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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별의 죽음을 옆에서 바라본 외계행성

별의 '시체' 백색왜성 곁에서 무사히 살아남아 돌고 있는 가스행성이 최초로 발견되다

2020.10.05(Mon) 12:02:09

[비즈한국] 지난 20여 년간 천문학자들은 태양계 바깥 다른 별 주변을 도는 외계행성을 찾아왔다. 지금까지 발견된 외계행성의 숫자는 벌써 4000개를 넘기고 있다. 특히 지구처럼 생명체가 사는 외계행성에 관심이 많은 천문학자들은 태양과 같이 미지근한 온도로 달궈진 별 곁의 행성들에 주목했다. 

 

그런데 과연 거대한 폭발과 함께 죽음을 맞이하고 남은 그 잔해 속에서도 살아남은 외계행성을 찾을 수 있을까? 아마 그 거센 폭발의 여파로 주변을 돌던 행성들도 모두 파괴될 것이라 생각하기 쉽다. 그런데 놀랍게도 최근 별이 터지고 남긴 시체, 백색왜성 곁에서 꿋꿋하게 버티고 살아남은 외계행성이 새롭게 발견되었다. 대체 이 행성은 어떻게 그 우주적인 대재난을 버티고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 그리고 이 놀라운 행성의 존재는 우리에게 무엇을 이야기하고 있을까? 

 

최초로 백색왜성 곁을 돌고 있는 거대한 가스 행성이 발견되었다. 대체 어떻게 이 행성은 백색왜성이 만들었을 거대한 별의 폭발을 버티고 살아남은 걸까? 어쩌면 우리 지구도 먼 미래 태양이 죽는 과정을 그 곁에서 바라보며 무사히 살아남을 수 있지 않을까?

 

#태양은 서서히 죽어가고 있다 

 

사실 우리 태양 역시 먼 미래 큰 폭발과 함께 사라질 운명이다. 현재 46억 살인 태양은 전체 수명 100억 년의 절반 정도의 세월을 보내고 있다. 꽃중년의 시기인 셈이다. 서서히 시간이 지나며 태양 중심부의 핵융합 연료가 고갈되고, 그 중심부를 에워싸고 있는 수소 껍질층에서만 핵융합이 간신히 이어지게 된다. 이 수소 껍질층에서 나오는 에너지로 인해 태양의 가스 외곽 껍질층이 거대하게 부풀어 오르며 커다란 적색 거성으로 팽창한다. 

 

이후 약 80억 살에 이르게 되면, 거대해진 태양은 이미 수성과 금성을 호로록 집어삼키게 된다. 시간이 더 흘러 100억 살에 이르면 태양의 크기는 지구 공전 궤도까지 모두 집어삼킬 정도로 비대해진다. 결국 우리 지구마저 거대하게 성장한 태양의 먹방 재료가 되어 뜨거운 태양 표면 속으로 흡수되어 버릴 것이다. 

 

먼 미래 태양도 결국 폭발과 함께 둥글고 거대한 가스 구름 잔해인 행성상 성운을 남길 것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외곽 가스 껍질이 벗겨지고 드러난 작고 뜨거운 별의 중심부 백색왜성이 남게 된다. 사진은 앞으로 태양에게 벌어질 이 진화 과정 끝에 만들어진 고양이 눈 성운이다. 사진=X-ray: NASA/CXC/SAO; Optical: NASA/STScI

 

이렇게 태양이 계속 부풀어 오르면, 태양 주변에 적당한 거리를 두고 있어서 물과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 범위인 골디락스 존 역시 더 외곽으로 밀려나게 될 것이다. 결국 앞으로 50억 년이 더 흐른 먼 미래가 되면 지구는 지금과는 전혀 다른 생명이 살지 못하는 뜨거운 불 덩어리 행성이 될 것이다. 그와 달리 지금은 추운 가스 행성인 목성과 토성이 오히려 생명이 살기 적합한 새로운 정착지 후보로 떠오르게 될 것이다. 

