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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지구는 우주의 '변두리'에 불과할까

외계 지적문명 존재 가능성 추론하는 '드레이크 방정식' 업데이트해 돌려보니…

2021.01.11(Mon) 09:49:39

[비즈한국] “영감님의 영광의 시대는 언제였죠? 국가대표였을 때였나요? 난 지금입니다!!” (만화 ‘슬램덩크’에서) 

 

한 해가 가고 한 살 나이를 먹을 때마다 스스로 이런 질문을 던진다. 과연 지금이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전성기일까? 아직 내 전성기는 찾아오기 전인 걸까, 아니면 이미 최고점을 찍고 인생 곡선이 서서히 내려가는 중일까? 앞으로 어떻게 그려질지 알 수 없는 인생 곡선을 상상하며 지금 이 순간이 삶에서 가장 행복한 시기인지, 아니면 앞으로 더 행복한 미래가 있을지를 궁금해하곤 한다. 

 

그렇다면 우리 우주는 어떨까? 이 넓은 우주에 지구뿐 아니라 다른 별과 행성에도 수많은 생명체와 지적 문명이 탄생할 수 있다면, 우주에 지적 생명체들이 가장 많이 탄생하는 우주 문명의 르네상스가 언제일지 알 수 있을까? 재밌게도 최근 천문학자들은 이 우주 문명의 르네상스가 언제인지, 그리고 우리는 과연 그 영광의 시대에 어느 정도 가까이 살고 있는지를 내다보는 새로운 공식을 만들어냈다. 시간이 흐르고 우주가 나이를 먹으면서 우주에 존재하는 지적 생명체의 수는 어떻게 변할까? 우리는 그 요동치는 우주의 인생 곡선에서 지금 어떤 시기를 지나고 있을까? 

 

천문학자들이 새롭게 만든 수학적 모델에 따르면, 우리는 어쩌면 다른 외계문명과 만날 가능성이 거의 없을지도 모른다. 이 슬픈 결과는 어떻게 나왔을까?

 

#이제는 ‘유물’이 된 드레이크의 방정식 

 

현재까지 확인된 지적 생명체가 살고 있는 행성은 우주 전체에서 단 한 곳 지구뿐이다. 그래서 아주 엄밀하게 말한다면, 우리 은하의 별과 행성 가운데 실제 지적 생명체가 존재할 확률은 수천억, 수조 분의 1이라고도 이야기할 수 있다. 사실상 거의 0에 가까운 희박한 확률처럼 느껴진다. 

 

오래전부터 천문학자들은 생명체가 탄생하고 지적 존재로 진화하는 것이 얼마나 까다로운지를 수치화해서, 그 확률을 수학적으로 분석하려는 다양한 시도를 했다. 천문학자 칼 세이건이 소개해 더욱 유명해진 천문학자 드레이크의 방정식(Drake’s equation)은 “과연 우주에 우리뿐일까?” 하는 막연한 고민을 수학적으로 유의미하게 분석해보고자 했던 천문학자들의 고민을 잘 보여준다. 

 

강연장에서 드레이크 방정식의 개념을 설명하고 있는 칼 세이건. 사진=Cornell Alumni


드레이크의 방정식은 외계 지적 문명이 탄생하기까지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서, 인류가 신호를 주고받을 수 있을 법한 ​우리 은하 속 ​외계 문명의 수를 헤아려본다. 

 

우선 우리 은하에서 매년 새로운 별들이 얼마나 태어나는지를 따져본다. 기본적으로 별이 있어야 생명활동과 기술 문명에 필요한 빛 에너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펄펄 끓는 가스 덩어리인 별에선 생명체가 살기 어려울 것이다. 그래서 드레이크는 그다음으로 별들 중에서 얼마나 높은 확률로 그 곁에 행성을 거느리고 있을지를 따져본다. 하지만 태양계만 봐도 알 수 있듯이, 별 곁에 행성이 있다고 해서 그곳에 반드시 생명체가 살지는 않는다. 지구처럼 적당한 온도와 조건을 만족하는 암석 행성이어야만 생명 탄생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별들 주변에 있는 행성들 중에서 지구와 같은 적당한 조건의 암석 행성은 얼마나 있는지를 또 따져본다. 드레이크 방정식을 구성하는 여러 변수 중 여기까지는 그나마 천문학적인 탐사를 통해서 꽤 정확하게 유추해볼 수 있다. 

