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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취미생활' LG, '라이프스타일 맞춤' 삼성…코로나 시대 백색가전의 변신

LG 틔운, 삼성 비스포크 등 혁신과 틈새가전으로 정체된 백색가전 시장에 활력

2021.10.27(Wed) 09:28:52

[비즈한국] 최근 가전 업계가 특정 소비자층을 겨냥한 ‘틈새 가전’을 선보이며 새로운 수요 창출에 나섰다. 세계 최초 의류관리기 ‘트롬 스타일러’로 ‘신(新)가전’ 흥행을 일으킨 LG전자가 이번엔 식물생활가전 ‘LG 틔운’을 출시했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가전의 대명사 ‘비스코프’를 앞세워 생활 맞춤형 제품 라인을 확대하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집콕’, 재택근무 등 라이프스타일이 변화하자 이를 보조하는 새로운 제품을 앞다퉈 출시하는 모습이다. 최근 가전 업계의 키워드는 ‘취미’와 ‘고객 세분화’다. 이에 음주 문화 트렌드로 꼽히는 ‘홈술’, 집 안을 식물로 꾸미는 ‘플랜테리어(Planterior·식물과 인테리어의 합성어)’, 급부상한 가정간편식(HMR·Home Meal Replacement) 문화 등 생활방식의 변화와 취미를 보완하는 신(新)가전 시장을 두고 가전 업계의 경쟁이 치열하다.

 

LG전자가 플랜테리어족을 위한 틈새 가전 ‘LG 틔운’을 선보이며 새로운 소비자 공략에 나섰다. 사진은 서울 성수동의 틔운하우스(위)와 틔운. 사진=강은경 기자

LG전자가 플랜테리어족을 위한 틈새 가전 ‘LG 틔운’을 선보이며 새로운 소비자 공략에 나섰다. 서울 성수동의 틔운 하우스(위)와 틔운. 사진=강은경 기자


#“새 생활을 틔우다”…식물 키우기 자동화한 LG 틔운

 

지난 14일 서울 성수동 복합문화공간 ‘플라츠’에 ‘틔운 하우스’가 문을 열었다. 틔운 하우스는 LG전자가 새롭게 선보이는 식물생활가전 ‘LG 틔운’을 체험할 수 있는 팝업스토어다. LG 틔운은 식물을 길러본 경험이 없는 초보자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식물 재배 과정 대부분을 자동화한 가전이다. LG전자의 설명에 따르면 사용자가 틔운의 내부 선반에 씨앗 키트를 장착하고 물과 영양제를 넣은 후 일정 시간을 기다리면 꽃과 채소 등 결실을 얻을 수 있다. 위·아래 2개의 선반에 각각 3개의 씨앗 키트를 장착할 수 있어 한 번에 최대 6가지의 식물을 기를 수 있고, 각 씨앗 키트에는 씨앗과 배지 등 식물 재배에 필요한 요소들이 일체형으로 담겨 있다.

 

LG전자는 △메리골드, 촛불맨드라미 등 꽃 3종 △상추, 비타민, 겨자채, 청경채, 케일 등 채소 12종 △페퍼민트, 타임, 루꼴라 등 허브 5종을 포함한 총 20종의 씨앗키트를 먼저 판매하고, 향후 종류를 확대할 계획이다. 

 

틔운을 ‘LG 씽큐’ 앱과 연동하면 모바일로 식물의 성장 단계를 확인할 수 있고, 물과 영양제를 보충해야 할 때 알림을 받을 수 있다. LG전자는 자사의 생활가전 기술력을 집약해 식물 재배에 최적화된 환경을 구현했다. LG 디오스 냉장고의 핵심 기술인 자동 온도조절 시스템과 LG 퓨리케어 정수기의 순환 급수 시스템, LG 휘센 에어컨의 통풍 환기 시스템 등을 적용해 식물이 전자기기 안에서도 자연상태와 유사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했다는 설명이다.

계절과 관계없이 채소는 약 4주, 허브는 약 6주 후 수확이 가능하고 꽃은 8주 후 개화한다는 점도 특징이다. 틔운은 식물에 관심이 있으면서도 키우기 어려워 주저하는 사람들과 플랜테리어를 즐기는 소비자층을 겨냥한다. LG전자는 틔운에서 성장한 식물을 옮겨 사무실 책상 위나 침대 협탁 등 고객의 일상에서 가깝게 감상할 수 있는 액세서리인 LG 틔운 미니도 추후 출시할 예정이다. ​

 

#쾌적한 취미 생활 뒷받침한다…니즈 세분화로 새로운 소비자 발굴

 

이 밖에도 LG전자는 고객의 취미와 생활방식에 맞게 특화한 가전을 출시하고 있다. LG전자는 10월 2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52회 한국전자전(KES 2021)’에서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하는 제품을 선보였다. 틔운과 함께 전시관 중앙에 배치된 스탠드바이미(StandbyME)는 집 안 곳곳을 옮겨다니며 활용할 수 있는 무선 스크린으로 이번 KES에서 스마트홈 부문 혁신상을 받았다. 홈트레이닝 문화 확산, OTT 채널 확대, 온라인 수업 등으로 인해 기존의 TV나 모니터 화면으로는 채워지지 않던 스크린 수요를 타깃했다. 사용자가 원하는 용도에 적합하게 장소를 바꿔가며 사용할 수 있다.

