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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진상가 품은 서울드래곤시티, 용산에 새 그림 그릴까

서울드래곤시티 운영사서 나진상가 매입…기존 사무실 임대기간 지나야 청사진 나올 듯

2020.06.09(Tue) 18:23:08

[비즈한국] 국내 최초 호텔플렉스 서울드래곤시티를 운영하는 서부티엔디(서부T&D)가 최근 호텔 인근 나진상가를 매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모펀드사와​ 나진상가 소유권 다툼을 벌인 지 2년 만이다. 나진상가는 서울드래곤시티와 공중연결통로로 이어져 향후 마이스(MICE, 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 시설 등 호텔 부대시설로 탈바꿈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서울드래곤시티와 앞쪽의 나진상가 12동, 13동, 13-1동. 서울드래곤시티​ 운영사 서부T&D가 최근 이 상가들을 매입했다. ​사진=차형조 기자

 

서부T&D와 부동산등기부에 따르면, 서부T&D는 6월 1일 나진산업으로부터 서울 용산구 나진상가 건물 세 동(12동, 13동, 13-1동)과 부지 4필지를 총 947억 9841만 8000원에 매입했다. 소유권은 서부T&D로 이전 등기되었지만, 같은 날 나진산업이 건물과 토지에 소유권 이전 청구권 가등기와 채권최고액 917억 6330만 2422원(통상 대출금 110~120%)의 근저당권을 설정했다. 부동산 매각 대금이 완납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한 것으로 보인다.

 

나진상가는 2000년대까지 대한민국 IT 산업의 메카로 불리던 용산상가의 중심이었다. 총 10개동(10동~20동)이 6개 블록에 나뉘어 배치됐는데, 휴대폰‧카메라‧게임기 등을 판매하는 전자기기 도‧소매상이 임차해 영업중이다.​ 이번에 서부T&D가 매입한 12동과 13동, 13-1동은 전체​ 5808㎡(1757평) 대지에 각 지상 1층~지상 4층(4119㎡, 1246평), 지하 1층~지상 2층(5274㎡, 1595평), 지상 1층(649㎡, 196평)​ 규모로 지어졌다. 12동과 13동은 1981년, 13-1동은 2003년 지어져 노후한 편이다. 

 

매입한 부동산은 서부T&D가 운영하는 ‘서울드래곤시티’와 공중연결통로로 이어졌다. 서부T&D는 2017년 용산역 북서쪽과 맞닿은 용산터미널상가를 철거한 뒤 용 모양을 형상화한 지하 4층~지상 40층 규모(18만 5482㎡, 5만 6108평) 호텔 ‘서울드래곤시티’를 지었다. 프랑스 아코르호텔 계열​ ‘그랜드 머큐어’, ‘노보텔 스위트’, ‘업스케일 노보텔’, ‘이비스 스타일’​ 4개 호텔 브랜드와 부대시설을 한 곳에 모아 ‘국내 최초 호텔플렉스​’​로 불렸다. 서부T&D는 호텔 개발 과정에서 옛 터미널상가와 나진상가를 잇던 공중연결통로를 놔두었다. ​

 

서부T&D가 매입한 나진상가 12동, 13동, 13-1동 위치. 자료=네이버 지도

 

해당 부동산은 향후 MICE​산업시설 등 호텔 부대시설로 개발될 전망이다. 서부T&D 관계자는 “나중에 개발되는 것은 맞지만 아직 확정된 계획은 없다. 사무실을 임차인들이 사용하고 있어 임차기간을 보장해 명도를 완료한 뒤 (개발 계획이) 논의될 수 있을 듯하다. 호텔 산업이 지금은 많이 힘들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좋아지리라 본다. 호텔이 용산역을 끼고 있어 MICE 행사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 ​매입한 부동산도 호텔과 연결통로가 있어서 ​​MICE 쪽으로 쓸 수도 있다”고 전했다.

 

앞서 서부T&D는 나진상가를 소유한 나진산업을 두고 토종 사모펀드(PEF) 아이엠엠(IMM​)인베스트먼트와 인수전을 벌였다. 나진산업 창업주인 고 이병두 회장 별세 후 회사 지분을 물려받은 자녀 등이 상속세 마련을 위해 이를 매물로 내놨는데, ​2017년 ​서부T&D는 계열사인 오진상사를 통해 이 지분 50.9%를 인수하기로 했다. 하지만 뒤늦게 인수전에 참여한 IMM인베스트먼트가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하자 나진산업 대주주들은 위약금을 무릅쓰고 IMM인베스트와 이중계약을 맺었고, 이에 오진상사는 주식처분금지 가처분소송을 제기하며 법정 다툼을 벌여왔다.

 

IMM인베스트먼트와 오진상사는​ 올해 초 합의에 도달했다. 관련 보도에 따르면 IMM인베스트먼트는 합의 후 나진산업 지분 100%를 총 3000억여 원에 매입하며 인수를 마무리 지었다. IMM 측은 나진산업이 보유한 전자상가를 복합건물로 재개발해 투자금을 회수할 것으로 전해졌다. 서부T&D의 나진상가 부동산 매입이 IMM인베스트먼트와의 합의물로 볼 수 있냐는 질문에 서부T&D 측은 “두 사안은 별건”이라고 답했다. IMM인베스트먼트에도 관련 내용과 나진상가 개발계획을 묻고자 연락을 취했지만 답을 들을 수 없었다.​ 

 

서부T&D는 화물터미널 운영 및 부동산 개발 사업을 영위하는 회사다. ​1979년 서부트럭터미널 등을 운영하는 화물유통 시설회사로 시작해 2012년 인천 연수구에 국내 최초 복합쇼핑몰 스퀘어원(SQUARE1)을, 2017년 서울 용산구에 국내 최초 호텔플렉스 서울드래곤시티를 열며 부동산 개발 회사로 성장했다. 1995년 9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코스닥 초창기 멤버이기도 하다 . 서부T&D의 9일 기준​ 시가총액은  3994억 원이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서부T&D의 2019년 매출액은 1279억 3700만 원으로 전년 대비 18.3% 성장했다. 서울드래곤시티 개장 이후 2년 연속 적자 폭을 늘려왔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2019년 각각 144억 3900만원, 4700만 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했다. 하지만 ​2019년 매출액의 61.5%​를 차지한 서울드래곤시티(관광호텔업)는 2017년 324억 원, 2018년 392억 원의 순손실을 낸 데 이어 2019년에도 240억 원의 순손실을 냈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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