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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예산, 12대 분야별로 이명박·박근혜 정부와 비교해 보니

문화·체육·관광 줄고…보건·복지·고용, SOC, 환경 늘고

2020.11.21(Sat) 17:13:24

[비즈한국] 정부는 2021년도 예산을 555조 8000억 원 규모로 편성하면서 12대 분야(보건·복지·고용, 일반·지방행정, 교육, 국방, 연구개발(R&D), 산업·중소기업·에너지, 사회간접자본(SOC), 농림·수산·식품, 공공질서·안전, 환경, 문화·체육·관광, 외교, 통합)로 구분해서 배분했다.

 

12대 분야 예산 중에서 보건·복지·고용 분야 예산을 전년 대비 10.7% 늘린 180조 5000억 원으로 잡았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강조해온 일자리 확대가 이 분야 예산 대폭 증액 요인 중 가장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예산도 증가에 영향을 줬다. 정부가 전체 예산을 12대 분야로 구분해 편성하기 시작한 것은 2010년도 예산부터인데 이처럼 분야별 증가율에서 각 정부의 역점사업이 드러난다. 

 

더불어민주당 조정식 정책위의장(오른쪽)이 8월 2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21년 예산안 편성 당정협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조정식, 김태년 원내대표, 홍남기 경제부총리. 사진=연합뉴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12대 분야별 예산 구분을 시작한 2010년 이후를 기점으로 각 정부별 예산 증가율을 비교해봤을 때 문재인 정부는 유일하게 보건·복지·고용 분야에서 매년 10%대를 넘는 증가율을 보였다. 이명박 정부에서는 연평균 보건·복지·고용 예산 증가율이 6.8%, 박근혜 정부에서는 7.0%였으나 문재인 정부에서는 11.5%였다. 문재인 정부가 예산을 편성하기 시작한 2018년에 11.7% 늘어난 뒤 10%대 밑으로 떨어지지 않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고용 중심 예산 편성은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에서도 드러난다. 우리나라의 경우 웬만한 SOC 건설이 대부분 완료된 탓에 관련 예산은 매년 감소세를 보여왔다. 이명박 정부에서 SOC 예산은 연평균 4.1% 줄었고, 박근혜 정부에서도 0.8% 감소율을 기록했다. 반면 문재인 정부는 연평균 4.9% 늘어나며 역대 정부 중 유일하게 SOC 예산을 증액했다. 문재인 정부는 당초 경기 부양용 토목공사에 부정적이어서 SOC 예산을 2018년 14.0%나 감액했지만 일자리 확보에 도움이 된다고 보고 2019년 4.2% 늘렸고, 코로나19 여파로 경기가 악화되자 2020년 17.2%로 대폭 증액했다. 내년도 예산에서도 SOC 예산은 12.1% 늘어난 상태다. 

 

연구·개발(R&D) 예산은 이명박 정부 외에는 별로 적극적이지 않은 분야였다. 이명박 정부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한국 성장엔진이 주춤하자 녹색·친환경·태양광을 새로운 미래 성장동력을 내세웠다. 그 영향으로 R&D 관련 예산은 이명박 정부에서 연평균 8.6% 늘어났다. R&D 예산은 박근혜 정부에서 연평균 4.1% 증가율을 보이며 축소됐으며 문재인 정부 초기에는 더 위축됐다. 2018년 R&D 예산 증가율은 1.0%까지 급락했고 2019년에도 증가율이 4.1%에 불과했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한국판 뉴딜을 내세운 2020년에 18.0% 급증하더니 2021년 예산에서도 12.4% 증가했다. 이 덕에 문재인 정부에서 연평균 증가율은 8.9%를 기록하며 이명박 정부 수준을 앞질렀다. 

 

이러한 분위기는 환경 예산에서도 드러난다. 녹색·친환경·태양광을 내세운 이명박 정부에서 환경 예산은 연평균 증가율 5.4%를 기록했지만, 박근혜 정부에서는 2.9%로 반 토막이 났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에서 다시 연평균 증가율이 11.4%를 기록하며 중점 사업이 됐다. 환경 예산은 문재인 정부 첫 예산 편성인 2018년에는 증가율이 0%였지만 2020년에 21.6%나 급증했다. 2021년에도 16.7% 늘어났다.

 

문화·체육·관광 예산은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높은 증가율을 보인 반면 문재인 정부에서는 증가율이 하락했다. 이명박 정부는 대장금 열풍을 타고 한류가 확산되자 한류를 국가프로젝트로 삼고 예산을 투입했다. 이에 따라 이명박 정부에서 문화·체육·관광 예산은 연평균 8.6%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박근혜 정부에서도 문화·체육·관광 예산은 8.5%의 증가율을 유지했지만 이는 ‘최순실 게이트’ 영향이 적지 않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측근인 최서원(옛 이름 최순실)은 각종 문화사업 예산에 관련됐고 체육계에도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최순실 게이트 여파로 박 전 대통령이 탄핵돼 물러난 뒤 2018년에 문화·체육·관광 예산은 5.8%나 삭감됐다. 문화·체육·관광 예산이 감액된 것은 처음이었다. 문재인 정부도 한류를 내세우기는 하지만 이미 한류가 궤도에 오른 상황이어서 연평균 증가율은 5.3% 수준이다. 

 

이명박 정부에서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파문으로 시위대가 청와대 앞까지 진출할 정도로 시위가 격렬했던 탓에 공공질서·안전 예산이 연평균 6.0% 늘었다. 반면 박근혜 정부에서 세월호 시위나 촛불 시위는 평화적으로 진행되고, 문재인 정부에서 태극기 시위도 큰 문제 없이 이뤄진 덕에 공공질서·안전 예산은 각각 연평균 4.5%, 4.8% 늘어나는데 그쳤다.

이승현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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