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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종운 알레르망 대표, 한남더힐 등 신탁 '탈세 의혹'

도합 90억 원대 아파트 2채 증권사·은행에 신탁…신탁사가 소유자, 종부세 회피 수단으로 악용

2020.06.19(Fri) 16:49:41

[비즈한국] 국내 침구업계 1위 ‘알레르망’ 브랜드로 알려진 이덕아이앤씨의 ​김종운 대표(60)가 부인(57)과 함께 소유한 한남더힐아파트를 ​5월 말 ​신탁을 통해 증권사에 넘긴 것이 확인됐다. 김 대표는 알레르망 본사가 위치한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소재 아파트도 비슷한 시기에 신탁을 통해 은행에 넘겼다. 6월 1일 재산세 및 종합부동산세 과세기준일을 며칠 앞​둔 시점으로, 세금 회피 목적이라는 의혹이 나온다. 변호사들은 “탈세 등 불법적인 목적이 입증되면 신탁법에 따라 신탁 자체가 무효가 되어 세금이 추징될 수 있다”고 말한다. ​

 

2018년 한 시상식에 참석한 김종운 이덕아이앤씨 대표. 사진=연합뉴스

 

#5월 말 본인 소유 부동산 두 채 신탁…유류분·종부세 피하려? 

 

김종운 이덕아이앤씨 대표는 국내 최고가 아파트인 한남더힐 한 채와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소재 아파트 한 채를 보유한 다주택자다. 한남더힐은 지난해 1월 부인과 공동명의로 84억 원에 매입했으며, 일산동구 소재 아파트는 2015년 3월 본인 명의로 11억 5000만 원에 매입했다. 

 

부동산등기부에 따르면 김종운 대표는 올해 5월 22일 한남더힐의 본인 지분과 부인 지분 전부를 미래에셋대우에 넘겼다. 미래에셋대우와 맺은 부동산관리신탁계약 기간은 신탁계약일로부터 2070년 5월 22일까지 50년으로, 계약 형태는 ‘을종부동산관리신탁계약’이다. 

 

눈에 띄는 건 추가로 맺은 특약이다. 한남더힐 신탁에서 김종운 대표와 부인은 유언대용신탁 특약을 뒀다. 본인 사망 시 법정상속인인 부인과 두 자녀(29·25세)에게 신탁재산이 귀속되도록 하는 내용이다. ​‘유언대용신탁’은 자산 소유주가 살아 있을 때 유언장을 쓰듯 본인이 사망했을 때 재산을 누구에게 어떻게 배분할지 세세하게 설정하는 식으로 계약한다.

 

김종운 대표는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소재 아파트 한 채도 올해 5월 28일 신한은행에 신탁을 통해 넘겼다. 기간은 2025년 5월 28일까지로 5년이며 신탁가액은 국세청에서 고시한 기준시가인 7억 4700만 원이다. 김 대표와 신한은행이 맺은 부동산 관리 및 처분신탁계약서에 따르면 수탁자인 신한은행은 이 기간 동안 부동산의 소유권 보존 관리와 처분행위 등을 수행하게 된다. 

 

박신호 법무법인 해냄 변호사는 “최근 유언대용신탁과 부동산관리신탁이 탈법·탈세의 온상으로 변질돼 악용되고 있다. 신탁을 하지 않았다면 공시지가에 따라 종합부동산세가 나왔을 텐데, (김 대표의) 의도가 어떻든 신탁을 통해 일산동구 아파트의 종합부동산세를 안 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이덕아이앤씨 관계자는 “따로 드릴 말씀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침구 브랜드 알레르망으로 잘 알려진 이덕아이앤씨는 김종운 대표이사의 지분이 60%, 부인 외 2인인 대표이사 특수관계자 지분이 40%다. 

 

#부자들 ‘종부세 폭탄’ 피하기 위해 부동산신탁 활용

 

최근 다주택자들이 ‘종부세 폭탄’을 피하려 부동산신탁을 이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신탁에는 여러 종류가 있는데, 그 중에서도 탈세 목적으로 주로 이용되는 게 김종운 대표가 맺은 ‘부동산관리신탁’과 ‘유언대용신탁’이다. 김예림 법무법인 정향 변호사는 “신탁을 맡기면 주택의 소유권이 신탁사로 넘어간다. 대내외적으로 소유자는 신탁사가 되기 때문에 세금을 줄이는 용도로 많이 쓰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부동산신탁 비율은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2019년 초 258조 8000억 원이던 부동산신탁 재산 규모는 2019년 말 285조 8000원, 올해 3월 말 299조 2000억 원까지 늘었다. 

 

서진형 경인여자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대한부동산학회장)는 “법의 맹점이다. 다주택자들이 법인을 설립하거나 신탁을 통해 절세하는 사례는 많다. 이런 사각지대를 인지하고 법 제정을 통해 제도를 개선하는 게 정치나 입법부의 역할이다”고 말했다.

김보현 기자 kbh@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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