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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스타트업열전] 유럽의 토스, 카뱅은 누구? '네오뱅크' 전성시대

느리고 비싼 기존 은행들 대신 중소기업·프리랜서·1인 기업 겨냥한 B2B 디지털 은행들 '쑥쑥'

2021.11.16(Tue) 11:38:53

[비즈한국] 지난 주 프랑스의 네오뱅크 스타트업 ‘콩토(Qonto)’가 약 4억 유로(5360억 원) 규모의 투자금을 유치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유럽의 핀테크계가 떠들썩했다. 이번 투자가 확정되면 콩토는 프랑스의 유니콘 기업 중 최대 기업가치를 평가받은 기업이 된다. 콩토의 이번 투자 라운드가 많은 주목을 받는다는 것은 투자자들이 B2B 분야의 네오뱅크를 수익성 있는 시장으로 판단했다는 의미다. 

 

#프랑스의 B2B 네오뱅크, 콩토

 

콩토는 중소기업, 프리랜서를 위한 디지털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네오뱅크로 2016년 파리에서 설립되었다. 처음에는 온라인 결제 시스템을 제공했고, 프랑스의 중앙은행 산하 ‘건전성감독청’과 독일의 금감위 격인 바핀(BaFin)에서 ‘결제기관’으로 인정받은 후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했다. 현재는 은행의 지위를 얻기 위한 라이선스를 준비하고 있다. 

 

현재 약 450명의 직원이 일하고, 20만 개의 고객사가 있으며, 누적 투자금액이 1억 3600만 유로(1823억 원)의 시리즈 C펀딩까지 진행했다. 코로나 시기에 더욱 성장해 2020년에는 2019년보다 거래액이 100% 증가한 200억 유로(27조 원)를 돌파했다. 코로나가 비대면 디지털화를 가속화하면서 여전히 서류작업 많고 수일을 기다려야 계좌를 열 수 있는 기존 은행이 가진 불편함이 콩토와 대비되어 고스란히 드러났다. 

 

1년 만에 기업가치가 5배 이상 상승한 프랑스 핀테크 스타트업 콩토. 사진=qonto.com


콩토는 프랑스를 비롯해 스페인, 독일, 이탈리아에서 서비스를 하고 있으며, 유럽에서 사용할 수 있는 계좌번호 IBAN 번호를 제공한다. 웹과 앱을 통해 금융관리와 지출관리를 한꺼번에 할 수 있다는 것이 기존 은행과의 차별점이다. 특히 작은 회사나 소규모 자영업자의 경우 회계, 세무 등 재무관리 업무에 비용과 인력이 소모되는 것이 부담스러운데, 콩토는 이들의 어려움에 주목해 틈새시장을 확실히 공략했다. 이용자의 30%가 주로 소규모 사업자와 젊은 창업자들인 만큼 타깃을 명확하게 정한 것이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콩토는 타킷 그룹에 대한 철저한 분석을 바탕으로 사업자별 맞춤 올인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페이스북, 에어비엔비에 투자한 DST 글로벌(DST Global), 중국의 텐센트(Tencent) 등이 콩토의 투자에 참여할 정도로 유럽 핀테크계에서는 가장 주목을 받는 스타트업 중 하나다. 이번 신규 투자에는 미국의 타이거 글로벌(Tiger Global)이 투자할 것이라고 알려지면서, 기존에 34억 달러의 기업가치가 최대 50억 달러(6조 원)까지 올라가는 등 예상 기업가치가 계속 오르고 있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지난 2020년 1월 기업가치 9.2억 달러 평가 대비 5배 이상 증가한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의 B2B 네오뱅크 스타트업

 

유럽에는 베를린에서 시작해 미국 등 세계 무대까지 진출한 N26을 필두로 다양한 네오뱅크 스타트업들이 등장했다. 그러나 최근 개인보다 스타트업, 중소기업, 프리랜서를 대상으로 한 비즈니스 계좌 개설과 관리에 중점을 둔 B2B 네오뱅크들이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콩토를 비롯한 다양한 B2B 네오뱅크도 함께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의 IT 리서치 기업 가트너(Gartner)는 2030년까지 현재 은행의 80%가 폐업하거나 타 은행에 흡수되리라고 예측한 바 있다. 예측에 걸맞게 디지털화와 새로운 기술로 편의성이 극대화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핀테크 스타트업과 금융업으로 진출을 꾀하고 있는 빅테크 기업이 금융 생태계를 재편하고 있다. 향후 대부분의 경제·소비활동이 모바일·데이터 기반의 플랫폼 서비스를 중심으로 이루어질 것이란 전망이 현실에서 그대로 실현되고 있는 것이다. 

