립부대로 구성되어 규모 면에서는 미 해병대와 중국 해군 보병보다는 작다. 하지만 세계 최정상 수준의 규모를 여전히 유지하고 있으며 1949년 창설 이후 한국전쟁부터 베트남전쟁, 연평도 포격 사건에 이르기까지 많은 수훈을 세운 대한민국의 굳건한 방패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국군의날 상륙작전 훈련 중인 해병대. 사진=대한민국 국방부 제공

 

이 때문에 해병대를 해군으로부터 분리 독립하자는 일명 ‘국군 4군 체제’ 에 대한 논의는 꽤 오래전부터 있었다. 특히 지난 대선에서는 모 후보가 일명 ‘해병 특전사’를 창설하자는 공약을 내놓은 적도 있다. 해병대와 특전사 및 국군의 모든 특수부대를 하나로 모아서 독립시키자는 주장은 그의 대선 패배로 실행되진 않았지만, 해병대 독립의 효용성에 대한 논쟁을 불러일으키기에는 충분했다.

 

하지만 당시의 해병 특전사 공약은 많은 군사 전문가들로부터 우려와 비판을 많이 받았다. 가장 큰 문제는 국군의 모든 특수부대를 역할과 내용과 관계없이 하나로 통합하고, 거기에 해병대가 포함된다는 부분이다. 해병대의 가장 중요한 임무인 상륙작전은 복잡한 성격을 가지고 있어 특수전과 잘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 이 때문에 미국의 합동 특수전 사령부(JSOC)도 해병대 특수수색대를 배속할 뿐 해병대 전체를 포함하지는 않았다.

 

이 와중에 새롭게 제기된 ‘해병대 독립과 준 4군 체제’ 개편 공약을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전 세계적으로 해병대의 역할이 강화되고 있으니, 해병대 본연의 임무인 상륙작전 능력 강화를 위해서 해병대가 맡은 서부전선의 경계 근무 임무 부담을 줄이고, 첨단과학 장비의 활용과 독립성 대폭 강화를 추진하겠다는 게 준 4군 체제 공약의 핵심이다.

 

그렇다면 이번에 등장한 일명 ‘해병대 준 4군 체제’ 공약은 과거의 해병 특전사와 어떤 점이 다를까. 요약하면 단순한 규모 확대와 독립에만 초점을 둔 것이 아니다. 미래에 해병대가 국가의 강력한 군사력으로 활용하기 위한 좋은 방안인 것은 맞지만, 상당한 반대도 예상되는 내용이다.

 

우선 해병대의 준 4군화가 단순히 해병대 확대를 의미하는 것이 아님에 주목해야 한다. 해병대는 해병 2사단 및 연평부대를 비롯한 각종 도서방위임무에서 대 침투 작전 및 북한의 도발에 큰 전공을 올린 것은 맞다. 하지만 과도한 경비 부담의 가중으로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지 못하고, 상륙작전에 집중하지 못한 것도 엄연한 사실이다. 도서방위 부대를 줄이고 과학화 장비로 대체하는 것은 언뜻 보면 해병대 규모를 많이 축소하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지만, 오히려 ‘해병대다운 해병대’로 변신할 수 있는 필수조건에 가깝다. 준 4군화 공약이 해병대의 규모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줄이는 것은 바로 이와 같은 맥락 때문이다.

 

하지만 규모는 줄어드는데 오히려 해병대의 독립성을 높인다는 주장은 다소 모순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 특히 준 4군화가 되는 과정에서 중장 직급인 해병대 사령관이 대장 계급으로 격상되거나 중장 직급이 한 명 더 늘어날 수 있다. 이는 규모의 축소를 지향하는 국군의 방향성과도 다소 달라 준4군화의 득실을 잘 따져봐야 할 대목이다.

 

해병대 준 4군화로 얻을 수 있는 이득 중 가장 큰 부분은 무엇일까. 무엇보다도 21세기에 요구되는 새로운 상륙작전을 위한 ‘변화무쌍한 합동성’을 기대해 볼 만 하다. 적의 해안에 병력을 투입해서 적 방어선을 무너뜨리는 상륙작전은 고대 그리스와 바이킹족의 시대부터 가장 강력한 기습 공격이었지만, 발달한 첨단무기가 넘쳐나는 현대전에서 대규모 강습상륙작전은 매우 어려워졌다.

 

이 때문에 세계 최강 미 해병대를 위시한 군사 선진국들은 대규모 상륙작전을 포기하는 대신, 초소형 보트, 드론, 무인함정, 수송기와 헬기를 사용하는 일종의 ‘후방 기습 전문부대’로 탈바꿈하고 있다. 굳이 바다를 통해 배로 상륙하지 않아도 적을 마비시키고 타격할 수 있도록 육군의 헬리본 부대나 공군의 수송기를 사용한 합동작전을 통해 바다, 하늘, 땅으로 기습을 한다는 개념이다. 해병대의 준 4군화가 된다면 해병대는 과거처럼 ‘배에 타는 보병’이 아닌 ‘기습공격의 지휘자’로서 활약이 기대된다.​ 

김민석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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