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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딥페이크 긍정적으로 활용할 길 찾았다" 오제욱 디오비스튜디오 대표

실제 사람과 구별 어려운 가상얼굴 유튜버 '루이'로 화제…초상권, 모자이크 문제 등 다방면에 활용 가능

2021.03.03(Wed) 18:05:09

[비즈한국] 한 스타트업이 디지털 성범죄에 악용되며 대중으로부터 부정적 인식이 강한 ‘딥페이크(Deepfake)’ 기술의 인식 개선에 나섰다. 루이커버리 유튜브 채널에서 활동하는 가상 인물 ‘루이’를 탄생시킨 디오비스튜디오가 그 주인공이다. 

 

디오비스튜디오는 디오비 엔진을 활용해 전혀 다른 가상 얼굴을 뽑아낼 수 있다. TV 화면 속 인물은 오제욱 디오비스튜디오 대표가 디오비 엔진을 활용해 자신의 몸에 가상 얼굴을 입힌 또 다른 자아다. 사진=이종현 기자


딥페이크는 딥러닝(Deep learning)과 페이크(fake)의 합성어다. 특정 인물의 얼굴 등을 AI 기술을 이용해 특정 영상에 합성하는 기술이다. 이 용어는 대중에게 부정적으로 인식된다. 딥페이크 기술이 디지털 성범죄에 악용되고 있어서다. 

 

디오비스튜디오는 딥페이크를 향한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하려는 스타트업 중 하나다. 이들은 자체 개발 동영상 얼굴 합성 기술인 ‘디오비 엔진’을 사용한다. 이 기술은 인공지능(AI) 기술을 이용해 서로 다른 영상들을 합성하는 딥페이크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다만 딥페이크가 한 사람의 얼굴을 대상으로 한다면, 디오비 엔진은 여러 사람의 얼굴을 한데 모아 세상에는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가상 인물로 탄생시킨다는 점이 다르다. 

 

그렇게 태어난 가상 인물이 루이다. 루이는 유튜브채널 ‘루이커버리’에 등장하는 버추얼 유튜버다. 루이는 디오비엔진으로 제작된 가상 얼굴로 탄생한 버추얼 휴먼이기 때문에 온라인에서만 만날 수 있다. 세상 어딘가에는 루이의 얼굴과 닮은 사람이 존재할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루이는 디오비엔진의 AI 기술이 만들어낸 세상에 없는 얼굴인 것이다.

 

오제욱 디오비스튜디오 대표는 “루이는 본체인 실제 가수의 얼굴이 아닌, 완전히 새로운 가상 얼굴로 활동하고 있다. AI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머지않아 누구나 메타버스에서 가상얼굴로 활동하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튜브 채널 루이커버리에서 활동하는 가상 인물 루이. 사진=유튜브 채널 루이커버리 영상 캡처


루이는 현재 광고,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섭외 요청을 받고 있다. 오제욱 대표는 “루이가 최근 광고 모델로 발탁됐다. 또 한국어 교육 스타트업과 계약을 맺고 외국인들에게 케이팝으로 한국어를 가르치거나 한국 문화를 가르치는 콘셉트로 영상 촬영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디오비스튜디오는 루이를 통한 활동뿐만 아니라 디오비 엔진도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도록 하는 중이다. 가장 많은 문의가 들어오는 분야는 연예계다. 그는 “연예인은 사생활 문제도 있고, 작품 선택에도 개인의 취향이 담겨있기에 기획사 입장에서 제약이 많다. 가상 인물은 이 같은 제약에서 모두 벗어난다”고 말했다. 

 

오제욱 대표는 콘텐츠 사업이 갖는 한계점을 디오비엔진을 통해 해결하려고 한다. 오 대표는 “콘텐츠 하나에 얽힌 이해 관계자들이 워낙 많다보니 부가가치를 창출해내는 것이 굉장히 어렵다. 모두의 동의를 얻어야만 콘텐츠를 활용할 수 있는데, 우리가 만들어낸 가상 인물은 초상권이 기획사에 있다. 데이터 세팅만 해두면 기획사들은 가상 인물을 수많은 활동에 투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디오비스튜디오는 연예인들의 ‘부캐 문화’도 대중화할 생각이다. 부캐는 온라인 게임에서 사용하던 본 캐릭터 외에 새롭게 만든 부 캐릭터의 줄임말로 최근에는 ‘평소 내가 아닌 새로운 모습이나 캐릭터로 행동할 때’를 가리키는 말로 사용된다. 디오비 엔진을 통해서라면 새로운 가상 얼굴로 언제든지 또 다른 나로 활동할 수 있는 것이다. 그는 “우리는 유재석이 ‘지미유’, ‘유산슬’ 등의 부캐로 활동할 때 재미를 느낀다. 대중도 이 기술을 통해 충분히 부캐로 활동하며 삶의 또 다른 재미를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것이 알고 싶다’ 딥페이크 편에 등장한 딥페이크 범죄 피해자. 디오비스튜디오는 피해자의 동의를 얻고 딥페이크 기술을 통해 모자이크 방식보다 가상 얼굴로 대체해 신변을 보호하는 방법을 택했다. 사진=그것이 알고 싶다 영상 캡처


이 밖에도 디오비 엔진이 상용화되면 방송에서 모자이크 처리되고 음성이 변조된 인물들을 보는 일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디오비스튜디오는 2월 27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딥페이크 편에 나온 딥페이크 범죄 피해자의 얼굴에 가상 얼굴을 입혀 영상을 내보냈다. 오제욱 대표는 “피해자들의 얼굴을 모자이크하고 음성을 변조하면 그들의 감정에 공감하는데 한계가 있다. 딥페이크 기술은 모자이크로 가려졌던 그들의 감정을 느끼게 한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딥페이크를 향한 부정적인 인식 개선은 디오비스튜디오의 숙제 중 하나다. 오제욱 대표는 “딥페이크 기술은 순기능이 정말 많다. 인기 예능 프로그램인 ‘렛미인’을 떠올려보자. 성형수술로 사람들의 얼굴이 바뀌면서 내면까지 긍정적으로 변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딥페이크 기술은 현실 세계에서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 자존감을 높여주는 요소가 될 수 있다. 그들은 이 기술로 제2의 삶을 살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P2P 서비스도 개인 간 파일과 정보를 쉽게 공유하게 하려고 개발됐으나 한때 음란물 유통의 수단이 됐다. 결국 새로운 기술의 순기능을 극대화하려면 규제와 정책 마련이 필수다. 단지 재미로 남의 얼굴을 이용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범죄인지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야 한다”며 “딥페이크도 현재 성장통을 겪고 있다고 생각한다. 사업가들이 당장의 이익을 위해서 이 기술을 악용하면 좋은 기술로 발전할 수 없다. 사람들의 삶을 이롭게 할 수 있도록 업계 관계자들이 노력해야 한다. 디오비스튜디오는 딥페이크 기술의 순기능을 널리 알리는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박찬웅 기자 rooney@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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