 

개인 고객을 중심으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던 B2C 네오뱅크들도 많지만, 더 확실한 비즈니스 모델을 기반으로 금융을 비롯해서 부가적으로 회사의 재정관리를 쉽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B2B 네오뱅크는 계좌 유지비 이외에도 기업 대출, 회계·세무·부기 등 사업자 맞춤형 서비스는 소규모 사업자들에게 ‘돈을 기꺼이 지불’하고서라도 이용하는 사람이 많을 정도로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자영업자와 프리랜서들의 희망, 콘티스트 은행

 

자영업자와 프리랜서를 위한 베를린의 네오뱅크 스타트업 ‘콘티스트’의 구성원들. 사진=kontist.com

 

유럽에는 콩토 이외에도 쟁쟁한 B2B 네오뱅크 스타트업들이 눈에 띈다. 베를린 기반의 네오뱅크 ‘콘티스트(Kontist)’는 자영업자와 프리랜서들을 위해 2016년에 만들어진 디지털 은행이다. 자영업을 했던 크리스토포 플란테너(Christopher Plantener)는 재정관리와 세무 업무 때문에 ‘진짜 사업’에 집중할 수 없었던 상황을 해결하고자 직접 뛰어들어 콘티스트를 창업했다. 독일에서 프리랜서나 1인 사업자들이 회계·재무 관리에 들이는 시간은 평균 25일, 비용은 약 3000유로(400만 원)가 소요된다. 콘티스트는 이러한 비용을 대폭 줄이고 은행과 세무를 결합한 서비스를 제공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독일에서 ‘2020년 올해의 핀테크 기업’에도 선정됐다. 2021년 초에 2500만 유로(335억 원) 규모의 시리즈 B 라운드를 성공리에 마쳤다.

 

#스타트업 및 중소기업 전용 은행, 펜타

 

콘티스트가 1인 기업가들을 타깃으로 했다면, 펜타(Penta)는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에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기본적인 비즈니스 계좌의 기능을 최대한 단순하고 편리하게 만들었다. 회사 직원들이 쓸 수 있는 법인카드 발급, 카드 사용 내역 및 회계 관리 동기화 서비스 등을 제공하며 독일개발은행(KfW)과 협력해 중소기업 전용 대출 상품도 내놓았다. 기업용 보험, 회사용 차량 렌트 등 작은 회사에 필요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면서 이를 법인계좌와 연동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의 디지털 뱅킹 서비스를 제공하는 펜타. 베를린에 있다. 사진=getpenta.com

 

독일에서 일반 회사들이 가장 많이 쓰는 월급·세금·회계 관리 소프트웨어 회사인 다테브(DATEV)와 파트너십을 맺고 직원 급여 관리를 펜타은행 계좌에서 쉽게 할 수 있도록 설계한 것도 눈에 띈다. 또 인공지능(AI) 솔루션을 적용한 카드 결제 리더기 업체 섬업(SumUp)과 협력해 펜타POS라는 상품을 만들었는데, 이는 자영업자 고객들이 매출을 쉽게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다. 펜타은행은 비즈니스 고객 맞춤형 상품으로 좋은 시장 반응을 얻었고, 펜타는 ‘2019년 올해의 핀테크 기업’에 선정됐다. 펜타는 매월 현재 60만 유로(8억 원)의 순수익을 창출하면서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B2B 네오뱅크의 터줏대감 핀란드 네오뱅크, 홀비

 

홀비(Holvi)는 2011년 핀란드 헬싱키에서 창업한 스타트업으로 네오뱅크 업계에서는 선발 주자에 가깝다. 2016년 스페인의 전통 상업은행 중 하나인 BBVA에 인수되어 안정적으로 사업을 이어나가다가 창업자 투오마스 토이보넨(Tuomas Toivonen)이 올해 2월에 BBVA로부터 다시 회사를 매입하면서 현재는 독립적인 길을 걷고 있다. 

