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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가 쏘아올린 LFP 배터리, 전기차 배터리 시장 판도 바꾸나

한국업체는 NCM에, 중국업체는 LFP에 우위…완성차업체들, 가격·안정성 앞선 LFP 채택 확대

2021.12.02(Thu) 18:14:15

[비즈한국]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이 중국이 독점하고 있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올 초까지만 하더라도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LFP 배터리 시장에 유보적이었지만 완성차 업계의 니즈가 바뀌면서 태도를 바꿨다. 테슬라에 이어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기존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 대신 LFP 배터리를 채택하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가격이 저렴한 LFP 배터리가 힘을 얻으면서 삼원계 배터리에 주력하던 국내 배터리 업계의 수급 기조가 바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테슬라 모델 3. 최대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가 LFP 배터리 채택을 늘리겠다고 밝히면서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등 국내 배터리 업체도 LFP 배터리 개발에 뛰어들었다. 사진=테슬라 홈페이지


LG화학의 배터리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개발 중인 LFP 배터리를 에너지저장장치(ESS)부터 우선 적용하기로 했다. 당장 전기차 배터리에 적용하지는 않되, 시장의 변화에 맞게 도입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계획이다.

 

LG화학은 지난 10월 25일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LFP 배터리의 장점을 고려해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에 우선 적용하는 방향으로 개발을 진행 중”이라며 “LFP 배터리를 전기차용으로 이미 개발·양산한 바 있다. 현재 공간·무게 제약이 없고 비용 경쟁력이 중요한 ESS 시장에 우선 적용하기 위해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ESS용 LFP 배터리를 개발한 뒤 추후 기술 개발을 통해 단점을 극복할 수 있게 되면 전기차용으로도 양산을 고려한다는 설명이다.​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자회사인 SK온도 파우치형 LFP 배터리 개발에 뛰어든다. 지난 10월 5일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과 지동섭 SK온 대표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비용·열 안정성 면에서 장점이 있는 LFP 배터리 개발을 검토하고 있다”며 “자동차 제조사들이 LFP 기술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현재 미국 배터리 용량은 수요를 충족하기엔 부족하다. 수요에 맞춰 공장을 짓는 데 최소 30개월이 필요해 적어도 2025년까지는 배터리 부족이 계속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실제로 테슬라는 최근 LFP를 탑재한 모델3를 미국에서 판매하기 시작했고 폭스바겐이나 포드도 LFP배터리를 채택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은 상태다. 기존 주력 제품인 NCM을 혼합한 삼원계 배터리에 더해 LFP 배터리로 신규 고객사를 확보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테슬라 등 전기차 업계가 NCM 배터리 대신 LFP 배터리를 채택하겠다고 전략을 바꾸자 K배터리 업체들이 중국이 선점한 LFP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 홈페이지

 

국내 배터리 3사 중 두 업체가 LFP 배터리 시장에 발을 들이는 배경에는 완성차 업계의 전략 변경이 있다. 전 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는 3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LFP 배터리 채택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자사 전기차 ‘스탠다드 레인지’ 트림에 LFP 배터리를 도입한다는 것. 그동안 주로 중국에서 LFP 배터리를 장착한 일부 차종을 생산해왔는데 중국 외 지역으로도 LFP 배터리를 적용한다는 설명이었다. 이는 전기차의 가격경쟁력을 강화하고 판매를 확대하기 위한 조치다.

 

국내 업체가 주력 생산하는 삼원계 배터리와 중국에서 주로 생산되는 LFP 배터리는 모두 리튬을 기반으로 한 리튬이온 배터리다. NCM 배터리는 니켈과 더불어 코발트, 망간을 활물질로 쓴다.

 

LFP 배터리는 코발트 대신 가격이 저렴한 철과 인산으로 생산한다. 비용이 삼원계 배터리의 70~80% 수준이고 열 안정성 면에서 유리하다. 반면 주행거리가 짧고 에너지 밀도 대비 무겁다는 단점이 있다. 부피가 크고 에너지 밀도가 낮아 주행 가능 거리가 삼원계의 절반 정도다. 이 때문에 과거에는 중국이 선호하는 저렴한 배터리 정도로 치부됐다. 하지만 NCM 삼원계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에서 잇달아 화재가 발생해 안전성까지 부각되면서 LFP 배터리를 보는 업계의 시각이 바뀌었다.

 

국내 배터리 3사 중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이 LFP 배터리에 진출했지만 LFP 배터리의 한계와 시장의 제약 때문에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SK온 서산 배터리 공장 전경. 사진=SK이노베이션 홈페이지


이는 국내 배터리 업계에 파장을 일으켰다. LFP 배터리의 성장세는 국내 배터리사에는 부담이다. LFP 시장은 CATL 등 중국 배터리 업체가 90% 이상 점유하며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3사는 NCM에 주력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올해 초만 해도 LFP 배터리의 주행거리 한계 등을 지적하며 성장 가능성이 제한적이라는 입장을 취했다. 하지만 테슬라뿐만 아니라 폭스바겐, 포드 등도 원가절감을 위해 LFP 비중 확대를 검토하면서 LFP 시장은 놓칠 수 없는 신시장이 됐다.

 

이 때문에 국내 배터리 업체의 수급 기조가 변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지만, 한편에서는 이미 중국 업체들이 선점한 LFP 배터리 시장을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유안타증권은 “LFP는 낮은 에너지 밀도와 낮은 전압으로 인해 중상위 등급 전기차에 사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올해 LFP 배터리 사용 증가는 대부분 중국 시장에서 이뤄졌고 시장은 여전히 삼원계를 선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이 삼원계 배터리에 경쟁력을 가진 것처럼 LFP 배터리 분야에서는 가격 경쟁력이나 양산량 측면에서 중국이 큰 격차로 앞서 있다. LFP가 에너지 효율이 낮은 점도 제한적이다. 기존의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하면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방안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강은경 기자 gong@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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