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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신세계] '어딘가 쌓여있을 CD 무더기에 새 생명을' 소노로 큐보 리뷰

CD 재생부터 블루투스, USB, 라디오 등 모든 연결 지원…느린 반응 속도와 비한글화 단점

2020.04.24(Fri) 16:13:22

[비즈한국] 화려한 봄이지만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졌다. 무료한 시간에 게임을 하고, 영화를 보고, 심지어 커피믹스를 400번을 저어 ‘달고나 커피’를 만들어 먹는 유행까지 생겨나고 있다. 나는 그런 무의미한 노동 대신에 좀 더 생산적인 활동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래서 봄맞이 청소를 하다가 책장에 처박아 둔 CD 한 꾸러미가 나왔다. 모든 문제의 시작이었다. 

 

다른 사람도 그렇겠지만 요즘은 CD를 들으려고 해도 들을 방법이 없다. 차량에도 CD 플레이어가 사라졌고 요즘 나오는 오디오들은 대부분 블루투스만 지원한다. 심지어 노트북이나 PC도 CD 슬롯이 없어졌다.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내가 가진 CD 리스트 대부분은 스트리밍 사이트에서 클릭 한 번으로 들을 수 있다. 굳이 CD로 들을 이유가 없다. 그러나 인간은 원래 이성적인 존재가 아니다. 

 

나는 청소를 멈추고 가족의 만류 속에서 CD 플레이어를 하나 사기로 마음먹었다. 굳이 구입하고 싶은 것 보다는 어느 정도는 내수 경제의 활성화를 위함이다. 다행히 아직까지 CD 플레이어는 꽤 나오고 있다. 하지만 CD 플레이어만 산다고 해서 음악을 들을 수 없다. 앰프나 스피커도 모두 구입해야 한다. 여간 귀찮은 게 아니다. 

 

CD는 스트리밍 파일에 비해 음질이 좋다. 꼭 음질 때문이 아니더라도 전 앨범을 한 번에 듣는 CD플레이어를 통한 음악감상은 요즘 시대에 오히려 신선하다. 사진=김정철 제공

 

그래서 CD플레이어가 달린 일체형 오디오를 사기로 마음먹었다. 어쩌다 듣는 CD플레이어에 많은 투자를 하기 보다는 일체형 오디오가 합리적이니까. 하지만 내가 가진 모든 CD의 중고가격보다 내가 사려는 CD 플레이어 가격이 더 비싸다는 것은 이내 머리 속에서 지워졌다. 인간은 역시 합리적인 존재가 아니다. 

  

내가 선택한 제품은 ‘소노로 큐보’라는 제품이다. 소노로는 독일 오디오 브랜드로 주로 일체형 오디오를 만드는데 특이하게도 CD 플레이어가 내장된 제품이 대부분이다. 그 중에서 소노로 큐보는 CD 플레이어가 내장된 모델 중에 가장 작고 저렴한 제품이다. 40만 원대 가격이 결코 저렴하다고 볼 수는 없지만 요즘은 CD플레이어 생산이 많지 않기 때문에 들을 만한 제품은 대부분 30만~40만 원대 이상이다.  

 

제품의 크기는 비교적 콤팩트한 편이다. 작은 케이크 상자 크기다. 몸체는 화이트 하이그로시 재질에 앞쪽은 알루미늄 판넬이다. 전통적인 오디오 형태의 디자인이다. 앞쪽에는 시간과 메뉴를 표시하는 LCD창이 있고 몇 개의 조작 버튼, 그리고 CD 슬롯이 있다. 리모컨도 물론 제공한다. 

 

제품 상단에는 스피커와 잠결에도 누르기 좋은 버튼이 큼지막하게 위치하고 있다. 사진=김정철 제공

 

스피커는 위쪽에 달려 있다. 그리고 스피커 주변으로 몇 개의 버튼이 있다. 릴랙스, 스누즈, 슬립 버튼이다. 릴랙스 버튼을 누르면 긴장을 풀어줄 만한 잔잔한 음악이나 자연의 소리를 들려주고, 스누즈를 누르면 설정해둔 알람이 잠시 멈춰준다. 슬립 버튼은 1시간 후에 자동으로 오디오를 꺼 주는 기능이다. 이런 오디오를 해외에서는 ‘베드 클락 오디오’라고 한다. 침대 협탁 위에 올려두고 시간도 보고 음악도 듣고 알람용으로 쓸 수 있는 오디오다. 

 

전통적인 베드 클락 오디오답게 알람 관련 기능을 충실히 지원한다. 하지만 이 제품은 음질도 꽤 좋다. 해상력도 좋고 어느 정도 파워도 있어 음악 감상용으로 써도 충분할 정도다. 특히 작은 볼륨에서도 해상력이 좋아서 침실용으로 아주 좋다. 또 화이트노이즈가 거의 없어서 조용한 침실에 특히 잘 어울린다. 

 

블루투스 음질도 훌륭하다. FM라디오도 달려 있는데 수신률이 뛰어나고 잡음이 적은 편이다. 다만 아파트 고층의 경우는 아무래도 수신률이 저하될 수 있다. 사진=김정철 제공

 

CD플레이어가 달려 있긴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블루투스가 편하다. 소노로 큐보는 블루투스 연결을 지원하고 아날로그 FM 라디오 수신도 가능하다. 여기에 USB파일에 MP3 파일을 담아 즐길 수 있도록 USB 포트도 있다. 헤드폰 잭도 있어 헤드폰으로도 음악을 즐길 수 있다. 온갖 기능을 다 제공하기 때문에 이 제품 하나면 더 이상의 다른 오디오가 불필요하다. 물론 방 안에서의 얘기다. 아무래도 크기 때문에 거실용 오디오로는 한계가 있다. 

 

후면에는 AUX IN, 헤드폰 아웃, USB포트가 있다. 시계용 건전지가 따로 있어서 전원을 완전히 꺼도 시계가 리셋이 되지 않아 편리하다. 사진=김정철 제공

 

단점도 있다. 메뉴 전환이 좀 느리다. 성미 급한 한국 사람에게는 답답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침실에서는 마음을 느긋하게 가져야 하니 바쁜 마음을 가라앉히고 릴랙스 하자. 메뉴나 매뉴얼이 한글화되지 않은 점도 또 다른 단점이다.

 

이 제품은 아주 간단하게 블루투스, FM 라디오, 그리고 CD플레이어를 들을 수 있는 오디오다. 특히 침대 머리맡에 두고 시간을 보거나 알람을 설정할 수 있어 한번 사면 대부분 수십 년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생활 속에 언제나 음악이 흐르기를 원하는 이들에게는 어쩌면 ‘인생템’이 될 수도 있다.​ 

 

필자 김정철은? IT기기 리뷰 크리에이터. 유튜브 채널 ‘기즈모’를 운영 중이다. ‘팝코넷’을 창업하고 ‘얼리어답터’ ‘더기어’ 편집장도 지냈다. IT기기 애호가 사이에서는 기술을 주제로 하는 ‘기즈모 블로그’ 운영자로 더 유명하다. 여행에도 관심이 많아 ‘제주도 절대가이드’를 써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됐지만, 돈은 별로 벌지 못했다. 기술에 대한 높은 식견을 위트 있는 필치로 풀어내며 노익장을 과시 중.  

김정철 IT 칼럼니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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