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비즈한국 BIZ.HANKOOK

전체메뉴
HOME > Target@Biz > 이슈

'인천국제공항공사 사태' 신규 채용 절벽과 경영 악화가 더 무섭다

대규모 정규직화로 향후 채용 여력 급감, 인건비 폭증은 향후 국민 부담으로

2020.07.03(Fri) 10:55:04

[비즈한국] 청와대와 정부, 여당이 인천국제공항공사 정규직 전환에 대해 ‘청년 일자리 뺏기’가 아닌 ‘청년 일자리 늘리기’라며 적극 해명에 나섰음에도 논란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고공행진 하던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급락하고, 여당에서는 의원들에게 입조심을 당부할 정도다.

 

청년층의 불만이 계속되는 것은 인천국제공항공사 정규직 전환이 실제로 청년층의 일자리를 빼앗음은 물론 향후 청년층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공공기관 채용을 급격하게 늘린 상황에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까지 늘면 청년층을 위한 신규채용에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다. 또 신규채용과 정규직화로 인해 공공기관의 수익률이 급격히 나빠지는 점도 향후 청년층에게 짐이 될 수 있다. 

 

6월 22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직원들이 보안검색 노동자 정규직화 관련 브리핑을 위해 브리핑룸으로 이동하는 구본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을 향해 항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통계청 등에 따르면 공공기관의 신규채용은 문재인 정부 들어 급격히 늘었다. 공공기관 신규채용 숫자는 2015년 1만 9202명, 2016년 2만 908명으로 2만 명 안팎이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에 2만 2195명으로 늘더니, 2018년에는 51.9%(1만 1521명) 급증한 3만 3716명으로 늘었다.

 

2019년에도 3만 3447명을 신규 채용해 3만 명대 증가세를 이어갔다. 이는 문재인 정부가 일자리 확대를 위해 공공기관과 정부부처 채용을 늘리는 정책을 펴 온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청년층 실업률이 악화된 상황에서 공공기관이 그나마 일자리 난에 숨통을 트여주는 역할을 해온 셈이다. 공공기관의 경우 연봉은 대기업에 준하면서 직업 안정성은 공무원과 같아 청년층에게 인기가 높다. 

 

실제로 공공기관 직원 평균연봉은 우리나라 근로자는 물론 웬만한 대기업(직원 300인 이상)보다 나은 편이다. 공공기관 직원의 평균연봉은 2019년 현재 6779만 1000원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전인 2016년에는 공공기관 직원 평균연봉이 6607만 3000원으로 6600만 원 대였으나 2017년 6703만 3000원으로 6700만 원대를 넘었다.

 

이러한 공공기관 직원 평균연봉은 2019년 우리나라 전체 근로자 평균연봉인 3765만 6000원의 1.8배에 달하는 수치다. 비정규직 근로자 연봉(1917만 6000원)와 비교하면 3.4배나 된다. 게다가 대기업 연봉 평균보다 많다. 2019년 우리나라 대기업 근로자 연봉 평균은 6309만 6000원이다. 대기업 근로자 연봉에는 직원뿐 아니라 임원 연봉까지 포함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공공기관 직원 임금 수준은 대기업보다 나은 셈이다. 

 

공공기관 직원을 위한 복리후생비도 문재인 정부 들어 급격히 늘었다. 전체 공공기관 복리후생비 지원 규모는 2015년 7859억 원, 2016년 8078억 원이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에 8179억 원으로 소폭 증가에 그치나 싶더니 2018년 9.5%(773억 원) 증가한 8952억 원으로 뛰었다. 2019년에는 9114억 원으로 9000억 원대를 넘었다. 신규채용을 늘리면서 직원 수가 증가함에 따라 복리후생비도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이러한 공공기관 일자리 늘리기가 영원할 수 없다는 점이다. 공공기관은 총액인건비제도의 적용을 받기 때문에 정원은 행정안전부, 예산은 기획재정부, 인건비는 인사혁신처의 통제를 받는다. 신규 채용을 계속 늘리려면 직원 연봉을 동결하거나 최악의 경우 삭감해야 한다는 의미다.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면 이들의 임금도 인건비에 포함되기 때문에 전체 직원의 연봉을 줄이거나 신규 채용 숫자를 줄일 수밖에 없다. 물론 정부가 공공기관 채용이나 정규직화를 늘리기 위해 총액인건비를 느슨하게 적용할 수도 있다. 하지만 무리한 채용으로 공공기관 수익률이 나빠지면 결국 국민들이 부담해야 하는 국가채무 증가로 이어지게 된다.

 

문재인 정부 들어 공공기관의 당기순이익이 급감세라는 점은 이러한 우려를 더욱 크게 한다. 공공기관 당기순이익은 2015년 12조 5000억 원에서 2016년 15조 4000억 원으로 23.2% 증가했으나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2017년에 7조 2000억 원으로 53.2% 감소했다. 2018년에는 당기순이익이 90.3% 급감한 7000억 원을 기록하며 1조 원 아래로 떨어진 데 이어 2019년에는 6000억 원까지 하락했다.

 

이처럼 공공기관 경영 상황이 악화되면 결국 국민의 세금으로 보존할 수밖에 없다. 인천국제공항 정규직 전환 사태에 불만을 표시하는 청년들로서는 공공기관 채용 기회를 잃고, 나랏빚까지 떠안아야 하는 상황을 맞은 것이다.​

이승현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핫클릭]

· [베를린·나] '노 굿바이 저스트 씨유' 매일 베를린과 이별하는 중
· '전기차 10만 대 시대' 차만 있고 안전과 정비사는 없다
· [핫 CEO] '한국의 저커버그' 꿈은 어디로? 전제완 싸이월드 대표
· "정부가 국산 사용 유도" 풍력발전업계서 볼멘소리 터진 까닭
· '합격률 0.45%' 식품기사 실기시험에 무슨 일이?


<저작권자 ⓒ 비즈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