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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인사이트] 6·17 대책으로 전세 시장 지각변동 올까

매수와 전세는 별개의 시장…모든 전세 가구가 매수 원한다는 가정 검증해야

2020.06.22(Mon) 11:25:56

[비즈한국] 6월 17일 국토교통부는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관리방안’을 발표했다. 김현미 장관이 직접 발표에 나서서 정책의 취지와 목적을 설명했다. 발표문에 담긴 현 주택시장 상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17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왼쪽)과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과 함께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관리방안을 발표를 마친 후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역대 최저수준의 금리와 급격히 증가하는 유동자금이 주택시장으로 재유입되면서, 서울 및 수도권, 일부 지방에서 다시 과열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런 현상에는 몇 가지 특징이 두드러지는데, 최근 수도권의 주택거래량이 전년 대비 두 배 가까이 증가했고 특히 법인의 매수 비중이 큰 폭으로 늘어났다는 점이다. 발표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법인이 매수한 아파트 비중은 2017년 1%에서 현재 6.6%까지 늘어났다. 정부는 대출·세제 등 규제를 우회할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갭 투자가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강남권의 경우 갭 투자 비중이 약 72%까지 올라갔는데 이는 연초에 비해 15% 상승한 수치라고 한다.

 

서울의 고가 주택 및 재건축 주택의 상승 압력도 여전히 크다. 서울의 30년 넘은 재건축 아파트 일부가 안전진단을 통과하면서 그 일대 지역의 호가가 지속해서 상승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몇몇 공적 개발 호재의 기대감이 시장의 불안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정부는 늘어난 유동성이 주택시장에 대한 투기 수요로 연결되지 않도록 불안 요인을 해소하고 실수요자가 피해를 입지 않도록 주택시장 과열 요인을 차단하는 조치로 이번 6.17 대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제 그 내용인 규제정책 다섯 가지를 살펴보자.  

 

첫째, 비규제지역에 집중되는 투기수요의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규제지역을 확대 지정하기로 한다. 둘째, 개발 호재로 인해 상승이 우려되는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기로 한다. 셋째, 주택담보대출을 받는 사람의 실거주 요건을 강화해 갭 투자를 차단하고, 실수요자를 보호하고자 한다. 넷째, 재건축 안전진단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이고, 조합원의 분양요건을 강화하고자 한다. 다섯째, 법인 관련 대출·세제를 정비해 법인을 통한 투기를 방지하겠다.

 

정책이 발표되자마자 언론사와 전문가는 많은 우려를 언급했다. 서민주거안정을 위한 정책이라고 표명했지만 오히려 부작용이 발생할 거라고 예측했고. 특히 전세 매물 급감에 대한 지적이 많이 나왔다.

 

논란이 일자 6월 19일 국토교통부는 해명 보도자료를 추가로 발표했다. 특히 전세주택 공급 위축 논란에 대해서는 반대의 분석을 제시했다. 정부의 해명 자료와 그에 대한 전문가들의 우려 내용을 살펴보자.  

 

①[국토부 해명 자료] 갭 투자 감소는 집주인이 갭 투자한 집에 직접 거주하거나, 해당 주택을 실거주를 희망하는 매수인에게 매도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전문가들의 우려] 왜 임차인이 해당 주택에 임차 형태로 살고 있는지에 대한 고려가 되지 않았다. 해당 주택에 임차로 사는 이유에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다. 하나는 자가 실거주로는 살고 싶지 않은 주택이기 때문이고, 다른 하나는 자가 실거주하기에 경제력이 모자라기 때문이다. 어떤 이유에서든 집주인이 갭 투자한 집에 직접 거주하거나, 해당 주택 실거주를 희망하는 임차인이 매수하게 될 확률이 높지 않다.

 

​[국토부 해명 자료] 집주인이 직접 거주하게 될 경우, 기존에 집주인이 거주하던 주택은 다른 임차인에게 임대되므로 국지적 수요·공급 변동은 있을 수 있으나, 전체 전세 공급 총량은 동일하게 유지됩니다.

 

[전문가들의 우려] 부동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입지다. 그 입지여야만 하는 이유가 있다. 비싼 입지는 비싼 이유가 있다. 결국 국지적 수요·공급 변동이 있으면 전체 전세공급 총량은 동일하게 유지되더라도 의미가 다르다. 필요한 건 그 입지의 그 전세 주택이지, 다른 입지의 다른 전세 주택을 선택할 거라는 추측은 실제 시장에서 발생하기 어렵다.


​[국토부 해명 자료] 실거주를 희망하는 매수인에게 매도하는 사례가 많아지면 전반적인 매매가격 안정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입니다.

 

[전문가들의 우려] 현재 전세주택이 많은 것은 그 입지에 자가 실수요가 적기 때문이다. 자가 실수요가 적고 전세 수요가 많은 곳은 애초부터 매매가격이 안정된 상태였을 것이다. 전세가 대비 매매 시세가 낮기 때문이다. 재건축 대상 아파트는 미래 가치를 보고 미리 사는 수요층이 주로 매수하기 때문에 예외로 두더라도, 기존의 아파트나 전세가율이 높은 주택은 자가 실수요가 적다. 

 

정부의 해명 자료가 타당한지, 시장 전문가들의 우려가 타당한지는 시장이 결정해 줄 것이다. 향후 전세 시세의 등락을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현재 한국감정원 기준으로 서울 지역 아파트 전세 시세는 51주째 상승하고 있다. 많은 시장 참여자가 전세 시장이 안정화되길 기대하고 있다. 전세 시장에는 투기가 없기 때문이다. 단기간 효과는 의미가 없다. 최소 1년 이상 지속돼야 한다.

필명 빠숑으로 유명한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한국갤럽조사연구소 부동산조사본부 팀장을 역임했다. 네이버 블로그와 유튜브 ‘빠숑의 세상 답사기’를 운영·진행하고 있다. 저서로 ‘대한민국 부동산 사용설명서’(2020), ‘수도권 알짜 부동산 답사기’(2019), ‘서울이 아니어도 오를 곳은 오른다’(2018), ‘지금도 사야 할 아파트는 있다’(2018), ‘대한민국 부동산 투자’(2017), ‘서울 부동산의 미래’(2017) 등이 있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 ​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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