 

아주 거대한 적색 거성으로 부풀어 오른 태양은 결국 그 외곽 층을 모두 불어내며 거대한 폭발과 함께 삶을 마무리하게 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태양은 그 중심에 작고 뜨거운 중심부를 드러낸다. 바로 별의 시체 백색왜성이다. 백색왜성이 존재한다는 건 한때 그 자리에 오래전 거대하게 팽창하고 터진 별이 죽고 사라졌다는 사실을 이야기해주는 가장 분명한 다잉 메시지다. 따라서 이런 백색왜성 곁에 온전하게 남아 있는 행성을 발견할 것이라 기대하기는 어렵다. 백색왜성이 만들어지는 별의 장엄한 죽음의 과정에서 그 곁에 행성이 파괴되지 않고 살아남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어려운 일을 해낸 놀라운 외계행성이 새롭게 발견되었다

 

지난 10여 년간 4000개에 육박하는 엄청난 외계행성을 찾아낸 최고의 외계행성 수색꾼 케플러 우주망원경은 아쉽게도 잦은 고장과 연료 고갈로 인해 2018년 11월 공식적으로 은퇴를 했다. 그리고 그 뒤를 이어 곧바로 케플러의 동생 망원경, TESS가 우주로 올라 케플러의 못 다 이룬 미션의 바통을 이어받았다. TESS 역시 케플러와 똑같은 원리로 외계행성을 찾는다. 멀리 떨어진 별 곁을 외계행성이 돌고 있을 때, 지구에서 봤을 때 그 행성이 별 앞을 주기적으로 가리고 지나가면서 볼 수 있는 별의 미세한 밝기 감소 현상인 트랜짓(Transit)을 활용한다. 

 

TESS 우주망원경의 모습. TESS도 앞선 케플러 우주망원경 선배와 마찬가지로 별 주변을 행성들이 맴돌면서 주기적으로 별 앞을 가리고 지나갈 때 관측되는 별의 미세한 밝기 감소 현상을 통해 외계행성의 존재를 확인한다. 사진=NASA


특히 TESS는 앞선 케플러 선배보다 훨씬 더 넓은 화각으로 하늘을 바라본다. 그래서 동시에 더 많은 개수의 별을 관측하며, 한꺼번에 많은 별들의 밝기 변화를 감지한다. TESS의 소프트웨어는 자동으로 태양과 같은 주계열성 별들에 한해서 주기적인 밝기 변화가 나타나는지를 확인한다. 태양과 비슷한 별 곁을 도는 외계행성을 찾는 것이 주목적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이런 자동 사냥 방식으로 TESS는 주계열성 곁을 도는 외계행성 후보 천체를 약 2000개를 확보했다. 

 

그런데 최근 TESS는 주계열성이 아닌 백색왜성인 별 WD 1856+534에서도 그 주변을 도는 외계행성에 의한 것으로 의심되는 주기적인 미세한 밝기 변화를 감지했다. 하지만 처음에 TESS의 소프트웨어는 이 데이터를 무시하고 넘겼다. 생명이 그 주변에 살고 있을 것이라 기대하기 어려운 별의 시체 백색왜성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후 망원경이 분석한 데이터를 하나하나 다시 눈으로 점검하던 천문학자들은 이 데이터를 다시 한번 제대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다른 지상 망원경으로 이 백색왜성을 관측하며 추가 분석을 시작했다. 

 

천문학자들은 스페인의 두 망원경 그랑 카나리아스 망원경(Gran Telescopio Canarias)과 카를로스 산체스 망원경(Telescopio Carlos Sánchez)을 활용해 백색왜성 WD 1856+534를 세밀하게 관측했다. 그리고 이 백색왜성의 주기적인 밝기 변화는 그 곁을 약 1.4일을 주기로 맴돌고 있는 외계행성 때문에 벌어진 것이란 사실을 검증했다.

