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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과 개인 채팅을' K팝 넘어 스포츠계로 뻗는 '덕질 플랫폼'

김연경·김수지·양효진 선수 이달 말 프라이빗 메시지 채널 오픈…K팝서 거둔 성공 이어갈까

2022.01.20(Thu) 09:21:41

[비즈한국] K팝 스타와 팬의 소통창구로 자리 잡은 ‘팬 커뮤니티 플랫폼’이 스포츠계에도 손을 뻗었다. 앞으로는 스포츠 팬들도 매달 일정 요금을 내고 스포츠 스타와 ‘프라이빗 메시지’를 나눌 수 있게 됐다.

 

‘버블’, ‘위버스’, ‘유니버스’ 등 팬 플랫폼이 K팝의 새로운 문화로 빠르게 정착하면서, 스포츠 팬덤을 새로운 시장으로 공략하는 모습이다. 첫 주자는 국내외 팬들의 뜨거운 지지를 받고있는 여자배구의 김연경, 김수지, 양효진 선수다.

 

K팝 아이돌 팬덤의 소통 문화로 자리잡은 프라이빗 메시지가 스포츠계에 진출했다. 앞으로는 스포츠 팬도 선수와 한층 밀접한 소통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KOVO(한국배구연맹) 제공


디어유는 최근 스포츠 스타 전용 프라이빗 메시지 앱인 ‘버블 포 스포츠(bubble for SPORTS)’ 신규 오픈 계획을 발표했다. 첫 번째로 공개된 라인업은 한국 대표 배구선수 김연경, 김수지, 양효진이다. 지난 11일에는 두 번째 라인업으로 메이저리그(MLB) 템파베이 레이스 소속 최지만 선수를 공개했다. 배구에 이어 야구에서 ‘유료소통’의 포문을 연 것이다.

 

#운동선수와 메시지로 소통…스포츠 ‘덕질’ 콘텐츠 확장 

 

SM엔터테인먼트의 계열사 디어유는 팬 플랫폼 버블을 운영한다. 버블은 스타와 팬의 ‘일대일’ 메시지의 부흥을 이끈 프라이빗 메시지 기반 팬 플랫폼이다. 스타가 직접 작성한 메시지가 일대일 채팅 형태로 팬들에게 전송되고 팬들은 여기에 답장할 수 있다. 아티스트와 팬이 실제로 개인 채팅방에서 메시지를 나누는 것은 아니지만 팬에게는 아티스트와 자신의 대화만 노출돼 개인적으로 소통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문자로 된 메시지뿐만 아니라 스타가 보낸 사진, 영상과 음성메시지 등을 받아보며 한층 더 가깝게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 엔씨소프트의 유니버스도 ‘프라이빗 메시지’로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팬과의 소통은 이전에도 K팝 아이돌에게 비교적 당연하게 요구돼왔다. 여기에 프라이빗 메시지의 등장으로 소통 문화가 한층 견고해졌다는 평가다. 2020년 이후 출시된 프라이빗 메시지 기반 팬 플랫폼들은 K팝 소통 문화로 빠르게 자리 잡았다. 코로나19로 대면 행사, 교류가 막힌 상황과 맞물려 온라인으로 결집한 팬덤이 스타와 접점을 만드는 창구로 활용되면서다. 

통상 플랫폼 기업은 초창기 이익보다는 MAU(월간 활성 이용자 수)를 늘리고 외연을 확장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엔씨소프트의 유니버스는 지난해 1월 출시 이후 약 440만 명의 MAU를 기록하고 있다. 이 중 89%는 해외 이용자다. 위버스는 현재 약 600만 명 수준의 MAU를 확보했지만 업계는 올해 4000만 명 수준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상생활과 밀접한 배달앱 요기요는 600만 명, 지역생활 커뮤니티 당근마켓은 1600만 명의 MAU를 확보하고 있다. K팝 팬 플랫폼들이 팬덤 문화라는 특수한 범주 위에 구축된 것을 고려하면 무서운 기세로 성장하는 셈이다.  

버블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흑자 전환에 성공한 디어유는 SM 소속 가수를 넘어 타 엔터사 소속 아티스트, 배우, 스포츠 스타의 팬덤 문화로의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디어유는 JYP, FNC 등 국내 엔터테인먼트사와 계약을 맺고 12월 말 기준 249명의 아티스트에 대해 서비스 중이다. 하이브의 팬 플랫폼 ‘위버스’도 하이브 레이블의 아티스트 외에도 뉴 호프 클럽(New Hope Club), 제레미 주커(Jeremy Zucker) 등 해외 아티스트를 입점해 운영하고 있다.​

 

디어유는 올해 1월 중 스포츠 스타 전용 프라이빗 메시지 앱인 버블 포 스포츠를 선보일 예정이다. 사진=디어유 제공


#플랫폼 영역 넓히고 새로운 IP 확보해 경쟁력 강화…과제는?

  

엔터사는 매니지먼트사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플랫폼, 지적재산권(IP) 분야로 뛰어들어 관련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팬 플랫폼이 대표적이다. K팝 문화에 안정적으로 프라이빗 메시지 서비스를 안착시킨 디어유는 새롭게 공략할 시장으로 강력한 팬덤 문화가 구축돼 있는 스포츠계를 택했다. 소통 서비스는 스타와 팬의 감정 공유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팬덤이 존재하는 어떤 영역에서도 적용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스포츠 팬덤은 다른 분야보다 악성 댓글이 양지의 팬덤 문화로 올라와 있는 경우가 많다. 유럽축구, NBA 등 해외 스포츠계뿐만 아니라 국내 프로야구, 프로농구 등에서도 안 좋은 실적을 내면 개인 SNS, 스포츠 커뮤니티에 인신공격성 악플이 뒤따른다.

 

지난해 남자프로농구 귀화 선수 라건아와 여자프로농구 MVP 박지수 선수는 SNS 다이렉트 메시지로 인신공격적인 악플을 받았다는 사실을 밝혔다. 프로야구 SSG 랜더스 최주환 선수의 경우 모욕적인 메시지를 보낸 네티즌을 상대로 법적 대응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버블은 자체 금칙어 필터링 기능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욕설이나 특정 표현은 필터링이 가능하지만 금칙어에 걸리지 않게 모욕적인 내용의 메시지를 보내는 것을 원천 차단하지는 못한다. 이에 일부 스포츠 팬들은 선수 보호에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다만 디어유 측은 금칙어 리스트 등 스타를 보호하는 장치가 있고, 부정적인 메시지를 받은 경우 신고를 하면 해당 유저가 보낸 메시지를 보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학희 디어유 부사장은 지난 5일 버블 포 스포츠 출시 계획을 밝히며 “버블 론칭 후 현재까지 강력한 K팝 팬덤을 기반으로 인지도를 확보했다면 향후에는 스포츠 스타에 해외 아티스트, 배우, 크리에이터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해 글로벌 팬플랫폼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라며 “​유저들의 반응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하면서 서비스를 고도화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은경 기자 gong@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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