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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생건 차석용 부회장, 15년 연속 흑자 견인에도 '연봉 정체' 속사정

매해 10억씩 치솟던 연봉이 주력 계열사 배려 차원 논리에 횡보…다른 재벌그룹 사정은?

2020.06.29(Mon) 17:17:35

[비즈한국] 지난해까지 15년 연속 LG생활건강의 사상최대 실적 경신과 흑자경영을 진두지휘해 온 차석용 부회장에 대한 처우가 수년째 정체상태에 머물고 있어 관심을 모은다. 

 

차석용 부회장은 직원들의 연봉 상승과 달리 한 때 매해 10억 원 가까이 인상된 연봉을 받기도 했지만 최근 몇 년 간 그의 연봉은 30억 원대 초반에서 횡보하는 양상이다. 

 

통상 기업 최고경영자(CEO) 연봉은 기업 이사회에서 결정된다. 그러나 LG생활건강에 따르면 LG그룹은 주력 계열사 CEO들과 형평성을 맞춘다는 차원에서 차 부회장의 나 홀로 연봉 상승에 제동을 거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 속사정을 들여다 봤다.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사진=LG생활건강


2005년 LG생활건강 최고경영자(CEO)로 부임한 차석용 대표는 생활용품 비중이 70%에 달했던 LG생활건강의 사업 구조를 화장품, 음료, 생활용품 등 삼각 축으로 재편했다. 차 대표는 코카콜라와 더페이스샵 등 16개에 달하는 굵직한 인수합병(M&A)를 성사시켜 회사의 외형을 키웠고, 취임 이후 지난해까지 15년 연속 사상최대 실적 기록을 갈아치웠다. 

 

경영능력을 인정받은 차 대표는 2011년 부회장으로 승진했고, 올해로 16년째 LG생활건강을 이끌면서 LG그룹 사상 최장수 CEO 기록 역시 경신하고 있다. 

 

차석용 부회장의 경영 성과는 ‘차석용 매직’으로 불릴 만큼 화려함 일색이다. LG생활건강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은 각각 7조 6854억 원, 1조 1764억 원, 7882억 원으로 전년에 비해 각각 13.9%, 13.2%, 13.9% 급등했다. 

 

차 부회장이 CEO로 부임하기 직전 해인 2004년 LG생활건강 매출액은 1조 121억 원에 불과했다. 그의 재임기간 15년간 LG생활건강의 외형은 무려 7.6배나 성장했다. 연평균 회사매출 성장률은 50.6%에 달한다. 

 

회사의 성장에 힘입어 차 부회장의 연봉은 파죽지세로 인상됐다. 그의 보수 수준이 처음으로 공개된 2013년 연봉 수령액은 15억 4400만 원이었다. 2014년 연봉은 11억 6600만 원으로 전년에 비해 줄었으나 2015년 21억 5100만 원, 2016년 31억 700만 원으로 뛰었다. 이 기간 그의 연봉은 매해 10억 원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연봉과는 별도로 차석용 부회장은 2014년 6월 자신이 보유한 보통주 2만 2000주 전량을 210억 원에 매각해 세후 150억 원 이상을 손에 거머쥐기도 했다. 

 

같은 기간 직원들과 비교해 보면 차 부회장의 연봉 상승폭은 압도적이다. 직원 평균연봉은 4734만 원에서 4770만 원, 5385만 원, 6187만 원으로 4년간 1453만 원 상승하는데 그쳤다. 

 

직원 평균연봉은 지난 2018년까지 정체상태에 있다가 지난해 7100만 원으로 늘었다. 회사의 흑자폭이 늘어나면서 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성과급이 대폭 늘어났기 때문이다. 

 

매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차 부회장의 연봉은 최근 몇 년간 답보상태다. 지난해 그는 연봉으로 33억 3700만 원을 수령했다. 3년 전인 2016년에 비해 2억 3000만 원 증가에 그쳤다. 회사는 매해 기록적인 성장을 하는 상황에서도 2018년 그의 연봉은 20억 원대로 떨어지기도 했다. 

 

이러한 현상은 LG그룹이 다른 주력 계열사 CEO들을 배려한 차원인 것으로 풀이된다. 차석용 부회장의 연봉만 다른 주력계열사 CEO들에 비해 홀로 월등히 높을 수 없다는 게 그룹 차원의 방침인 것으로 보인다. 

 

LG생활건강에 비해 외형이 훨씬 큰 LG전자와 LG화학의 CEO인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의 지난해 연봉은 33억 8700만 원으로 차학용 부회장과 비슷하다. 지난해 LG화학 CEO로 취임한 신학철 부회장은 15억 3700만 원에 그쳐 차 부회장과 조 부회장의 연봉 절반에도 못 미친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당사 CEO 연봉과 관련해서 그룹차원에서 입김을 넣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차석용 부회장은 의결권 없는 주식인 우선주 1만주를 보유하는 등 책임경영에 힘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LG생활건강 본사가 입주한 서울 LG광화문 빌딩. 사진=최준필 기자


이처럼 주력 계열사의 CEO 연봉만 높을 수 없다는 방침은 다른 재벌그룹과 달라 보인다. 주력계열사라 하더라도 수익 규모나 CEO로 근무한 연수 등을 따져 연봉 격차가 나타나는 게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삼성그룹의 경우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연봉 34억 5100만 원을 수령한 반면 올 들어 대표에서 물러난 현성철 삼성생명 전 사장은 13억 8000만 원을 수령했다. 최치훈 삼성생명 사장은 39억 9400만 원을 받았다.

 

현대자동차그룹의 경우 이원희 현대차 사장이 지난해 12억 6800만 원의 연봉을 수령했다. 박한우 기아차 사장은 11억 8200만 원, 박정국 현대모비스 사장은 11억 8700만 원을 보수로 받았다. 

 

SK그룹은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이 지난해 31억 5200만 원을 수령했다. 이석희 SK하이익스 사장은 27억 8300만 원,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45억 3100만 원을 수령했다. ​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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