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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K플라자-애경마포타운 합병, 보름 만에 무산된 까닭

그룹 '구원투수' AKS&D 채무보증·55억 유상증자 등 부담…'공시번복'으로 불성실공시 법인 지정 위기

2021.12.10(Fri) 17:21:37

[비즈한국] AK홀딩스의 종속회사 AKS&D(에이케이에스앤디)와 마포애경타운의 합병이 무산됐다. AK홀딩스가 AKS&D와 마포애경타운의 흡수합병을 공시한 지 16일 만이다. 애경그룹은 합병을 통해 경영 효율성을 개선한다는 목표를 내세웠지만, 적자 자회사를 떠안아야 하는 AKS&D의 재무부담 때문에 갑작스럽게 계획을 번복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동안 AKS&D는 수차례 적자 계열사를 지원해왔다. 앞서 또 다른 자회사 평택역사와의 합병에서도 기대했던 합병 효과를 얻지 못했다는 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이번 합병 무산으로 인해 지주회사인 AK홀딩스는 불성실공시 법인 지정에 대한 심의를 받게 됐다.

 

AK플라자를 운영하는 AKS&D와 자회사 마포애경타운의 합병이 약 보름 만에 무산됐다. 마포애경타운의 적자 구조로 인한 AKS&D의 재정 부담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 동교동 삼거리에 위치한 애경 본사. 사진=이종훈 기자


#합병 예정일 약 한 달 남겨두고 보름 만에 번복

 

AKS&D가 자회사인 마포애경타운을 흡수합병하기로 발표한 것은 지난 11월 9일이다. 이날 AKS&D​ 이사회에서는 마포애경타운을 흡수합병하는 안이 통과됐다. 같은 날 AKS&D는 마포애경타운을 흡수합병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합병 후 존속회사는 AKS&D, 합병 예정 시점은 2022년 1월 1일이었다. AKS&D가 밝힌 합병의 목적은 경영효율성 제고와 사업 경쟁력 강화다.

 

하지만 약 보름만인 11월 25일 AKS&D는 다시 이사회를 열고 마포애경타운 흡수합병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합병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경영진의 의견을 모아 합병 계획을 원점에서 다시 논의하기로 한 것이다.

 

이 같은 계획 번복에는 마포애경타운의 적자 구조와 AKS&D의 자금 출혈 부담이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AKS&D는 AK플라자를 운영하는 계열사로 애경그룹의 유통 부문을 담당한다. AKS&D의 자회사 마포애경타운은 경의선 홍대입구역 민자역사에 들어서는 업무시설, 상업시설, 숙박시설 등 복합시설 운영과 부대사업을 영위할 목적으로 2008년 12월 설립됐다. 부동산업과 소매업을 담당하며 홍대 애경그룹 사옥 ‘애경타워’를 보유하고 있다.

 

마포애경타운은 2019년 33억 원, 2020년에는 11억 5000만 원의 순손실을 기록해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그나마도 지난해에는 AKS&D의 지원을 통해 손실을 일부 만회한 수치다. AKS&D는 마포애경타운의 위기마다 개입했다. 지난해 9월 AKS&D는 마포애경타운이 저축은행으로부터 빌린 차입금 50억 원에 채무보증을 해줬다.

 

지난해 12월 한국철도시설공단이 부지 점용료를 인상하면서, 마포애경타운은 완공되자마자 소송전에 휘말렸다. 감정평가액이 오른 만큼 점용료 인상분 2억 7000만 원을 추가 납부하라고 요구하라는 철도공단의 요구에 마포애경타운이 행정소송으로 맞섰다.

 

법원은 1심에서 부지 점용료 인상분 중 일부 과다 산정을 인정했지만 철도공단의 주장대로 개발이익을 감안해 감정평가를 하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다. 이 기간 코로나19로 마포애경타운이 거둬들이는 오프라인 점포 매출이 감소하고 공실률 증가로 안정적인 운영이 어려워지자 AKS&D는 대규모 자금 수혈에 나섰다. 지난해 12월 마포애경타운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55억 원을 투입했다. 이 밖에도 AKS&D는 현재 애경타워 1~5층에 매장을 운영하고 있어 마포애경타운에 임차료를 지불하고 있다.

 

AKS&D는 마포애경타운과 그룹 계열사의 위기마다 개입해 자금을 수혈했다. 사진=박정훈 기자


#평택역사 품고 적자폭 커진 AKS&D, 합병 이후 전년 대비 순손실 32% 증가

 

AKS&D는 마포애경타운 외 그룹 계열사에도 자금을 수혈하고 합병을 추진하는 등 재무부담을 안고 있다. 지난해 6월 AKS&D는 AK플라자 평택점을 운영하는 자회사 평택역사와 합병했다. 평택점의 경영 효율성을 제고하고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모회사의 흡수합병을 결정했다는 것이 사측의 설명이었다. 

 

하지만 오프라인 쇼핑몰의 경쟁력 감소, 높은 부채에 따른 이자비용 등 평택역사의 적자 요인은 합병 후 AKS&D에도 부담이 됐다. AKS&D의 순손실은 2019년 당시 약 98억 원이었지만 2020년 평택역사 흡수합병 이후 약 314억 원을 기록했다. 올해 3분기까지 324억 원 규모의 적자를 내고 있어 손실이 누적될 경우 완전 자본잠식 위기까지 내몰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AKS&D는 적자 구조의 자회사를 흡수합병한 앞선 사례에서 경영상 효율성 확보 등 합병 효과보다는 재무부담만 가중됐다. 이 때문에 사측은 무리한 흡수합병보다는 마포애경타운의 수익성 개선, 재무구조 정상화 등을 우선 과제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AK홀딩스 관계자는 “여러 이유로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재공시했다. 추후 합병 가능성에 대해 세부적인 사항이 결정된 것은 아니며 현재 전체 재검토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 

강은경 기자 gong@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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