 

이번에 최초로 백색왜성 곁에서 발견된 외계행성 WD 1856 b와 그 중심 백색왜성을 표현한 그림. 이미지=NASA’s Goddard Space Flight Center

 
이번에 발견된 외계행성의 트랜짓에 의한 백색왜성의 밝기 감소 양상을 보여주는 그래프. 이미지=https://www.nature.com/articles/s41586-020-2713-y


천문학자들은 외계행성이 별 곁을 돌면서 별 앞을 가리고 지나갈 때, 별의 밝기가 얼마나 어두워지는지 그 밝기 변화의 정도를 통해서 별을 앞에서 가리고 지나가는 행성의 실루엣 크기를 추정할 수 있다. 즉 행성의 크기, 지름을 추정한다. 이번에 포착된 백색왜성 앞을 가리고 지나가는 행성의 실루엣으로 추정된 외계행성 WD 1856 b의 크기는 목성 정도의 거대한 크기로 추정된다. 

 

하지만 이것이 정말 목성 크기의 가스 행성인지 아니면 목성 크기의 작은 별 갈색왜성인지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 이를 구분하기 위해서는 이 천체의 정확한 질량을 재야 한다. 원래 보통 천문학자들은 별 곁을 도는 육중한 외계행성의 질량을 재기 위해서 행성의 중력에 의해 별이 함께 미세하게 흔들리면서 요동치는 별빛 스펙트럼의 변화를 활용한다. 하지만 아쉽게도 백색왜성은 그 별빛의 스펙트럼을 특정 지을 수 있는 뚜렷한 흡수선이나 방출선이 없기 때문에 이런 방식으로 백색왜성 별빛의 스펙트럼을 관측하기 어렵다. 

 

그래서 천문학자들은 기존 방법 대신 백색왜성과 그 곁을 도는 천체에서 나오는 적외선을 직접 관측하는 대안을 활용했다. 스피처 우주망원경으로 이 둘에서 나오는 적외선 신호를 관측한 결과, 백색왜성 곁을 도는 천체에서는 백색왜성에 비해 현저히 낮은 겨우 6퍼센트 남짓의 미미한 적외선 신호가 나오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이렇게 미미한 적외선이 나오고 있다는 것은 이 천체가 미지근하게 달궈진 작은 별 갈색왜성이 아니라, 훨씬 더 낮은 섭씨 17도 수준의 차가운 가스 덩어리 행성이라는 사실을 이야기해준다. 적외선 관측을 통해 추정된 이 행성의 질량은 목성 질량의 14배 정도로 보인다. 놀랍게도 천문학자들은 별이 죽고 남긴 그 시체 백색왜성 곁에 온전히 살아남아 계속 그 곁을 맴돌고 있는 목성 크기의 육중한 가스 행성을 발견했다. 

 

이곳에 백색왜성이 존재한다는 것은 분명 먼 과거 어떤 별이 거대한 폭발과 함께 사라졌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그런데 대체 어떻게 그 폭발 속에서 이 행성은 사라지지 않고 꿋꿋하게 살아남은 걸까? 별이 죽은 이후에도 그 광경을 옆에서 지켜보며 계속 함께 그 곁을 지키고 있는 행성이라니, 마치 먼저 세상을 떠난 주인의 곁을 지키며 자리를 떠나지 않는 동물들의 감동적인 이야기를 떠올리게 하는 오묘한 행성이다. 

 

중심 별이 거대하게 부풀어 올랐다가 백색왜성을 남기는 죽음의 과정에서 그 주변을 돌던 외계행성이 멀리 도망가서 무사히 살아남을 수 있는 과정을 보여주는 영상. 영상=NASA/JPL-Caltech/NASA’s Goddard Space Flight Center

 

천문학자들은 쌍성을 이루고 있는 두 별이 함께 서로의 곁을 맴돌며 진화하는 과정에서 백색왜성이 만들어질 때, 그 곁의 행성들이 파괴되지 않고 살아남는 절묘한 행운이 따를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함께 쌍성을 이루는 두 별 중 먼저 빠르게 진화를 시작한 별은 다른 별에서 물질을 빼앗으며 더 빠르게 성장한다. 이 과정에서 물질을 빼앗긴 별은 에너지를 잃으면서 점차 중심 별을 향해 가까이 접근하게 된다. 이렇게 쌍성을 이루는 두 별이 서로 가까워지고 에너지를 잃는 과정에서 그 주변을 돌던 행성은 반대로 별이 잃은 에너지를 얻어 더 큰 궤도를 그리며 바깥으로 떠나게 된다. 별이 터지고 백색왜성을 남기기 직전 잠시 더 넓은 궤도로 피신해 있게 되는 것이다. 

