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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껑충' 대기업 총수들, 실적 악화에도 특별대우 '눈살'

허리띠 졸라 매는 상황에서도 거액 수령…귀감되는 무보수 경영 사례도

2020.05.21(Thu) 16:52:22

[비즈한국] 지난해 대기업 총수 중 연봉이 급증한 사례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실적이 악화될 경우 기업은 허리띠를 졸라맬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도 총수는 고액 연봉을 챙겨가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지난해 재계 총수 중 가장 많은 연봉을 수령한 인물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다. 그는 지주회사인 롯데지주와 6개 계열사를 통해 약 181억 7800만 원을 수령했다. 

 

2016년 12월 국정농단 사건 국정조사특위 청문회에 대기업 총수들이 자리하고 있다. 사진=비즈한국DB


신 회장은 2018년 국정농단에 휘말려 구속 수감되면서 급여를 7개월 정도 받지 않으면서 그해 연봉이 78억 1700만 원에 그쳤던 것에 비하면 지난해 연봉은 132.5%나 급증했다. 신 회장의 보수 대부분은 기업 호실적에 따른 성과급이 아니라 급여라는 점에서 논란은 배가된다. 지난해 롯데그룹 실적이 신통치 않았기 때문이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총 연봉은 70억 4000만 원으로 전년보다 26.5% 감소했다. 그러나 정 회장의 아들인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지난해 3월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대표로 취임하며 전년보다 연봉이 75.8% 급증한 51억 8900만 원을 수령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지주사인 ㈜LG로부터 급여와 상여금 등 총 53억 9600만 원을 수령했다. 2018년 6월에 취임한 구 회장은 그해 총 12억 7200만 원을 받았다. 

 

재계 총수 중 퇴직금을 포함해 가장 많은 금액을 수령한 인물은 지난해 타계한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으로 그는 702억 원을 받았다. 고 조양호 전 회장에 이어 한진그룹을 이끄는 조원태 회장은 그룹 계열사들에서 총 18억 9300만 원의 보수를 받았다. 전년보다 2배 이상 급등했다. 

 

금아시아나그룹의 경영 위기에 책임을 지고 지난해 물러난 박삼구 전 회장은 퇴직금을 포함해 총 64억 8400만 원을 수령했다. 박 전 회장은 2017년 부실경영으로 금호타이어 경영권을 중국 타이어업체 더블스타에 매각했지만 경영 책임론이 불거지며 당시 퇴직금을 수령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금호타이어로부터 2년 만인 지난해 퇴직금 22억 원을 수령할 수 있었다.

 

2018년 160억 원을 수령해 신동빈 회장을 누르고 연봉 1위에 올랐던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지난해 124억 6100만 원으로 줄어 2위로 내려갔다.

 

재계 1위 삼성그룹 총수 부자는 무보수 경영을 하고 있다. 와병 중인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2008년 조세 포탈과 배임 혐의로 경영에서 물러났다 2010년 경영에 복귀한 이후 보수를 받지 않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2017년 3월 국정농단 사태 연루로 구속된 이후부터 무보수 경영을 하고 있다. 연봉을 받지 않는다 해도 이 부회장이 지난해 받은 배당금 수령액만 1426억 원에 달했다.  

 

기업은 실적이 악화되는데 총수의 연봉은 급등하는 대기업들도 있다. 

 

KCC는 2018년 231억 원 규모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정몽진 회장과 정몽익 부회장 형제의 연봉은 18억 6600만 원, 14억 100만 원으로 전년에 비해 각각 35% 넘게 증가했다. KCC는 지난해 2218억 원 규모의 당기 순손실을 기록했다. 그런데 정 회장은 21억 8800만 원, 정 부회장은 16억 8800만 원을 수령해 각각 전년에 비해 17.2%, 20.4%나 급증했다. KCC는 지난해 두 사람의 연봉 인상은 2018년까지 800억 원대에 달하던 배당금 규모를 500억 원대로 줄이면서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스업체 E1은 수년간 국제 액화석유가스(LPG) 가격 상승에 수익성 악화가 지속되고 있지만 구자용 회장의 연봉은 수년간 매해 20% 이상 올랐다. 구자용 회장의 지난해 보수는 59억 6800만 원으로 전년에 비해 20% 가까이 급등했다. 그의 2018년 보수는 49억 7800만 원으로 전년(2017년) 40억 4300만 원보다 23% 이상 증가했다.

 

2017년 연결기준 E1 매출은 4조 4082억 원, 영업이익은 936억 원을 거두었다. 2018년 매출은 4조 6301억 원으로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에 비해 85.0%나 급감한 140억 원에 그쳤다. E1은 구 회장의 연봉 상승에 대해 “이사회 승인에 따라 직무, 회사기여도 등을 반영해 지급했다”고 주장했다. 

 

한샘은 외형 축소와 수익성 악화를 최소화하기 위해 고정비 축소에 나서고 있다. 한샘의 지난해 매출액은 연결 기준 1조 6983억 원으로 전년 대비 11.9%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558억 원으로 0.5% 줄었다. 정규직도 1년 사이 2821명에서 2481명으로 줄었다. 한샘은 3년 이상의 사원들이 회사를 떠나면서 나타난 숫자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한샘의 사내이사 4명 중 창업주이자 최대주주인 조창걸 명예회장은 전년에 비해 100만 원 감소한 6억 5000만 원을 수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사내이사인 강승수 회장, 이영식 부회장, 안흥국 부사장은 각각 전년에 비해 5000만 원~1억 원까지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남양유업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조 308억 원, 영업이익 4억 1735만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4.5% 소폭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무려 95.3%나 급감했다. 그런데 홍원식 회장은 회사 영업이익의 무려 4배에 달하는 16억 1900만 원 규모의 연봉을 수령했다. 지난해와 같은 연봉 규모다.   

 

실적 급락에 남양유업은 지난달부터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하고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섰다. 이에 홍 회장도 전사적인 긴축 경영에 동참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반면 기업이 실적 악화에 빠졌을 때 기업의 빠른 정상화와 책임경영 강화를 위해 무보수 경영을 했던 대기업 총수 사례도 있다. 

 

허창수 GS건설 회장, 정몽규 HDC그룹(옛 현대산업개발그룹) 회장은 실적 악화에 대한 책임을 지고 한동안 무보수 경영을 했었다. 

 

조선 ‘빅3’ 대표들인 권오갑 현대중공업그룹 회장,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은 조선업 위기 이후 흑자 전환에 성공했음에도 연봉을 반납하기도 했다.

 

다만 GS건설, HDC, 조선 ‘빅3’ 대표들도 현재는 다시 연봉을 수령하고 있다. 

 

한편 올해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기업들의 실적 악화가 본격화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올해 대기업 총수들의 연봉 수준에 어떠한 변화가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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