 

핀란드에서 시작한 B2B 네오뱅크 홀비. 사진=holvi.finance.blog

 

홀비는 핀란드 은행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으며, 앞서 언급한 은행들과 마찬가지로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계좌를 제공한다. 현재 20만 개의 고객사가 있으며 헬싱키, 베를린, 마드리드를 기반으로 유럽 지역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특히 쇼핑몰 등을 운영하는 기업이 디지털 뱅킹 플랫폼에서 송장 및 영수증을 보내고, 입금과 결제 상황을 추적할 수 있도록 최적화한 것이 최대의 강점으로 꼽힌다. 

 

그러나 계좌 이용료 유료화를 실시한 이후 쉽지 않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홀비, 피어스트, 콘티스트를 제외한 타 네오뱅크의 비즈니스 계좌는 모두 매달 6~9유로(1만 원 내외) 정도의 계좌 이용료를 지불하는 유료서비스였다. 그런데 홀비가 가장 먼저 유료화를 발표하면서, 기존 유료서비스들이 직면한 적 없는 수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 이로 인해 많은 고객이 이탈하고 있어 흡사 한국의 ‘프리챌 유료화’ 당시가 떠오른다. 그러나 네오뱅크 중 가장 오래된 서비스인 만큼 홀비가 이 난국을 어떻게 헤쳐나갈지도 유럽 핀테크 업계 초미의 관심사다. 

 

#유럽은행의 전통강자 도이치방크 산하 스타트업, 피어스트

 

전통 은행의 자회사로 시작한 핀테크 스타트업 피어스트. 본과 도르트문트에 기반을 두고 있다. 사진=fyrst.de

 

피어스트(Fyrst)는 도이치방크의 자회사로 2019년 7월에 설립됐다. 본(Bonn)과 도르트문트(Dortmund)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기존 은행의 자회사라는 점이 많은 고객에게 기본 신뢰를 준다. 앞의 네오뱅크들과 마찬가지로 자영업자, 프리랜서 및 중소기업들을 대상으로 계좌를 제공하며, 기본 계좌 관리 수수료가 없고, 도이치방크를 비롯해 파트너사인 콤메르츠방크, 포스트방크 등에서 현금 인출을 무료로 할 수 있고, 기존 은행과의 연계를 통해 기업 대출 등을 손쉽게 받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기업 전용 보험 상품 제공, 온라인 쇼핑몰 운영자를 위한 보안 소프트웨어 제공, 기업이 직원 식대 지원을 하면서 세무적인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설계된 런치앱 등을 통한 차별화된 서비스도 눈에 띈다.

 

한국에서는 작은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토스가 토스뱅크까지 출범하고 대출 서비스를 론칭하며 좋은 반응을 얻고, 테크 기업인 카카오의 카카오뱅크는 현재 가입자 수 1700만 명을 돌파하면서 시장 판도를 완전히 바꾸어놓았다. 이제 금융산업을 바라보는 시각이 완전히 바뀌어야 함을 의미한다. 가입자 약 20만 명으로 유럽 핀테크계를 흔들고 있는 콩토는 그에 비하면 귀여운 수준이다. 뛰어난 기술력과 창의적인 혁신 아이디어를 가진 K-은행이 유럽에 진출하지 않을 이유는 보이지 않는다.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또 하나의 세계 창조를 예상해본다. 

 

필자 이은서는 베를린에서 공부하고 한국에 돌아왔다가 향수병에 못 이겨 다시 베를린에 와 살고 있다. 다양한 스타트업과 함께 일하며, 독일 시장에 진출하려는 한국 기업, 한국 시장을 공략하려는 독일 기업을 안내하는 역할을 주로 하고 있다.​​ ​​​​​​​​​​​​​​​​​​​​​​​​​

이은서 칼럼니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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