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비즈한국 BIZ.HANKOOK

전체메뉴
HOME > Story↑Up > 라이프

[아빠랑] 천년고찰 대전사와 오백 년 청송백자를 찾아, 주왕산국립공원

대전사 들렀다 주왕산 트레킹, 백자체험관서 도자기 만들고 자연휴양림서 휴식

2022.01.04(Tue) 14:40:04

[비즈한국] 경상북도 청송의 대표 관광지 주왕산국립공원은 지질 명소이기도 하다. 주왕산국립공원사무소에서 출발해 용추폭포와 절구폭포, 용연폭포를 지나 절골계곡에 이르는 동안 기암 단애와 주상절리, 마그마 혼합대 등이 이어진다. 아이와 겨울 산행이 부담스럽다면 주왕산국립공원 입구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인 대전사를 둘러봐도 좋다. 신비한 바위산 아래 자리한 천년고찰은 언제 보아도 경탄을 자아낸다. 

 

대전사 뒤로 부처님 다섯손가락을 닮은 거대한 기암이 눈에 들어온다. 사진=구완회 제공

 

#주왕의 전설 깃든 기암과 장군봉

 

‘주왕산 대전사’라고 쓰인 절 입구 석비 앞에 서면, 멀리 부처님 다섯손가락을 닮은 거대한 바위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이 바위의 이름은 ‘기암’이다. 기암괴석의 기암이 아니라 깃대바위란 뜻이다. 여기에는 전설이 전해온다. 

 

중국 당나라 때 주도라는 사람이 주왕이라 자칭하며 반란을 일으켰단다. 하지만 반란은 실패하고 주왕은 쫓겨서 결국 신라 땅까지 도망쳐오게 되었다. 당나라는 신라에 주왕 체포를 요청했고, 신라 장군 마일성이 굴속에 숨어 있던 주왕을 잡은 후 거대한 바위에 깃발을 꽂았다는 것이다. 이는 기암뿐 아니라 주왕산이란 이름의 연원이기도 하다. 주왕이 숨었던 굴은 지금도 주왕굴이라고 불린다. 

 

보광전은 조선 중기에 지은 건물로 건축 당시의 원형이 잘 보존되어 보물로 지정되었다. 사진=구완회 제공

 

기암을 병풍처럼 두르고 있는 대전사는 통일신라 때 의상대사가 창건했다고 전한다. 이후 조선 중기에 실화로 전소된 후 중창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절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기암 아래 자리 잡은 보광전이다. 소박한 맞배지붕의 보광전은 조선 중기에 지은 건물로 건축 당시의 원형이 잘 보존되어 보물로 지정되었다. 건물 자체도 인상적이지만 뒤편의 기암, 바로 옆 은행나무와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을 이룬다. 

 

대전사에는 보광전 이외에도 명부전과 산령각, 요사채 등이 있다. 명부전 안에 있는 지장삼존 및 시왕상은 경상북도 문화재자료로 지정되었다. 보광전 옆 회록당 뒤편에는 우람한 장군봉이 기암을 마주보고 섰다. 사찰 오른쪽 밭에는 우물을 메운 흔적이 있는데, 바로 이 우물 때문에 불이 났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풍수지리에 따르면 대전사의 지세는 배가 바다에 떠 있는 부선형인데, 여기에 우물을 파니 배 바닥에 구멍을 뚫은 격이 되어 화재가 일어났다는 것이다. 그래서 절이 불탄 뒤에는 이 우물을 메웠다고 한다. 

 

대전사에서 시작되는 등산로는 주왕산으로 이어진다. 폭포와 거대한 협곡, 기암괴석이 즐비한 주왕산국립공원 일대는 청송유네스코세계지질공원에 속한다. 

