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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대기업에 독감이라면 스타트업엔 '페렴'

청소·이사·카풀·꽃배달 등 대면 O2O 스타트업 치명타…"원가 절감 외에 대책 없어"

2020.02.27(Thu) 17:27:15

[비즈한국]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급격하게 확산되면서 경제가 얼어붙고 있다. 막대한 자본력을 보유한 대기업이라면 일시적인 타격에 그칠 수 있지만, 이제 막 사업을 시작한 스타트업은 생존을 걱정할 정도의 위기다. 특히 고객과 대면이 불가피한 O2O(Online to Offline) 스타트업일수록 상황은 더욱 어려운 것으로 파악됐다. 

 

고객과 대면이 불가피한 O2O 스타트업들이 코로나19로 인해 적잖은 타격이 예상된다.

 

고객의 문지방을 넘어야 하는 청소나 이사 대행 플랫폼의 상황이 가장 좋지 않다. 이들 스타트업들은 매출이나 이용률 감소를 묻는 질문에는 다소 조심스러웠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음을 부인하지 않았다. 가사도우미 중개플랫폼 ‘청소연구소’ 관계자는 “아직 2월 집계가 정확히 이뤄지지 않았지만, 외부인과 접촉을 꺼리는 사회적 분위기에서 이용률 감소는 어느 정도 인정해야 할 부분”이라고 답했다. 

 

1인 혹은 소형 가구 이사 대행 플랫폼인 ‘짐카’ 관계자는 “고객과 대면해야 하는 서비스인 만큼 코로나19에 대한 불편함이 존재한다. 소비자가 예약을 취소할 때도 있고, 서비스팀에서도 휴가를 쓰고 있다. 건별로 매출을 올리는 터라 사업을 아예 중단할 수는 없다”며 “본사에서 1, 2월을 성수기로 판단하고 있어 지금 한창 매출을 올려야 하는 시기다. 하지만 아직까지 매출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빌리티 스타트업의 경우 일반 대중교통보다는 택시·렌터카 등 타인과 접촉이 적다는 점에서 충격이 다소 덜한 분위기다. 그럼에도 이용률 감소를 피할 순 없는 상황이다.  

 

자발적 택시 동승 플랫폼인 ‘반반택시’를 운영하는 코나투스 김기동 대표는 “동승 이용률이나 택시 탑승률이 ​눈에 띄게 ​줄어든 건 아니다”라면서도 “코로나19로 인해 재택근무가 늘고 회식, 지인과의 만남이 줄면서 모빌리티 업계 전반적으로 매출이 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무료 카풀 서비스를 운영 중인 ‘풀러스’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호출수가 20~30% 감소했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3월까지 프로젝트를 모두 취소한 남의집은 사용자들에게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프로젝트 취소 및 환불을 알렸다. 사진=박찬웅 기자


소비자와 소비자를 연결해주는 중개 플랫폼이 입는 타격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가정집 거실에서 낯선 이들과 집주인의 취향을 나누는 거실 여행 스타트업인 ‘남의집’은 프로젝트 자체를 연기했다. 남의집 관계자는 “호스트, 게스트 분들의 안전과 건강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2월 25일부터 3월 말까지 열릴 예정이던 모든 남의집 프로젝트를 4월 이후로 연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졸업식, 입학식 등 각종 행사가 취소되면서 꽃배달 업종도 치명타를 맞았다. 화훼 중개 플랫폼인 ‘플라시스템’ 관계자는 “화훼 시장에서는 보통 2월부터 5월까지를 성수기라고 판단한다. 코로나19 때문에 졸업식, 결혼식뿐만 아니라 각종 행사까지 모두 취소되고 있다. 근조화환만 팔리고 있으니 시장이 박살 났다고 해도 무방하다”며 “코로나19 확산 초반에도 매출이 10% 줄긴 했지만 버틸 만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지역 확산 이후 매출이 30% 이상 감소했다. 함께하는 화훼산업 종사자분들도 타격을 받고 있다”고 걱정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현재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재택근무를 검토하고 있다. 이 같은 매출 감소가 이어진다면 직원들의 무급 휴직까지 고려해야 할 것”이라며 “현실적으로 원가를 절감하는 것 말고는 뚜렷한 대책이 없다. 이는 비단 우리만의 문제가 아닐 것이다. 다른 스타트업도 대부분​ 힘들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박찬웅 기자 rooney@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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