 

인류와 신호를 주고받기 위해서는 외계 문명 역시 인류처럼 우주 공간 멀리 신호를 송출할 수 있는 통신 기술이 있어야 한다. 은하에서 별이 얼마나 태어나는지, 별 곁에 얼마나 많은 지구형 행성이 있는지는 천문학적 탐사로 알 수 있지만, 그 뒤 생명이 탄생하고 고등 지적 문명으로 진화할 확률은 알기 어렵다. 사진=National Radio Astronomy Observatory


하지만 그 뒤에 이어지는 변수들은 그 값을 유추할 만한 충분한 근거가 아직 없다. 지구와 같은 좋은 조건을 갖춘 행성들 중에서 실제 생명이 출현할 확률은 얼마나 되는지, 그렇게 탄생한 원시 생명체가 지능을 가진 지적 생명체로 진화할 확률은 어떤지, 또 그런 지적 문명이 원시적인 수준이 아니라 자신의 행성 바깥으로 신호를 내보낼 수 있는 기술 문명으로 발전할 수 있는 확률은 어떤지, 이런 변수들을 함께 고려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렇게 여러 단계를 거쳐 끝내 기술 문명에 도달하는 데 성공한 지적 문명이 얼마나 오랫동안 우주에서 사라지지 않고 존속할 수 있을지, 기술 문명의 평균적인 수명까지 모두 고려해서 드레이크 방정식은 우리 은하 속 외계 지적 문명의 수를 헤아리는 아이디어를 제시한다. 하지만 이런 변수들은 그 수치를 추정할 만한 근거가 없다. 우주 전체에서 실제 생명이 탄생하고, 지적 생명체로 진화하고, 기술 문명에 도달하는 데 성공한 사례를 우리 지구, 딱 하나만 알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 유일한 사례인 지구의 인류 문명이 아직 망하지 않았기 때문에, 가장 마지막 변수인 기술 문명의 수명은 아예 추정하는 것조차 무의미해 보인다. 

 

이처럼 사실 드레이크 방정식의 변수에는 추정하기가 어려운 미지수들이 많다. 게다가 드레이크 방정식은 태양계 바깥 다른 별 곁에 정말 외계행성이 존재하는지도 아직 확인하지 못하던 시절 제안된 아이디어다. 수학적으로 엄밀한 값을 제시하는 공식이라기보단, 그저 외계 문명의 존재 가능성을 따져보기 위해 어떤 요소를 고려할 수 있는지를 개념적으로 보여주는 가이드라인에 가깝다. 

 

그간 인류가 발견한 모든 외계행성의 분포를 발견 순서대로 보여주는 영상. 이제 인류는 외계행성의 존재 비율을 나름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이야기할 수 있을 만큼 외계행성을 많이 발견했다.

 

드레이크 방정식이 제안된 이후 반세기 동안 우리는 실제로 다른 별 곁을 도는 외계행성을 4000개 넘게 발견했다. 또 우리 은하 어디에서 별들이 더 자주 태어나는지, 지구와 같은 암석 행성이 형성되기 위해서는 어떤 조건들이 필요한지 등 과거엔 알지 못했던 세부 요소들까지 파악했다. 그런 점에서 드레이크 방정식은 이제 21세기의 외계 지적 문명 탐색에는 적용하기에는 너무 투박하고 오래된 구닥다리 방식처럼 느껴지는 부분이 없지 않다. 그래서 그간 업데이트된 여러 세부 요소를 적용해서, 더 현실에 맞는 세련된 버전으로 드레이크 방정식을 업그레이드하려는 다양한 시도가 있었다. 

 

#새로 패치된 드레이크 방정식 ver 2  

 

이제 천문학자들은 우리 은하 안에서 새로 태어나는 별들의 질량이 어떻게 분포하는지, 질량 분포 함수를 파악하고 있다. 이를 반영하면 우리 은하에서 매년 새로 태어나는 별들 중 태양과 비슷한 질량의 별들이 얼마나 많이 태어날지를 정확하게 계산할 수 있다. 이를 별들의 초기 질량 함수(Initial Mass Function, IMF)라고 부른다. 