 

똑같은 제품이라도 숨은 욕구를 찾아 세분화된 라인을 내놓기도 한다. LG 퓨리케어는 지난 7월 ‘퓨리케어 360° 공기청정기 펫 알파 오브제컬렉션’을 출시하며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를 위한 공기청정기를 선보였다. 오토모드 대비 약 64% 강한 풍량과 부착형 극세필터, 광촉매필터를 통해 반려동물의 털과 먼지, 배변 냄새를 없애는 데 초점을 맞췄다. 현재 해외 판매 중인 잔디깎이 로봇도 한국의 생활 방식을 접목한 형태로 출시를 앞두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LG전자는 타사가 백색가전에 머무를 때도 지속적으로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하거나 선도하는 혁신 가전 시장을 개척해왔다. 틔운은 LG전자가 선보이는 가장 최신의 혁신 가전”이라면서 “잔디깎이 로봇은 한국 소비자의 활용 방식, 문화에 맞게 보완해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비스코프 브랜드를 활용해 신(新)가전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은 비스코프 큐커. 사진=삼성전자 홈페이지

삼성전자는 비스코프 브랜드를 활용해 신(新)가전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비스코프 큐커(위)와 비스코프 슈드레서. 사진=삼성전자 홈페이지


#전자레인지·에어프라이어 고민 없이 밀키트 조리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한국과 미국을 중심으로 진행한 ‘비스포크 홈 2021’ 행사를 10월 12일(영국 현지 시각) 프레스콘퍼런스 ‘Life Unstoppable(멈추지 않는 일상) 2021’을 통해 유럽에서도 이어 갔다. 가장 주요하게 다뤄진 제품은 ‘놀라움이 가득한 집’이라는 단편 영화로 소개된 비스포크 홈 가전 라인업이었다. 삼성전자는 2019년 삼성전자의 첫 번째 라이프스타일 맞춤형 가전인 ‘비스포크 냉장고’ 출시 이후, 비스포크 브랜드를 주방에 이어 거실, 세탁실 등 집 안 전체로 확장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는 비스포크 브랜드를 세분화하는 방식으로 개인 맞춤형 가전 수요를 공략하고 있다. 밀키트 조리기 ‘비스포크 큐커’와 의류 관리를 넘어서 신발 케어까지 신경 쓰는 소비자를 위한 ‘비스포크 슈드레서’가 바로 그것이다. 

 

삼성전자가 7월 출시한 ‘비스포크 큐커’는 △오븐 △전자레인지 △토스트기 △에어프라이어 기능을 한데 합친 조리기기다. 전용 밀키트의 바코드를 찍으면 조리값이 자동으로 설정되는 등 이용자 편의를 높였다. 1인 가구 증가, 재택근무 확대 등 밀키트와 같은 가정간편식 시장이 확대되는 흐름 속에서 즉석 식품 조리를 위한 ‘올인원(all-in-one)’ 제품이라는 점이 주목받으며 출시 한 달 만에 1만 대 판매를 기록했다. 비스포크 슈드레서는 일반 신발의 살균, 보관부터 구두·등산화·골프화·레인부츠·부츠·젖은 운동화까지 관리가 가능하다. 

 

삼성 비스포크는 개인화 소비 트렌드에 초점을 맞춘 브랜드다. 소비자가 제품의 소재나 색상, 디자인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해 큰 호응을 얻고 있는데 이 같은 맞춤형 라인을 구축해 디자인에 이어 기능까지 개인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5월 제품 출시 당시 양혜순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상무는 “매일 신는 신발에 대한 소비자들의 고민을 덜어주기 위해 신발을 위생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슈드레서를 도입하게 됐다”며 “향후에도 소비자들이 한층 쾌적한 라이프스타일을 경험할 수 있도록 새로운 혁신 제품을 지속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유럽총괄 직원이 10월 12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버추얼 프레스콘퍼런스에서 Neo G9 게이밍 모니터와 스마트 모니터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홈페이지


#정체된 백색 가전 시장…퍼플 오션 될까

 

백색가전은 과거 GE사가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을 백색으로 통일하고 TV 등 오디오와 비디오 제품은 갈색으로 통일하면서 굳어진 용어다. 가전 시장은 장기적 관점에서 기존의 ‘백색가전’만으로는 정체됐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백색가전 보급률이 100%를 상회하며 포화 단계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중국의 저가 공세도 경계 대상이었다. 백색가전 사업은 2016년까지 연평균 4%씩 성장하던 저성장 산업으로 인구성장률과 물가상승률 정도의 성장이 예상됐으나 프리미엄 가전, 스마트 가전 등으로 반전의 계기가 마련됐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GfK에 따르면 국내 대표 가전제품 23종의 전체 매출은 전년 대비 14% 증가했다. 특히 식기 세탁기, 의류 관리기, 전기레인지, 커피메이커 등 신(新)가전제품 시장도 30% 이상 확대됐다. 최인수 ​GfK ​연구원은 “2020년은 코로나19로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며 인테리어, 편리함, 휴식 등 가치에 중점을 둔 가전들과 요리, 음악 등 취미와 관련된 가전 중심 소비가 시장의 성장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가전 업계는 의류관리기·건조기·식기세척기 등 위생 가전도 확대하며 시장을 재편해왔지만 새로운 성장 동력 발굴이 필요하다는 위기의식은 여전히 있다. 전자 업계는 새로운 소비를 창출할 수 있는 제품에 R&D를 확대하고 세컨드 가전으로도 불리는 틈새 가전,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위한 전략을 꾸려왔다. ​이에 틈새 가전 시장이 퍼플 오션(포화 상태의 기존 시장에서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술을 적용해 발굴하는 새로운 시장)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기대감이 커진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백색가전 판매가 크게 늘어 호황이었지만 앞으로는 틈새 가전, 라이프스타일 맞춤형 가전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며 “업계 전반이 새로운 가전에 대한 수요를 발굴하고 쪼개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새로운 기능을 가진 혁신 제품 출시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은경 기자 gong@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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