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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신세계] "디자인은 애플, 가성비는 대만" 이그닉 바이북 프로14 리뷰

인텔 i5 탑재하고도 70만 원 대 합리적 가격 제시…발열, 마감, 무게 등 2% 아쉬움 남겨

2020.05.15(Fri) 16:57:35

코로나로 인해 소비가 줄어들었다고 하지만 오히려 소비가 늘어난 사람도 있을 것이다. 우리는 언제나 소비할 핑계를 찾는다. 나가 놀지 못하니 게임기를 사고 영화관을 못 가니 대형 TV를 사는 식이다. 나도 정신을 차리고 보니 이것저것을 사고 있었다. 이성적으로 보면 코로나와 관계는 없지만 “코로나 때문에…”라는 말을 붙이면 소비가 합리화되는 마법이 생기기도 한다. 

 

요즘 코로나발 재택근무로 인해 노트북에 대한 문의와 검색이 늘고 있다고 한다. 다행히 재택근무와 노트북은 굉장히 연관성이 있는 소비다. 죄책감을 덜 가져도 된다. 오늘 소개하는 노트북은 재택근무나 학습용으로 좋은 노트북이다. 국내 제조사인 이그닉이 개발한 ‘바이북 프로14’다. 

 

이그닉은 알루미늄 바디로 노트북을 만들면서 합리적인 가격으로 내놓아 성공적으로 데뷔한 국내 노트북 제조사다. 사진=김정철 제공

 

이그닉은 지난해 바이북 14라는 제품을 내놓아 좋은 반응을 얻었다. 기본 모델이 50만 원대 이하로 저가에 속하지만 알루미늄 바디에 고급스러운 디자인으로 가성비 선호 유저들에게 만족감을 줬기 때문이다. 다만 지난해 모델은 가격적인 문제로 인텔 코어프로세가 탑재되지 못했다. 간단한 워드용 머신용으로 소비된 제품이다. 하지만 저성능 모델로 기억된다면 좋을 게 없다. 

 

그래서 새로 기획한 모델이 바이북 프로14다. 이름에 프로가 붙은 만큼 8세대 인텔 코어 i5-8265U 프로세서를 탑재했다. 하지만 가격 인상을 최소화해서 기본 모델이 70만 원 정도로 합리적 가격의 마지노선을 유지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디자인과 4K 디스플레이를 달아 프리미엄 노트북에 도전했다. 그 도전이 효과적이었는지 알아보자. 

 

약간 두껍고 무게가 무겁다는 약점이 있지만 굉장히 단단하고 뒤틀림이 없어 내구성이 좋은 장점이 있다. 사진=김정철 제공

 

디자인은 여전히 알루미늄을 사용했다. 이그닉측에서는 항공기급 알루미늄 합금이라고 하는데 항공기급 알루미늄은 티타늄을 섞어 가벼우면서도 강도가 높아 최근 이동형 제품에 많이 쓰이는 소재다. 단단하고 뒤틀리지 않는다. 다만 무게가 1.49kg으로 무겁다. 실제 측정해 보니 1.44kg이 나왔다. 소재만 보면 이해가 가지만 좀 더 가볍고 얇은 것을 원하는 소비자들에게는 다소 아쉽다.

 

몸체는 알루미늄의 속을 파서 만든 일체형 유니바디 디자인으로 바닥면 외에는 접합부가 없다. 다만 접합부에 미세한 유격이 느껴진다. 이 부분을 제외하면 해외 프리미엄급 노트북과 경쟁할 정도의 디자인이다. 살짝 무겁고 살짝 두껍다(15.3mm)는 점을 개선해야 한다는 숙제가 남아 있지만 기본 디자인 퀄리티는 훌륭한 편이다. 