 

가벼운 질량부터 무거운 질량까지 은하에서 새로 태어나는 별들의 질량이 어떻게 분포하는지를 히스토그램으로 그리면 초기 질량 함수를 얻을 수 있다. 이 히스토그램에서 무거운 질량 쪽으로 가면서 히스토그램이 어떤 기울기로 내려가는지로 다양한 초기 질량 함수 모델을 이야기할 수 있다. 기울기가 완만하면 질량이 작은 별에 비해서도 꽤 많은 무거운 질량 별들이 태어나는 것이고, 기울기가 급하게 떨어지면 질량이 작은 별에 비해서 질량이 무거운 별은 잘 만들어지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이미지=Andrei Klishin(MIT)

 

천문학자들은 이번 분석을 위해서 가장 널리 적용되는 기울기 2.35의 ‘샐피터’ 초기 질량 함수(Salpeter IMF)를 적용했다. 이를 통해 태양과 질량이 비슷한, 태양 질량의 0.8에서 1.2 사이의 별들이 얼마나 많이 태어나는지를 계산했다. 

 

그새 인류는 4000개가 넘는 꽤 많은 외계행성을 발견한 덕분에, 태양과 비슷한 별들이 얼마나 높은 확률로 지구와 비슷한 조건의 따뜻한 암석 행성을 거느리고 있는지를 계산할 수 있게 되었다. 최근 분석에 따르면 지구와 크기가 비슷한 암석 행성들 중 약 11%가 태양과 비슷한 별 곁을 맴돌고 있으며, 특히 지구형 행성의 5.7% 정도가 태양과 비슷한 별 주변을 약 200일에서 300일 사이의 주기로 맴돌며 지구처럼 생명이 살 법한 골디락스 존 안에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케플러 우주 망원경으로 발견한 외계행성들의 크기, 온도 분포를 보여주는 그래프. 많은 외계행성을 통해 얼마나 높은 비율로 지구와 비슷한 조건의 외계행성이 존재할지를 따질 수 있다. 이미지=NASA Ames

 

여기에 더해, 천문학자들은 우리 은하 속에 새로운 별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가스 분자 구름이 어떻게 분포하는지, 은하 중심으로부터 거리가 멀어질수록 가스 구름의 밀도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등 세밀한 분포 지도를 파악하고 있다. 또 시간이 흐르면서 우리 은하 내에서 새로 별이 태어나는 효율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별 탄생의 역사 역시 시간에 대한 함수로 계산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초신성이 얼마나 활발하게 터질 수 있는지 역시 생명이 탄생하는 확률에 중요한 영향을 주는 변수 중 하나다. 앞서 이야기한 화학적 비옥화 관점에서, 초신성이 활발하게 터지면서 생명을 빚고 문명이 돌아가게 해줄 수 있는 무거운 금속 원소가 충분히 은하 안에 흩뿌려져야 한다. 하지만 초신성이 너무 지나칠 정도로 빈번하게, 또 너무 가까이서 폭발하면 그 곁의 행성에선 안정적으로 생명이 탄생하기 어려워질 수도 있다. 따라서 초신성이 주로 어디에서, 얼마나 자주 터지는지도 계산에 적용해야 한다. 

 

우리 은하 안에서도 위치에 따라, 별이 태어나거나 초신성이 터지는 비율이 달라진다. 그래서 별들의 핵융합을 통해서 만들어진 무거운 금속 원소들이 분포하는 양도 달라진다. 별 탄생과 초신성 등 다양한 효과를 모두 적용해서 우리 은하 안에서 주로 어떤 영역에서 생명이 탄생하기에 충분한 금속 원소가 높은 밀도로 존재할지를 계산할 수 있다. 이미지=https://science.sciencemag.org/content/303/5654/59


이런 여러 요소들을 적용하면 우리 은하가 탄생한 직후부터 지금까지 시간이 흐르면서 지구와 비슷한 조건의 암석 행성이 얼마나 많이 만들어졌는지, 우리 은하 안에서 주로 어느 영역에서 더 많이 만들어졌는지를 계산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궁극적으로 만나고 싶은 건 단순한 생명체가 아니라 우리처럼 과학이 발전한 똑똑한 외계 지적 생명체다. 하지만 새롭게 탄생한 생명체가 실제로 고등 지적 생명체로 진화하기까지 얼마나 긴 시간이 걸리는지, 그렇게 탄생한 지적 문명이 얼마나 오랫동안 사라지지 않고 존속할 수 있을지는 추정하기 어렵다. 