 

그 덕분에 중심 별이 적색거성으로 부풀어 올라 행성을 집어삼키기 전에 별에게 잡아먹히지 않고 멀리 벗어나 있을 수 있다. 그리고 최후의 순간 별이 외곽 가스 물질을 모두 벗겨내고 중심에 작은 백색왜성을 남기게 되면, 바깥에 도망가 있던 행성의 궤도는 작아지며 백색왜성 곁으로 돌아오게 된다. 영악하게도 별이 부풀어 오를 때는 멀리 도망가 있다가 모든 사태가 다 끝나고 나면 다시 곁으로 돌아오는 셈이다. 

 

이번 발견을 통해서 일부 천문학자들은 태양과 같은 일반적인 주계열성이 아니라 오히려 백색왜성 곁에서 지구와 같이 작은 암석 행성을 더 쉽게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태양처럼 덩치 큰 별 앞에 자그마한 암석 행성이 가리고 지나가봤자 그 행성에 의한 밝기 감소 현상은 거의 티가 나지 않는다. 하지만 태양에 비해 100배 정도 크기가 작은 백색왜성이라면, 그 앞을 작은 행성이 가리고 지나가더라도 애초에 별 자체가 크기가 작기 때문에 암석 행성의 실루엣에 의해 별의 밝기가 어두워지는 현상도 더 뚜렷하게 볼 수 있다. 

 

여러 번 발사가 지연되면서 천문학자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는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 새로 올라갈 이 차세대 우주망원경은 빅뱅 직후 초기 우주뿐 아니라 다른 별 곁을 도는 외계행성을 더 세밀하게 관측하는 임무도 함께 수행할 예정이다. 이번에는 부디 예정대로 올라가길 기원해본다. 사진=NASA/Chris Gunn


특히 곧(제발!) 발사 예정인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으로 이런 백색왜성 곁을 도는 외계행성을 관측할 수 있다면, 백색왜성 앞을 외계행성이 가리고 지나갈 때 그 행성의 대기권 속 성분을 분석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운이 따라준다면 백색왜성 곁을 도는 외계행성의 대기에서도 물, 이산화탄소, 산소와 같은 생명체의 징후로 보이는 흥미로운 성분을 검출할 수 있을 것이다. 놀랍게도 오랫동안 미지근하게 타고 있는 평화로운 주계열성이 아니라, 오래전 거센 폭발과 함께 남은 별의 시체 백색왜성 곁에서 생명의 흔적을 찾게 되는 것이다. 말 그대로 별의 폭발이라는 어마어마한 우주적 대재난을 눈앞에서 목격하고도 죽지 않고 살아남은 엄청난 생명력의 행성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번 발견을 통해 어쩌면 우리 태양도 먼 미래 백색왜성과 행성상 성운을 남기는 죽음의 순간을 맞이했을 때, 이런 운이 따라주어서 지구가 파괴되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보고 싶다. 하지만 아쉽게도 태양은 46억 년째 곁에 다른 동반성 없이 모태 솔로 별로 살고 있는 외로운 별이다. 두 별이 함께 서로의 곁을 맴돌면서 벌어지는 행성의 궤도 변화는 기대하기 어렵다. 태양은 그저 홀로 외롭게 나이를 먹어가며 혼자서 터진다. 그래서 이번에 발견된 WD 1856 b에 찾아온 절묘한 행운이 따라주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와 같은 지난 수년간의 외계행성 탐색의 역사를 따라가다보면, 우리가 그동안 얼마나 지구 중심적, 태양계 중심적 관점으로만 외계 생명체를 찾아왔는지를 반성하게 된다. 과거 우리는 지구처럼 중심 별에서 적당한 거리를 두고 떨어진 행성에서만 물이 존재할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태양계 안에서도 골디락스 존에서 한참 바깥에 떨어진 목성과 토성 곁의 위성에서도 거대한 지하 바다를 발견했다. 

