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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현대산업개발, 작년 수주한 1조 5천억 지키려 안간힘

지난해 따낸 정비사업장 8곳 계약 해지 검토에 안전점검 진행, 브랜드명 변경 수용

2022.01.25(Tue) 17:43:27

[비즈한국] 지난해 에이치디씨현대산업개발(현산)을 시공사로 선정한 도시정비사업장이 동요하고 있다. 공격적인 입찰로 도시정비사업에서 전년 대비 2배가량 늘어난 수주고를 달성한 현산은 1년이 채 지나지 않아 광주 서구 아파트 시공 현장에서 대규모 붕괴 사고를 냈다. 시공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면서 일부 단지에서는 사업 조건을 변경하거나 계약을 해지하자는 논의도 오가는 상황이다. 현산이 향후 사업 수주는 고사하고 기존 수주 사업마저 놓칠 위기에 처했다.

 

재건축 시공사 선정을 앞둔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관양현대아파트 단지에 에이치디씨현대산업개발 참여를 반대하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렸다. 사진=최준필 기자

 

#현산, 지난해 도시정비사업 수주고 1조 5019억 원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산은 지난해 8개 도시정비사업을 따내며 총 1조 5019억 원의 수주고를 올렸다. 2020년과 비교했을 때 수주 단지는 한 곳이 늘었고, 수주 규모는 두 배 수준인 7249억 원 증가했다. 수주 사업장은 △대구 범어목련아파트(1004억) △경기 의왕시 부곡다구역(1683억) △인천 갈산1구역(1729억) △울산 B-07구역(4081억) △서울 미아4구역(1341억) △서울 상계1구역(2930억) △대구 을지맨션(1008억) △서울 신림미성아파트(1243억) 등이다.

 

수주 사업장 절반은 경쟁자 없이 ‘무혈 입성’했다. 정비사업 시공자 선정은 경쟁입찰을 원칙으로 하지만 입찰이 유찰을 거듭하면 조합은 건설사와 수의계약을 맺을 수 있다. 울산 B-07구역, 서울 미아4구역, 서울 상계1구역, 대구 을지맨션 도시정비사업은 모두 현산이 두 차례 이상 단독 입찰해 시공사로 선정됐다. 이 밖에 경기 의왕시 부곡다구역과 인천 갈산1구역은 각각 대우건설, 포스코건설과 공동도급 형태로 수주전을 치렀다.

 

 

#뒤숭숭한 분위기 ​속 사업 조건 변경·계약 해지 논의 

 

현산이 지난해 수주한 사업장은 최근 계약 해지 찬반 여론이 분분한 상황이다. 범어목련아파트와 부곡다구역, 갈산1구역을 제외한 5개 사업장은 아직 현산과 가계약도 맺지 않았지만 시공사 선정 총회 결의로 사실상 계약 체결 의무가 생긴 상황이다. 조합이 시공사를 선정하거나 변경하려면 조합원 과반이 출석한 총회에서 과반이 결의하면 되는데, 이때 조합이 건설사와 합의하지 않은 이유로 계약을 해지하면 위약금 부담을 감수해야 한다. 

 

한 도시정비사업조합 관계자는 “현산과 계약을 해지하고 시공사를 변경하기 위해 법률을 검토하고 있다. 계약 해지는 조합원 총회로 쉽게 결의할 수 있지만 현산 측에서 이에 불복해 소송을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변수들을 꼼꼼하게 따져보고 있다”고 밝혔다. 다른 도시정비사업조합​ 관계자는 “현산 시공을 걱정하는 여론과 사고 이후 시공 여건이 강화되리라 기대하는 여론도 있다. 이대로 계약을 진행한다면 안전과 관련 조항을 구체적으로 반영하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또 다른 도시정비사업조합​ 관계자는 “현산을 시공사로 선정한 지 몇 개월 만에 사고가 터졌으니 조합원들이 걱정하지 않는 것이 더 이상한 일”이라며 “시공사 계약을 해지하자는 의견과 현산을 배제하면 시간적으로나 금전적으로 손해가 있으니 계약조건을 조금 더 잘 가져가자는 의견으로 나뉘고 있다. 추이를 지켜보고 여론을 수렴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예림 정향 대표변호사는 “시행사인 조합은 ​총회를 거쳐 자유롭게 정비사업 도급계약​ 시공자를 변경할 수 있다. 하지만 양측이 합의하지 않는 이유로 시공사를 변경한다면 계약 해지 과정에서 위약금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며 ​ “위약금은 통상 계약금 10% 수준​으로 개별 계약마다 달리 책정된다​”​고 설명했다. 

 

#“브랜드명 변경 수용” 달래기 나선 현산 

 

현산은 동요하는 조합을 달래는 회유책을 내놓기도 했다. 현산이 지난해 수주한 한 지역 도시정비사업조합에 따르면 현산 측은 지난 21일 붕괴 사고와 관련한 안전대책을 묻는 조합 질의에 △네이밍(아이파크 브랜드명) 변경 등 조합 요구사항을 수용하고 △공사 감독을 위해 조합이 안전관리자 또는 감독원을 선임할 경우 현산이 장소와 노임을 부담하며 △안전점검이 필요할 경우 전문 인력을 지원하는 등의 안전 대책을 내놓았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사고 발생 이후 현대산업개발 전 공사 현장을 셧다운하고 양일에 거쳐서 자체 안전점검을 진행했다. 현재도 외부 안전 진단기관과 전반적인 안전점검을 하고 있다. 사업장에 안전성을 확보한 뒤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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