 

그래서 아쉽지만, 이 이후로는 다소 불확실하더라도 간단한 가정과 몇 가지 통계적인 기법을 활용해서 모델을 완성했다. 천문학자들은 지구와 행성에서 약 1억 년에서 10억 년 사이에 생명체가 탄생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그렇게 탄생한 생명체들이 고등 지적 문명으로 진화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대략 10억 년, 30억 년, 50억 년의 세 가지 경우로 나누어 모델을 제작했다. 이렇게 진화에 성공한 지적 문명이 멸망하게 될 확률은 0에서 1 사이로 두고 모든 가능한 경우를 통계적으로 적용했다. 

 

도구(프라이팬)를 사용하는 침팬지. 생명이 탄생하고, 지적 문명으로 진화하고, 그 문명이 얼마나 오래 살아남을 수 있을지는 여전히 알기 어렵다. 하지만 다양한 가능성을 모두 계산해서 통계적으로 그 모든 경우의 결과를 합산하면 가장 평균적인 값을 얻을 수 있다. 사진=Laurentiu Garofeanu/Barcroft Media/Landov


천문학자들은 우리 은하 안에서 지구처럼 발전된 고등 지적 문명이 탄생할 가능성을 은하 중심으로부터의 거리, 그리고 우리 은하가 만들어지고 지난 시간, 두 가지 변수의 함수로 계산했다. 더 현실적이고 다양한 세부 요소가 적용된, 드레이크 방정식 패치 버전을 만들어낸 것이다. 그 결과 아주 흥미로운 추측을 내놓을 수 있게 되었다. 

 

#인류는 은하계 변두리에서 태어난 늦둥이 문명 

 

이번 새로 만든 모델에 따르면, 지적 생명체들은 우리 은하 중심에서 약 1만 3000광년 떨어진 범위에서 가장 잘 태어난다. 또 우리 은하가 만들어지고 80억 년이 흘렀을 때가 지적 생명체들이 탄생하기 가장 유리했다. 지구를 비교해보자면, 우리 지구는 은하 중심에서 약 2만 5000광년 떨어진 지점에 있다. 그리고 인류 문명은 우리 은하가 만들어지고 135억 년이 흐른 시점에, 지구란 행성이 만들어지자마자 곧바로 지구에 출현했다. 

 

가로축은 은하 중심으로부터의 거리, 세로축은 은하가 탄생한 이후 지난 시간을 나타낸다. 새 수학적 모델을 통해 지적 문명이 얼마나 활발하게 탄생했을지를 은하 중심으로부터의 거리, 은하가 탄생한 이후의 시간 두 가지 물리량으로 표현할 수 있다. 이미지=https://ui.adsabs.harvard.edu/abs/2020arXiv201207902C/abstract


