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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대우·현산, 대형건설사들 호텔사업 실적 악화에 희비 교차

DL의 글래드호텔은 영업이익 적자 전환, 대우송도호텔은 매물로 나와, 현산은 "실적 방어 성공"

2021.04.02(Fri) 15:18:49

[비즈한국] 호텔사업에 뛰어든 대형건설사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디엘(DL, 옛 대림산업)과 대우건설의 호텔사업 담당 자회사는 각각 지난해 영업이익이 적자 전환됐고, 에이치디씨(HDC)현대산업개발의 호텔업 자회사는 영업이익이 18% 줄었다. 세 회사는 각각 2020년 시공능력평가액 3, 6, 9위 건설사다. 건설업계 신성장 동력으로 부상한 대표 ‘디벨로퍼 사업’이 코로나19로​ 위기를 맞았다.

 

#디엘 ‘글래드호텔앤리조트’ 영업이익·순이익 적자 전환 

 

디엘 100% 자회사 ‘글래드호텔앤리조트(옛 오라관광)’는 지난해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모두 적자로 전환됐다. 2020년 실적은 매출액 608억 원, 영업손실 20억 원, 순손실 76억 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39%, 123%, 170% 줄었다. 골프장부문 영업이익은 56억 원으로 전년보다 38% 늘었지만, 호텔부문에서 76억 원의 영업 손실을 내면서 전체 실적이 악화했다. 

 

클래드 강남 코엑스 센터 전경. 사진=글래드호텔앤리조트 홈페이지

 

글래드호텔앤리조트는 서울, 제주에서 호텔과 골프장을 운영하는 회사다. 디엘은 1986년 제주도 골프장 ‘오라컨트리클럽’과 ‘그랜드호텔’ 운영사인 오라관광을 인수했다. 이후 2014년 비즈니스호텔 브랜드 ‘글래드’를 출시해 4년간 서울에 4개 글래드 호텔을 열었다. 제주그랜드 호텔은 ‘메종 글래드 제주’로 재개장했다. 2019년 2월에는 사명도 지금 이름으로 바꿨다. 호텔사업은 디엘이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하는 대표적인 디벨로퍼 사업 중 하나다.

 

디엘 관계자는 “지난해 제주도를 제외한 많은 사업장에서 영업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업계 전반적인 불황에 비해 손실이 큰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호텔 매각 등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 프로모션을 적극적으로 펼쳐 고객을 유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매물로 나온 대우건설 ‘대우송도호텔’, 영업이익 또다시 적자 전환

 

대우건설 100% 자회사 ‘대우송도호텔’도 지난해 영업이익이 적자 전환됐다. 2020년 실적은 매출액 183억 원, 영업손실 27억 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33%, 1562% 감소했다. 순손실 규모는 73억 원으로 전년보다 65% 줄었다. 2019년 실적은 손상차손으로 159억 원이 반영되면서 순손실이 크게 늘었다. 손상차손이란 자산가치가 감소해 회복하기 어려울 경우 이를 회계상 손실로 반영하는 것을 말한다.

 

쉐라톤 그랜드 인천 호텔 전경. 사진=한국관광협회중앙회 홈페이지

 

대우송도호텔은 인천 송도 ‘쉐라톤 그랜드 인천 호텔’을 운영하는 회사다. 대우건설은 인천 송도국제업무단지가 조성되던 2007년 12월 이 회사를 설립해 호텔사업에 뛰어들었다. 이듬해 2월 미국 쉐라톤(SOMC)과 호텔운영관리계약을 맺고, 2009년 8월 지하 3층~지상 23층(321실) 규모 쉐라톤 그랜드 인천 호텔을 개장했다. 이 호텔은 2015년 쉐라톤 그랜드 등급, 2019년 한국관광공사 5성 등급을 획득하며 송도를 대표하는 고급호텔로 자리 잡았다. 

 

쉐라톤 그랜드 인천 호텔은 현재 매물로 나온 상태다. 고급호텔 명성에도 불구하고 설립해인 2007년부터 14년간 순손실을 이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영업이익을 낸 해는 2016년과 2019년뿐이다. 재무상태는 2019년 자산 1400억 원, 부채 1492억 원으로 완전 자본잠식에 진입했다. 모회사인 대우건설은 지난해 재무구조를 개선코자 대우송도호텔에 290억 원을 출자했다. 지난해까지 출자총액은 675억 원이다. 대우건설은 2018년 5월부터 호텔 매각을 추진했지만 아직까지 인수 회사를 찾지 못한 상태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지난해 대우송도호텔 재무상태를 정상화하고자 자금을 투입했다. 현재까지 계속 적당한 매수자를 찾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HDC현대산업개발 ‘호텔HDC’, 영업이익 18% 감소

 

HDC현대산업개발 100% 자회사 호텔HDC는 실적이 악화했지만 적자는 면했다. 2020년 실적은 매출액 650억 원, 영업이익 8억 원, 순이익 6억 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5%, 18%, 18% 줄었다. 호텔HDC는 2018년 영업이익 21억 원, 순이익 18억 원을 기록했지만 이듬해 각각 9억 원, 8억 원으로 감소한 뒤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파크하얏트부산호텔 전경. 사진=호텔HDC 홈페이지

 

호텔HDC는 2005년 설립돼 서울과 부산 등지에서 고급 호텔을 위탁 운영한다. 이 회사는 HDC현대산업개발로부터 서울 강남구 ‘파크하얏트서울호텔’, 부산 해운대구 ‘파크하얏트부산호텔’, 강원 고성군 ‘아이파크 콘도’, 강원 정선군 ‘파크로쉬 리조트’ 운영을 위탁받았다. 2019년 9월부터는 케이티에스테이트 ‘안다즈 서울 강남’ 호텔도 위탁 운영하기 시작했다. 호텔HDC가 운영하는 세 호텔은 2019~2020년 한국관광공사 5성 등급을 받았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외국인 관광객이 줄면서 업계가 전반적으로 불황을 겪은 가운데 국내 수요가 일정 수준 실적 방어에 성공한 듯하다”고 전했다.  

 

한편 대형건설사들은 2000년대 초중반 무렵 디벨로퍼 사업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디벨로퍼란 단순 도급 공사를 넘어 사업 기획, 토지 매입, 건설, 운용 등 부동산 개발 전체 과정을 총괄하는 종합개발사업자다. 관광업과 마이스(MICE, 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 및 이벤트)산업이 발전하면서 ​호텔사업은 안정적인 수익을 가져다 줄 대표적인 디벨로퍼 사업이 될 것으로 관측됐다.​ 하지만 이후 공급 경쟁이 심화하고 코로나19 여파로 수요가 줄면서 호텔업계는 경영난을 맞게 됐다.

 

한 호텔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가 번지기 이전엔 호텔 외국인 투숙객 비율은 50%가 넘었다. 외국인 관광이 재개되지 않는 한 업계 불황은 지속될 것으로 본다”며 “재작년까지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호텔이 우후죽순 늘면서 업계 출혈 경쟁이 심화됐는데, 여기에 코로나19가 겹치면서 경영난에 처한 호텔이 매물로 나오고 있다. 운영기업 재정이 튼튼한 호텔로 시장이 재편된다면 장기적으로 경쟁력이 생길 수 있지만, 그 전까지 매출 타격은 불가피해 보인다”고 전했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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