 

대전사에서 시작되는 등산로는 주왕산으로 이어진다. 사진=구완회 제공

 

#청송백자체험관에서 도자기 만들기

 

주왕산국립공원 인근에는 아이들과 함께 가볼 만한 곳이 여럿이다. 우선 남녀노소 누구나 청송백자를 만들어볼 수 있는 청송백자체험관이 있다. 500여 년 역사를 간직한 청송백자는 조선 후기를 대표하는 생활 도자기로, 흙으로 빚는 다른 백자와 달리 하얀 도석을 곱게 빻은 가루로 만들어 눈처럼 희고 두께가 얇은 것이 특징이라고 한다. 

 

청송백자체험관 옆에는 청송백자전시관과 심수관도예전시관, 청송한옥민예촌 등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임진왜란 때 일본으로 끌려간 조선 도공 심수관은 같은 처지이던 이삼평과 함께 일본 도자기의 시조가 되었다. 청송의 심구관도예전시관에서는 지금도 조상의 성과 이름을 물려받아 쓰고 있는 심수관 가문의 작품 30여 점을 전시 중이다. 

 

청송백자체험관에서 청송백자를 만들어볼 수 있다. 청송백자는 조선 후기를 대표하는 생활 도자기로, 하얀 도석을 곱게 빻은 가루로 만들어 눈처럼 희고 두께가 얇은 것이 특징이다. 사진=구완회 제공

 

청송백자를 굽던 사기굴과 사기움이 청송백자체험관 앞마당에 재현돼 있다. 사진=구완회 제공


청송백자체험관 앞마당에는 청송백자를 굽던 사기굴과 사기움을 재현해 놓았다. 사기굴은 비탈에 도자기를 굽는 가마가 줄지어 선 모양이 굴을 닮았다고 붙여진 이름이다. 원료 준비부터 성형, 건조까지 도자기를 제작한 사기움은 청송 지역에서 볼 수 있는 전통 공방이다.

 

청송백자전시관에서 차로 약 15분 거리에 유아숲체험원과 숲속의집, 야영 데크 등을 고루 갖춘 청송자연휴양림이 있다. 몇 달 전에 어린이 책과 일반 교양도서 1000여 권을 갖춘 숲속도서관과 북스테이 객실을 새로 조성했다. 인터넷으로 예약하면 싱그러운 숲속에서 묵을 수 있는데, 숙박을 하지 않아도 입장료 1000원(어린이 300원)만 내면 자연휴양림 곳곳을 산책하며 둘러볼 수 있다. 

 

청송자연휴양림의 숲속의 집. 숙박하지 않아도 입장료를 내면 둘러볼 수 있다. 사진=구완회 제공

 

<여행정보>


주왕산 대전사 

△주소: 경상북도 청송군 부동면 상의리 200

△문의: 054-873-2908

△관람시간: 상시

 

청송백자체험관

△주소: 경상북도 청송군 주왕산면 주왕산로 494

△문의: 054-874-7749

△관람시간: 11월~2월 09:30~17:00, 3월~10월 09:30~18:00, 월요일·1월 1일·설날·추석 휴관

 

청송자연휴양림 

△주소: 경상북도 청송군 부남면 청송로 3478-96

△문의: 054-872-3163

△관람시간: 09:00~18:00, 연중무휴

 

필자 구완회는 대학에서 역사학을 전공하고 ‘여성중앙’, ‘프라이데이’ 등에서 기자로 일했다. 랜덤하우스코리아 여행출판팀장으로 ‘세계를 간다’, ‘100배 즐기기’ 등의 여행 가이드북 시리즈를 총괄했다. 지금은 두 아이를 키우며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역사와 여행 이야기를 쓰고 있다.​​​

구완회 여행작가 writer@bizhankook.com


[핫클릭]

· [아빠랑] 코로나 연말을 위로하는 사색의 공간, 국립중앙박물관 사유의 방
· [아빠랑] 하늘엔 영광 땅에는 평화 평화 평화…명동성당서 맞는 성탄 축제
· [아빠랑] 강원도 정선② 폐광에서 피어나는 예술의 향기
· [아빠랑] 강원도 정선① 아리랑 따라 산촌 마을 여행
· [아빠랑] 견훤의 눈물, 왕건의 행운 서린 모악산 금산사


<저작권자 ⓒ 비즈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