즉 은하 중심으로부터의 거리로 보면, 우리 지구는 다른 외계 지적 문명들에 비해서 훨씬 외곽에 있는 변두리 문명이다. 외계인들이 모여 살고 있는 1만 3000광년 지점의 번화가에서 많이 벗어나 있다고 볼 수 있다. 또 시간의 관점으로 보면, 우리 은하는 80억 살이 되었을 때 가장 활발하게 외계 생명체, 외계 문명들이 탄생했다. 하지만 지구는 그 르네상스로부터 50억 년이 넘는 시간이 지난 한참 뒤에 탄생한 늦둥이 문명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새 모델의 결과를 통해 한 가지 씁쓸하고도 섬뜩한 추측을 해볼 수 있다. 만약 우리가 정말 지적 문명의 번화가에서 한참 벗어난 은하 외곽 변두리에 살고 있는 거라면, 아무리 노력해도 다른 외계 문명의 신호를 찾기 어려울 것이다. 다른 외계인들 역시 은하 외곽 변두리에 있는 지구를 발견할 가능성이 굉장히 낮을 것이다. 설령 우리 은하에 다른 외계 문명이 즐비하더라도, 우리는 주변에 아무도 없는 외딴 곳에서 태어나 그들과 만날 가능성이 희박할 수도 있다. 하필이면 운 나쁘게, 외계인들의 왕래가 거의 없는 목이 안 좋은 곳에 지구 카페를 여는 바람에, 지금껏 외계인 손님 하나 방문하지 않고 계속 파리만 날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게다가 시간적으로도 우리는 이미 지적 생명체들의 르네상스를 한참 지난 시점을 살고 있다. 왕성하게 탄생하는 지적 생명체로 ​우리 은하가 ​북적였을 ‘갤럭틱 베이비 붐’ 시대는 지금으로부터 무려 50억 년 전의 먼 옛날 이야기일지 모른다. 아쉽게도 우리는 새로운 지적 생명체가 거의 탄생하지 않는 시점에 나타났을 수 있다. 르네상스로부터 50억 년이 지나는 동안 수많은 외계 문명은 이미 각자의 사연으로 멸망했을 가능성이 높다. 어쩌면 지금 우리 은하는 오래전 베이비 붐 시대에 탄생했다가 이제는 다 사라진 고대 외계 문명들의 잔해만 가득할 수도 있다. 

 

1961년 만들어진 드레이크 방정식은, 언젠가 머지않은 미래에 인류가 얼마나 많은 외계 문명과 조우할 수 있을까 하는 순진하고 막연한 꿈을 품고 있었다. 이후 더 현실적이고 세세한 변수들을 파악하게 되었고, 오늘날 우리는 현실에 맞게 업그레이드된 새로운 수학적 모델을 완성했다. 

 

하지만 당황스럽게도 이 새로운 모델은 예상치 못한 슬픈 가능성을 이야기해준다. 어쩌면 우리 은하는 죽은 문명들로 가득 찬 폐허가 되어버렸고, 우리는 폐허가 된 구 시가지의 모습을 은하 외곽 멀리에서 바라보고 있던 건지도 모른다고 말이다. 

 

우주의 나이 138억 살,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 지구, 인류는 정말 은하 변두리에서 늘그막에 태어난 늦둥이 문명일까? 

 

외계 문명이 흔하다면 왜 우리는 아직 그들의 신호를 포착하지 못했는가라고 하는 유명한 패러독스를 던진 물리학자 엔리코 페르미. 사진=Department of Energy, Office of Public Affairs

 

“그렇게나 그들이 우주에 흔하다면, 왜 우린 아직 한 번도 다른 외계 문명의 신호를 포착해본 적이 없는가?” 물리학자 엔리코 페르미는 외계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을 ​막연하게 ​낙관적으로 기대하던 천문학자들에게 이런 질문을 던졌다. 만약 이번 새로운 수학적 모델의 암울한 결과가 사실이라면, 오랫동안 낙관주의자들을 당혹스럽게 했던 페르미의 질문에 대한 가장 그럴듯한 답이 되지 않을까? 

 

참고 

https://ui.adsabs.harvard.edu/abs/2020arXiv201207902C/abstract 

https://www.cambridge.org/core/journals/international-journal-of-astrobiology/article/whither-the-drake-equation/D70E0C624D6C39B1154E53322BD6C07C 

https://iopscience.iop.org/article/10.3847/1538-3881/ab31a3 

http://www.jbis.org.uk/paper.php?p=2004.57.53 

https://science.sciencemag.org/content/303/5654/59  

 

필자 지웅배는? 고양이와 우주를 사랑한다. 어린 시절 ‘은하철도 999’를 보고 우주의 아름다움을 알리겠다는 꿈을 갖게 되었다. 현재 연세대학교 은하진화연구센터 및 근우주론연구실에서 은하들의 상호작용을 통한 진화를 연구하며, 강연과 집필 등 다양한 과학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하고 있다. ‘썸 타는 천문대’, ‘하루 종일 우주 생각’, ‘별, 빛의 과학’ 등의 책을 썼다.​​​​​​​​​​​​​​​​​​​​​​​​​​​​​​​​​​​​​​​​​​​​​​​​​​​​​​​​​​​​​​​

지웅배 과학칼럼니스트 galaxy.wb.zi@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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