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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카드사 주택담보대출 4배 증가…향후 금리 상승 시 뇌관

올해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은 지난해와 비슷, 저축은행은 오히려 감소

2020.12.11(Fri) 14:22:05

[비즈한국] 정부의 부동산 정책 혼선과 유동성 확대 정책 등의 영향으로 부동산 및 주식 가격이 오르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이 올해 들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정부 들어 24번이나 부동산 정책을 내놓았음에도 집값과 전셋값이 고공행진을 거듭하면서 영영 집을 사지 못할 수 있다는 불안감에 올해 들어 늘어난 주택담보대출이 50조 원에 육박했다.

 

또 부동산을 통한 자산 증식이 늦었다고 판단한 이들이 주식시장에 몰리면서 주식 매수를 위한 개인 대출(신용융자 잔고)은 올해 9조 원 가까이 증가했다.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등을 이유로 매년 예산을 큰 폭으로 늘리고, 금리도 경기 부양을 위해 저금리를 유지하면서 시중에 자금이 넘치는 점도 부동산과 주식시장에 대한 ‘영끌’을 부르고 있다. 주택 및 주식 관련 대출 급증에 향후 금리 인상과 시장 거품 붕괴 시 원리금 상환 부담을 이기지 못하는 이들이 속출할 우려가 제기된다.

 

보험사나 카드사 등 기타금융기관의 올해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19조 7618억 원으로 지난해 증가액(4조 8697억 원)의 4배에 달했다. 사진=연합뉴스


김현미 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8월 3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출석해 “‘영끌’해서 집을 사는 게 장기적으로 도움이 되는지, 아니면 앞으로 서울과 신도시 공급 물량을 생각할 때 기다렸다가 합리적 가격에 분양받는 게 좋을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부동산 정책을 책임진 주무장관 입장에서 빚을 내 부동산에 투자하는 상황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시한 셈이지만, ‘영끌’ 현상은 문재인 정부의 24차례 달하는 부동산 정책이 시장의 신뢰를 얻지 못함을 보여준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9월 말 현재) 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 총액은 890조 3854억 원까지 증가했다. 지난해 말 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이 842조 8728억 원이었음을 감안하면 9개월 사이에 47조 5126억 원 증가한 것이다. 문재인 정부 초기인 2017년 주택담보대출은 1년 전에 비해 43조 977억 원 늘었지만 2018년에는 증가액이 31조 1452억 원, 2019년에는 30조 6112억 원으로 하향세를 보였다.

 

하지만 올해 3분기까지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이미 지난해 전체보다 55% 늘어나는 등 급격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추세가 유지되면 올해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60조 원을 넘어설 것이 확실시 된다. 정부의 각종 대출 규제 조치에도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한 것은 시중은행이나 제2 금융권이 아닌 보험사나 카드사 등에서 대출을 받은 경우가 늘어난 때문이다.

 

올해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32조 5673억 원으로 지난해 전체 증가액(32조 6738억 원)과 비슷하다. 저축은행 등 제 2금융권의 올해 주택담보대출은 지난해 말에 비해 오히려 4조 8166억 원 감소했다. 반면 보험사나 카드사 등 기타금융기관의 올해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19조 7618억 원으로 지난해 증가액(4조 8697억 원)의 4배에 달했다. 말 그대로 집을 사기 위해 ‘영끌’ 하는 셈이다. 임기 말에 접어든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불신이 높다는 의미다. 

 

주택을 구입할 정도의 대출을 얻기 힘든 ‘이생집망(이번 생에 집 사기는 망했다)’들은 주식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올해(11월 말 현재) 신용융자 잔고는 17조 9401억 원으로 지난해 말(9조 2132억 원)에 비해 8조 7269억 원이나 늘었다. 1년도 안 되는 기간에 개인 투자자가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사에서 자금을 빌린 금액이 2배가 된 셈이다. 코로나19로 주가가 떨어지자 개인 투자자들이 ‘영끌’을 통해 주식을 사 모은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주식시장에서 기관투자자나 외국인 투자자는 매도세를 보인 반면 개인 투자자들은 매수에 몰렸다. 기관투자자는 올해(10월 말 현재) 들어 21조 5699억 원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외국인 투자자도 같은 기간 주식 순매도 규모가 27조 8052억 원을 기록했다. 반면 개인 투자자는 같은 기간 46조 6233억 원을 순매수했다. 기관투자자와 외국인 투자자가 시장에 내놓은 주식은 개인 투자자들이 사 모은 셈이다. 

 

문제는 향후 금리가 상승세로 접어들고, 자산 시장 거품이 잦아들 경우 자칫 ‘영끌’로 인해 위기에 몰리는 이들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주택담보대출이 시중은행이나 제2금융권에 비해 금리가 높은 기타금융기관에 집중된 점에서 향후 금리 상승은 원리금 상환 부담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또 경기 침체에도 시중에 넘쳐나는 유동성 덕에 연일 신고가를 찍는 주가가 향후 기업 실적이 반영될 경우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점도 빚을 내서 투자한 이들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

이승현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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