 

이제 우리는 과거 태양과 같이 안정적인 별 곁에서만 외계행성이 존재할 것이란 기대와 달리, 별이 죽고 남긴 백색왜성 곁에서조차 외계행성이 온전하게 살아남을 수 있다는 사실을 새롭게 확인했다. 그리고 이런 백색왜성 곁의 외계행성에서도 생명의 징후를 포착할 수 있을지 모른다는 가능성을 고민하게 되었다. 

 

이제 천문학자들은 별이 죽고 남긴 잔해에 해당하는 백색왜성 곁에서도 추가로 새로운 외계행성들을 찾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품을 수 있게 되었다. 어쩌면 중심 별이 죽어가는 과정을 멀리서 지켜보며 꿋꿋하게 버티고 살아남은 끈질긴 외계 생태계가 있을지도 모른다. 사진=NASA/JPL-Caltech


우리 태양계와 전혀 다른 조건의 환경에서도 전혀 다른 방식의 새로운 행운이 함께 따라준다면, 지구와 유사한 조건의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 지구를 닮았지만 지구와는 전혀 다른 세계, 이런 모순적인 놀라운 세계들이 우주 곳곳에 숨어 있을 것이다. 우리가 보기엔 생명이 살기 어려운 굉장히 낯선 모습이겠지만, 그곳 나름대로 조화를 이루고 살아가는 그 나름의 또 다른 생명의 보고일지 모른다. 

 

이쯤에서 우리는 이런 질문을 해볼 수 있다. 과연 이 우주에서 생명이 존재하는 모든 행성을 모아놓고 그 안에서 지구를 객관적으로 바라본다면, 과연 우리 지구는 전 우주에서 생명이 살기에 가장 유리한 최고의 행성이라 자부할 수 있을까? 생명이 살기에 얼마나 적합한지를 가지고 점수를 매긴다면 과연 우리 지구는 우주 전체 행성 중에서 어느 정도 순위에 놓이게 될까? 상위권 아니면 하위권? 어쩌면 우리 지구 생태계는 우주에서 가장 살기 좋은 천혜의 환경에 살고 있는 것이 아니라, 가까스로 순위권에 들어서 겨우 근근이 버티고 살아가는 극지 생물과 같은 처지였던 것은 아닐까? 

 

지금까지 케플러 우주망원경의 관측 데이터로 확인된 외계행성계들의 모습을 한꺼번에 비교한 영상. 각 행성의 상대적인 크기와 상대적인 온도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영상=NASA Exoplanet Archive

 

과연 우리 지구는 객관적으로 생명이 살기에 가장 적합한 최고의 환경일까? 어쩌면 우리가 경험해보지 못한 전혀 다른 방식의, 생명이 살기에 더욱 유리한 조건을 갖춘 새로운 낙원이 우주 어딘가 숨어 있는 것은 아닐까? 지구에서 살아남는 것조차 버거운 일이 되어가는 요즘, 우리의 유일한 고향이었던 지구가 어쩌면 애초에 생명이 살아가기에는 그리 녹록한 환경은 아니었을지 모른다는 의문을 품게 된다. 

 

참고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86-020-2713-y 

https://www.nasa.gov/press-release/nasa-missions-spy-first-possible-survivor-planet-hugging-white-dwarf-star 

https://iopscience.iop.org/article/10.3847/2041-8213/aba9d3

 

필자 지웅배는? 고양이와 우주를 사랑한다. 어린 시절 ‘은하철도 999’를 보고 우주의 아름다움을 알리겠다는 꿈을 갖게 되었다. 현재 연세대학교 은하진화연구센터 및 근우주론연구실에서 은하들의 상호작용을 통한 진화를 연구하며, 강연과 집필 등 다양한 과학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하고 있다. ‘썸 타는 천문대’, ‘하루 종일 우주 생각’, ‘별, 빛의 과학’ 등의 책을 썼다.​​​​​​​​​​​​​​​​​​​​​​​​​​​​​​​​​​​​​​​​​​​​​​​​​

지웅배 과학칼럼니스트 galaxy.wb.zi@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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