 

전원버튼에는 LED가 들어오고 지문인식 센서를 겸하고 있다. 키보드 배치도 큼지막하고 시원스럽다. 사진=김정철 제공

 

키보드는 살짝 뻑뻑하고 반발력이 강하다. 조용하지만 경쾌한 키감은 아니다. 지문인식 센서는 전원버튼에 합쳤다. 백라이트도 제공하고 터치패드의 크기도 크다. 포트 구성도 우수하다. USB타입C 포트를 3개나 지원하고 일반 USB 3.0포트 2개, 마이크로SD 슬롯도 지원한다. HDMI포트는 없지만 USB타입C가 4K 디스플레이 출력이 가능하기 때문에 듀얼 모니터 구성도 가능하다. 

 

디스플레이는 완벽에 가깝다. 14인치 4K 해상도에 밝기도 400니트로 우수하고 IPS패널이라 시야각도 좋다. 적절한 수준의 글래어(반사) 패널이라 영화 감상용으로도 좋다. 색재현율도 뛰어나서 정확하게 색을 표현한다. 필요성은 제쳐 두더라도 100만 원 이하에서 4K 디스플레이를 지원하는 노트북은 많지 않기 때문에 상품성이 우수하다. 

 

이그닉 바이북 프로는 100만 원대 이하임에도 4K 디스플레이를 제공한다. 밝기도 밝으며 선명한 화면으로 엔터테인먼트 용도로도 좋다. 사진=김정철 제공

 

인텔 코어프로세서인 8세대 i5-8265U 프로세서가 탑재되면서 성능도 좋아졌다. 게임용 노트북은 아니지만 오버워치나 롤 정도는 구동이 가능하다. 만약 게임을 원한다면 외장그래픽을 탑재한 바이북 프로 14X를 골라야 한다. 대신 가격도 다소 올라간다. 스토리지는 NVme SSD가 아닌 사타(SATA) 방식 SSD다. 가격을 고려한 구성이다. 램은 기본 8GB지만 슬롯이 하나 더 있어 16GB까지 확장이 가능하다. 요약하면 고성능 노트북보다는 업무나 포토샵 정도의 그래픽 프로그램, 간단한 수준의 동영상 편집이 가능한 노트북으로 생각하면 된다. 

 

단점은 발열이다. 알루미늄이 열을 빨리 전달하기 때문에 그래픽 작업 등을 하면 키보드 상단 부분에 발열이 올라온다. 어댑터도 접점이 불안할 때가 있다. 충전 후에는 충전 표시가 뜨는지 확인해야 한다. 무게도 조금만 더 가볍고 얇으면 좋을 뻔했다. 뭔가 다른 옵션을 희생하더라도 감성적인 디자인이 최근 추세다. 애플 맥북 에어는 통틀어 USB타입C 포트 2개만 달랑 지원하고 LG 그램은 내구성이 별로지만 가볍다는 이유로 잘 팔린다. 

 

전원공급을 겸한 3개의 USB타입C포트가 있어 PD충전이 가능하고 2개의 4K 모니터와 연결해 듀얼모니터 사용도 가능하다. 사진=김정철 제공

 

이그닉 바이북 프로14는 거품을 제거한 합리적 가격에 확실한 장점인 디자인 퀄리티와 4K 디스플레이를 내세운 모델이다. 디자인 정체성을 확립하고 감성적인 부분을 더 보강해야 하는 숙제가 남아 있지만 시작하는 단계에서는 나쁘지 않다. 내년에는 더 좋은 제품으로 다시 리뷰를 할 기회가 생기길 기대해 본다.​ 

 

필자 김정철은? IT기기 리뷰 크리에이터. 유튜브 채널 ‘기즈모’를 운영 중이다. ‘팝코넷’을 창업하고 ‘얼리어답터’ ‘더기어’ 편집장도 지냈다. IT기기 애호가 사이에서는 기술을 주제로 하는 ‘기즈모 블로그’ 운영자로 더 유명하다. 여행에도 관심이 많아 ‘제주도 절대가이드’를 써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됐지만, 돈은 별로 벌지 못했다. 기술에 대한 높은 식견을 위트 있는 필치로 풀어내며 노익장을 과시 중.   

김정철 IT 칼럼니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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